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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연재] 저물녘 하늘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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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31

posted Mar 12, 2026

사막을.jpg

 

 

Ⅲ-2

 

-시님 말이시더.

잘레가 산양털을 한 움큼 집어 못이 촘촘하게 박힌 판에 얹고는 연신 빗질을 하여 다듬으며 말했다. 그러나 말을 바로 잇지는 않고 한참이나 뜸을 들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베흐자트가 다르(Dār)1)의 씨줄에 매듭을 지어내리다 말고 잘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녀의 음음한 낯빛을 보고는 혀를 찼다.

-와? 뭘 보고 와서 그라노? 니 사나 생각이 나나?

베흐자트의 말에 잘레가 움찔하며 손사래를 쳤다.

-아이시더! 언감생심······

잘레는 서둘러 다듬어진 양모를 집어다 끝을 비벼 뭉쳐서 방추에 묶어 돌리며 실을 자았다. 손끝은 허둥거리는 모양이 역력했다.

-야야, 니 실을 그래 뽑으먼 우예 쓸 건데? 정신을 어데다 두고 있노?

베흐자트는 잘레를 향해 눈을 흘겨 주었다.

-미안시러꾸마요. 내도 와이런 동 모리겠니더.

-와 모리나? 내 눈에도 보이는데. 실 잣고 파르쉬(Farsh)2)를 짜는 데 온전히 정신을 두면 잡생각은 다 사라진다. 수도자들이 명상하는 거하고 똑같다.

베흐자트는 씨줄에 매듭을 지어 꾹꾹 내리누르며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레는 베흐자트의 메마른 목소리에 입술을 삐죽거리며 방추를 돌려 실을 잣기 시작했다. 그녀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방추의 가락바퀴에 마음의 무게를 얹고, 가락에 감기며 실이 되어가는 양모에 눈길을 잡아 묶어 정신을 집중하려고 애썼다. 베흐자트의 말마따나 방추를 돌리며 양모를 고르게 펴가며 실을 잣다 보니, 세상이 온전히 한 줄 실 속으로 빨려 들어가 무화되어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 실이 가락의 위아래를 오르내리며 감기자 굵고 기다란 타래가 만들어졌다. 문득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깨어난 아베스라의 불뚝 솟아있던 샅 부위가 잘레의 시야를 덮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있었다.

-베흐자트 님요!

잘레에게서 저녁놀의 쓸쓸함 같은 목소리와 호기심 어린 눈빛이 함께 묻어났다.

-와?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베흐자트가 곁에 있던 방추를 들어 가락 끝으로 허옇게 드러난 잘레의 허벅지를 쿡 찌르며 쳐다보았다.

-시님이 수도자 같지 않게 몸이 좋니더. 지는 수도자들은 여리여리하고 곱상한 모습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 시님은 아주 건장하이 무신 군관 같지 않니껴?

잘레의 얼굴에 알 수 없는 화색이 돌았다.

-시꺼럽다! 니 무신 생각을 하는기고?

베흐자트는 다시 방추를 들어 가락으로 잘레의 허벅지를 가볍게 내리쳤다.

-아,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한다고 그라니껴? 아이라요!

잘레가 허벅지의 발갛게 난 가락 자국을 쓰다듬으며 펄쩍 뛰었다.

-야가 와 이리 펄쩍 뛰고 난리고? 아모래도 켕기는 게 있는갑다. 그제?

베흐자트가 씨줄에 엮어 맨 매듭을 세게 내리누르며 잘레를 놀렸다.

-그기 아이고요오······.

잘레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말끝을 길게 늘였다.

-아께 시님에게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시라고 가져다주지 않았겠니껴. 시님이 꿈을 꿨는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눈을 떴는데, 아랫도리가 하마 장엄하데요. '이 마구니 새끼야'카멘서 소리를 지르며 눈을 떴는데, 와 아랫도리가 그래 불뚝 솟아 있었시껴?

-에라이, 회초리 들고 읍청에 가서 매 때려줍사 할 가스나야! 시님을 두고 그게 할 소리가? 바로 니가 마구니구마!

 

아베스라는 도무지 선정에 들 수가 없었다. 단전에 힘을 주고 정신을 한곳에 모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어떤 기운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것 같이 둑이 무너지곤 했다. 눈을 부릅뜨고 사방을 둘러보기도 하였으나 도무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한참이나 낑낑거리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정원으로 나갔다. 포행을 하면서 기류를 읽고 싶었다.

