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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미터
매달 오르고자 한 다짐은 삼월까지 유효했다. 봄이 오고 나니 주말마다 이런저런 이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아온 더위는 높은 산을 오를 엄두를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9월 어느 날은 나섰다 비 오듯 땀을 흘리고 간신히 올랐다. 다시 서늘해지자 약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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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상에 대한 발칙한 상상
계엄으로 절대권력을 욕망했던 자가 슬리퍼를 신고 용상(龍床)에 앉았다고 소란하다. 어좌(御座)는 왕의 공식 의례 공간인 근정전(勤政殿)에 설치되어 있다. 근정은 정사를 부지런히 수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술의 끝은 절대권력이다. 주술에 기대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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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놀이의 균형
월화수목일일일 혹은 화수목금일일일, 주 4일제가 정착하면 사람들의 삶의 리듬은 4일의 노동과 3일의 휴식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주말 앞뒤로 어느 쪽이든 휴일이 붙어 연속으로 사흘을 쉬는 것이 보편적인 삶의 형태로 정착될 것이다. 물론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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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도시의 한계와 미래를 위한 제언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소모가 적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배출이 적으며 인간적인 정주환경을 추구하는 '15분 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행과 자전거와 같은 비동력 교통수단을 이용해 15분 이내에 집과 직장, 쇼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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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서 피어나는 희망
2027년, 서울은 천주교의 축제인 세계청년대회의 무대가 될 예정이다. 이 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신앙과 연대를 통해 평화와 희망을 나누는 자리이다. 이 기회를 활용하여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교황 레오 14세의 남북한 동시 방문을 추진한다면 이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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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러움에 대하여
성정이 강퍅하여 이 나이가 되도록 마음이 맞지 않으면 겸상을 사양하고 홀로 밥을 먹는 게 편하다. 연륜이 쌓이면서 너그러워지자고 아무리 생각한들 그 생각이 마음을 움직이고 몸을 일으켜 변화의 양태로 나타나야 하나 그 의도는 사고의 틀 안에 갇혀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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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은 가고 새것이 오리라
걷는 길에 펼쳐지는 풍경은 계절의 변화와 그에 조응하는 의식의 찰나적 깨달음을 선사한다. 내란의 6개월이 지나고 취임식 하는 날 금강변 갈대밭을 걷다 누런 옛 잎을 밀어 올리고 있는 초록의 새것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의 생을 마감한 옛 잎들이 여전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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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다리의 약속을 넘어 - DMZ 평화의 순례길...
도보다리의 약속을 넘어 - DMZ 평화의 순례길, GTX 연결, 관광 협력으로 여는 한반도 평화의 길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함께 걷고 나란히 앉아 나눈 대화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장면이었다. 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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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호환 무제한 교통카드로...
전국 호환 무제한 교통카드로 "복지와 이동 자유" 동시에 밭을 갈고 소를 키우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 길고 긴 내란의 밤을 뒤로 하고 이제 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이 글은 2025년 3월 20일 경향신문 오피니언에 실렸다. 2024년 서울시에서 도입한 기후동행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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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겹의 보호막
우수(雨水)와 경칩(驚蟄) 사이, 극적인 기온 변화가 생겼다. 12.3 내란 이후 끝날 것 같지 않던 냉기가 어느덧 한낮의 햇살 아래 사라지고, 칩거하던 생명체들이 움트고 박차고 나올 것 같은 기운이 가득 퍼진다. 겨우내 끼고 다녔던 장갑에 구멍이 생겼다.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