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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서 피어나는 희망
2027년, 서울은 천주교의 축제인 세계청년대회의 무대가 될 예정이다. 이 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신앙과 연대를 통해 평화와 희망을 나누는 자리이다. 이 기회를 활용하여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교황 레오 14세의 남북한 동시 방문을 추진한다면 이는 ... -
너그러움에 대하여
성정이 강퍅하여 이 나이가 되도록 마음이 맞지 않으면 겸상을 사양하고 홀로 밥을 먹는 게 편하다. 연륜이 쌓이면서 너그러워지자고 아무리 생각한들 그 생각이 마음을 움직이고 몸을 일으켜 변화의 양태로 나타나야 하나 그 의도는 사고의 틀 안에 갇혀 공연... -
옛것은 가고 새것이 오리라
걷는 길에 펼쳐지는 풍경은 계절의 변화와 그에 조응하는 의식의 찰나적 깨달음을 선사한다. 내란의 6개월이 지나고 취임식 하는 날 금강변 갈대밭을 걷다 누런 옛 잎을 밀어 올리고 있는 초록의 새것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의 생을 마감한 옛 잎들이 여전히 ... -
도보다리의 약속을 넘어 - DMZ 평화의 순례길...
도보다리의 약속을 넘어 - DMZ 평화의 순례길, GTX 연결, 관광 협력으로 여는 한반도 평화의 길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함께 걷고 나란히 앉아 나눈 대화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장면이었다. 짧... -
전국 호환 무제한 교통카드로...
전국 호환 무제한 교통카드로 "복지와 이동 자유" 동시에 밭을 갈고 소를 키우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 길고 긴 내란의 밤을 뒤로 하고 이제 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이 글은 2025년 3월 20일 경향신문 오피니언에 실렸다. 2024년 서울시에서 도입한 기후동행카... -
한 겹의 보호막
우수(雨水)와 경칩(驚蟄) 사이, 극적인 기온 변화가 생겼다. 12.3 내란 이후 끝날 것 같지 않던 냉기가 어느덧 한낮의 햇살 아래 사라지고, 칩거하던 생명체들이 움트고 박차고 나올 것 같은 기운이 가득 퍼진다. 겨우내 끼고 다녔던 장갑에 구멍이 생겼다. 입... -
조용한 사랑
오후 2시, 때를 지난 시간. 어찌어찌하여 용산역 앞에 내려 끼니를 해결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찾아 들어간 식당은 한적하다. 앞 테이블엔 연인 둘, 옆에는 건장한 이십 대 남자 네 명이 홀에 인원 전부다. 네 명 식탁엔 소주병이 몇 개 보였으나 이십 대 청... -
탄핵 주일 기도문
영하 20도를 밑도는 추위와 목과 눈이 따끔거릴 정도의 대기오염을 안고 사는 한겨울 울란바토르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에 탄핵 2차 투표가 있었다. 출장 동안 낮에는 연속으로 이어지는 회의로, 밤에는 탄핵 정국의 뉴스를 몰아 보느라 기도문을 한 줄도... -
협력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늦가을 몽골의 추위는 매서웠다. 올여름 더위가 늦은 가을까지 이어지는 와중에 느닷없이 찾아온 영하 20도의 추위는 정신을 번쩍이게 만들었다. 좋은 계절, 트레킹으로 찾았던 몽골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다. 앞으로 과제 수행을 위해 몇 차례나 ... -
짓다. 글, 밥, 집, 옷
며칠 전 교육감 선거 사전 투표하고 아파트 단지 안을 어슬렁거리다 감이 익어가는 계절이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 감을 바라보다 문득 감나무 아래 식탁이 떠올랐다. 그해 가을 햇살 아래, 갓 지은 밥상을 받았던.. 운문사 가는 길에 '밥을 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