해는 한낮의 기세를 잃어가고 있었으나 대기는 여전히 열기를 누그러뜨릴 줄을 모르고 등등하였다. 정원에 서린 공기는 분수의 물줄기로부터 얻은 기운과 초목의 지원을 받아 외부에서 몰려오는 열기와 치열한 전선을 형성하고 접전을 벌이는 양상처럼 보였다. 정체된 전선의 한쪽에 후끈한 바람 한 줄기가 참나무 잎새에 서린 잎맥처럼 슬그머니 틈입해 들어왔다가 솟구치는 분수의 물줄기에 맥없이 무장해제 되어 회오리를 일으키며 상승하여 사라졌다.

직사각 못의 주변을 따라 놓인 박석길을 두 바퀴째 돌고 있을 때, 서재(西齋) 끝방의 문이 열리면서 잘레를 타박하며 현관문을 열어주던 여인이 나왔다.

-나와 계시니껴?

그녀는 아베스라를 보더니 먼저 아는 체를 했다.

아베스라가 바람도 쐬고 생각도 정리할 겸 산책을 하고 있다고 하자, 여인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반색을 하며 말했다.

-그라니껴. 하모 지를 따라오시더. 한갓지고 조용한 데가 있니더.

여인은 자신의 이름이 로샤낙(Roshanak)이며 취사담당이면서 파르바르딘의 수석직원이라고 했다.

아베스라가 로샤낙을 따라 본관과 서재 사이의 계단실 뒤쪽 문을 통해 집 밖으로 나가자 놀랍게도 세 길 너비의 해자같은 물길이 있었다. 물길을 건너는 좁은 석교는 높이가 세 길이나 되는 담벼락의 좁고 낮은 암문으로 이어졌다. 두꺼운 판재에 넓은 철판이 장식된 육중한 암문을 열고 나가자 더욱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중정의 너댓 배는 되어 보이는 정원이 세 길 높이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정원의 중앙 동서와 남북을 가로지르는 길고 반듯한 못이 수로처럼 이어졌는데 바닥과 네 면의 호안은 화강암으로 축조되어 있었다. 호안 석축을 따라 못의 중앙을 향해 물줄기를 내뿜는 분수가 한 아르사니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정원의 중앙에는 하얀색 정자가 직각을 이루며 흐르는 긴 못이 주는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며 정원수들을 조망하고 있었다.

-여게가 한갓지니더. 산책도 하시고 저기 정자에서 쉬시면 좋니더.

로샤낙은 정원 가운데의 정자를 가리키며 암문을 닫고 돌아갔다. '쿠웅'하고 육중한 암문이 닫히는 소리가 아베스라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단절음처럼 들렸다. 그는 로샤낙의 모습이 환영처럼 남아있는 암문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고 한참 동안 서 있었다.

하얀색 정자 옆의 참나무에 까마귀가 내려앉으며 울었는데, 그 소리가 사방 벽에 가 부딪혔다가 되돌면서 균질한 대기의 밀도를 흐트러뜨리고 있었다.

-갇혔는가?

아베스라는 네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에 갇혀버린 형세였다.

 

숲에서 말이제, 천지 사방이 좁다고 펄펄 날아댕기던 새 두 마리가 있었습지. 그때는 생각이 곧바로 행동이 되아버렸응께 그 둘이 구분이 안 되았습지. 헌디 말여라, 졸지에 새 사냥꾼의 포충망에 걸려 한 마리는 돈 많은 장시꾼에게 다른 한 마리는 가난한 광대에게 팔려 갔지라. 창졸간에 조롱에 갇혀 지내게 된 것이었습지. 퍼덕거리며 날갯짓을 해보아야 곧바로 조롱의 창살에 부딪칭게 도모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지. 돈 많은 장시꾼에게 팔려 간 새는 그가 주는 기름진 모이에 날로 살이 올라서 몸이 무거워 날갯짓하는 것조차 잊게 되었고, 뒤뚱거리며 횃대 위를 오가는 게 전부였습지. 그러다가 문득 저 멀리 하늘을 날고 있는 새 한 마리를 보았습지. 비로소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된 그 부자 장시꾼의 새는 그만 비관한 나머지 조롱의 창살 사이에 목을 찡가 넣고 죽어 삐렸다는 겨. 한편 가난한 광대에게 팔려간 새의 얘기를 들어봅지. 가난한 광대는 사료를 살 돈이 없어 숲에서 벌레를 잡아다 새에게 줬습지. 그리고는 옆에 앉아서 그날 하루 동안 그에게 있었던 일들을 조곤조곤 얘기해 줬능게라. 광대의 새는 비록 조롱 속에 갇혀있는 신세였지만, 광대가 해주는 얘기를 통해 늘 새로운 세상을 엿보고 꿈꾸었던 것이었습지. 그 꿈은 갇힌 새에게 부단히 날갯짓을 연습하도록 하는 동기가 되었습지. 그러다 하루는 하늘을 날고 있는 새를 보았습지. 문득 자신도 모르게 날갯짓하며 횃대를 차고 올랐습지. 물론 곧바로 조롱의 창살에 부딪히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하였지만 말입지. 어느 날 광대가 그 모습을 보고 슬픈 목소리로 말했습지. '날고 싶은 게로구나! 훨훨······, 훠얼훨······. 그려, 난 니 날개를 생각하지 못 했구먼? 니가 하늘의 시민인 걸 잊고 있었던 겨. 니가 날아가고 나면 조금은 슬프겠지만, 그래도 니가 훨훨 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행복할지 몰러.' 하면서 조롱의 문을 열어 줬습지. 광대의 새는 멈칫멈칫 문 앞으로 가더니 힘껏 날아 올랐습지. 곧바로 하늘 높이 올라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습지. 광대는 가슴 한 구석텡이가 허전하고 쓰렸지만, 한편으로는 하늘을 차고 나는 새의 모습을 망막에서 지우지 않고 뿌듯해하기도 했습지. 광대는 새가 남기고 간 비어버린 시간이 무겁게 느껴져 가위에 눌린 듯 버둥거리는 자신을 보았습지. 그렇게 한없이 늘어져만 가던 시간의 끄트머리에서 침잠해가던 때였습지. 아주 떠나버린 줄 알았던 새가 입에 벌레들을 물고 날아와 조롱 속으로 들어온 게라. 그때 광대는 자기의 새에게 '쿠쉬'3)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지. 그 새의 주인을 포기하고 친구가 되기로 하였습지. 그리고 곧바로 조롱의 문짝을 뜯어버리지 않았습뎌? 쿠쉬는 숲과 광대의 집을 자유롭게 오가며 살았습지.

 

아베스라는 수도자의 몸이 있는 바로 그곳이 수행처라던 스승의 작고 주름진 얼굴이 떠올랐다. 수행자에게 장소는 단지 육신의 제한을 시험하는 곳일 뿐 정신의 자재함을 규제하는 덫은 아니라는 것을, 스승은 날갯짓을 잊지 않으려고 부단히 연습했던 '쿠쉬'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아베스라는 사방을 둘러싼 벽을 보지 않기로 했다. 잘 다듬어진 잔디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관목들의 반짝이는 잎새 사이에 줄을 치고 있는 작은 거미와 좁쌀만한 흰 꽃 더미를 오가는 벌과 개미들을 보았다. 그러다 군데군데 서있는 참나무의 거친 수피를 쓰다듬기도 하였다. 그는 천천히 정자를 향해 걸으며 아르야(arya) 사람들이 파이리데자(Pairidaeza)4)를 천국이라 여기는 까닭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들은 이렇게 정원을 가꾸며 천국을 세상에 실현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자에는 화려한 문양의 파르쉬가 깔려 있었고, 그 위엔 폭신한 등받이가 있는 좌식 의자가 같은 문양의 파르쉬에 덮여 놓여 있었다. 아베스라는 좌식의자 하나를 다른 의자 옆으로 밀어 놓고 파르쉬의 가운데께에 앉아 단전 위에 두 손을 모아 쥐었다.

정수리에서 단전에 이르는 길을 열어 단전의 기운을 누르기도 하고 펼쳐내기도 하면서 천체의 운행질서가 온전히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는 중에 삿된 기운이 틈입하여 몸의 균형이 깨지면 오히려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래서 온전한 선정이 어렵다고 여겨지면 곧바로 멈추고 마음을 추스르고 가다듬어야 한다.

아베스라는 길을 만들어 가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 흔들리는 나무가 괴물의 모습을 하고 아우성을 치듯이, 발광하지 못한 빛이 만든 그림자가 등줄기를 틀어막고 단전에 이르는 길을 막고 있었다. 도무지 진전이 없었다.

그는 낭패한 얼굴로 일어나 북쪽 잔디로 나아갔다. 미쳐 목장을 가지고 나오지 못했으므로 권법으로 흐트러진 정신을 모으기로 했다. 때로 산만해진 마음자리를 다스리는 데는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좋은 게 없었다.

 

무릇 고요한 경지에는 분주함이 배태되어 있는바, 그 움직임이 똬리를 풀고 첫걸음을 뗄 때를 경계해야 하는 겝지. 첫 번째 걸음이 옮겨지는 순간에도 고요한 기운이 풀리지 않고 고스란히 앵겨 움직이는 경지를 잃지 말아야, 분주함이 고요의 자장 안에서 고요의 뜻에 따라 동작을 펼치는 게라. 이 경지에 이르면 비로소 무엇을 하더라도 한처음의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게 되는 겝지. 본말이 분명하게 된다는 것입지.

 

처음 봉(棒)을 쥐여주며 스승은 앉아 선정에 드는 것이나 몸을 움직여 동작의 매듭을 짓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움직임은 고요 속에서 나와야 하고 격한 동작 속에도 한처음의 고요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베스라는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구부려 안정적인 기마자세를 하고 두 손을 단전 앞으로 모았다. 아주 느린 호흡에 맞추어 오른팔을 어깨까지 올리고는 주먹을 앞으로 쭉 밀었다. 팔을 완전히 펴는 것이 아니라 삼 분의 이 지점에서 팔꿈치에 힘이 느껴질 정도로 주먹을 강하게 찍듯이 밀었다. 다시 천천히 주먹을 풀며 그대로 어깨까지 끌어당겼다가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어 팔이 직선을 이루도록 폈다. 손바닥을 몸을 향하게 돌리면서 가슴 앞으로 모아 내려 단전 앞으로 가져온다.

···주먹은 메추리 알을 쥔 듯 가볍게 쥐었다가 마지막 순간에 끊어치는데 알이 깨지면 안 된다네. 그것은 우리의 주먹이 상대를 제압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지 살상을 염두에 둬선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진 때문이지.

사형 아흐마나는 눈에 띄는 수도자이기도 했지만, 또한 뛰어난 무인이었다. 그의 동작을 보고 있으면 마치 재두루미의 날갯짓처럼 우아한 춤동작을 보는 듯하였고, 설표의 유연한 몸이 지어내는 곡선이 기막히게 재연되었다. 그는 수도자의 무술연마가 살상의 수단이어선 안 된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예외적이고 부득이한 살상이 있을 수 있다고 확대해 이해하는 사람이기도 하였다.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되 선을 넘는 상황에 이르러서는 예외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승은 그의 재주를 사랑하였지만, 그 생각에 대해서는 못마땅해하였다.

아베스라는 아흐마나의 동작을 떠올리며 원본품(源本品)을 마치고 모래고양이의 동작을 본뜬 묘상품(猫像品)을 시전하고 있었다. 뜨거운 모래 위를 느리게 걷을 때는 가벼이 쌓인 모래가 무너지는 소리조차 경계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대기의 무게보다도 가볍게 걸음을 옮겨야 하는 법이다. 그는 오른발을 들어 대기 위에 올려놓고 몸을 가볍게 띄워 무릎을 구부렸다가 튕기듯 솟구치며 몸을 뒤로 비틀어 돌려 원을 그리고 있었다.

그때 암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대기의 파장이 흐트러졌다. 이어 어떤 시선이 아베스라의 몸에 뜨거운 열파를 내던지고 있었다. 베흐자트였다. 그녀는 아베스라가 몸을 비틀어 허공중에 원을 그려내는 모습을 보고 전율하고 있었다. 아베스라가 옷자락을 펄럭이며 그려내는 몸의 움직임은 서녘의 햇살을 받으며 무수한 잔영을 만들어 내고 있었고, 베흐자트는 그것들이 겹쳐지는 환상을 보고 모골이 송연해지며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하초의 암문이 부풀어 오르며 뿌듯해지는 것이었다.

-아!

그녀의 안타까운 탄식이 혀끝에서 맴돌면서 입술을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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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페르시아 카펫 직조기. 다르 사베트(Dār Sābet) 혹은 다르 타브리즈(Dār Tabriz)로 고정식 수직 직조기이다.

2) 일반적으로 카펫을 가리키는 페르시아어.

3) 쿠쉬(Qush / Kuš)는 돌궐(고대 튀르크)어로 '새'라는 말이다. 현대 튀르키예어에서도 새를 쿠쉬(kuş)라고 한다.

4) 정원의 고대 페르시아어. '둘러싸다'는 뜻의 Pairi와 '담장/형태를 만들다'는 뜻인 Diz의 합성어로 담장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의미하며 현대 영어 '파라다이스(Paradise 낙원)'의 어원이다.

 

오낙영 사진.jpg

오낙영(글쓴이,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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