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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6
5 밤새 잠들지 못하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던 아베스라는 이른 새벽녘에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아직 어둠은 곤한 몸을 일으켜 서쪽으로 물러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동구의 나무 아래에서 동쪽을 향해 앉고는 두 손을 마주 쥐어 단전에 얹고 호흡을 골...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5
-하란에서 초주검이 되었다가 겨우 몸을 추스른 굴바하르가 또다시 매를 맞고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제게 손을 내밀었죠. 아오슈나르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엇 때문이었나요? 왜 이난나 신전에서 또 그렇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4
4 -오빠야! 삼 년 전, 노루즈 축일을 지내고 얼마 후에 굴바하르가 아오슈나르의 방으로 찾아왔다. 무언가 작심을 한 듯한 얼굴이었고, 차 한 잔 마실 새도 없이 선언하듯 말을 쏟아냈다. -그동안 오빠야가 참말로 고생이 많았니더. 그래서 얘긴데, 인자는 오...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3
굴바하르는 물주머니를 손에 들고, 몇 장 남지 않은 난이 담긴 자루를 둘둘 말아 허리춤에 묶고, 희붐한 빛이 황야의 대지를 물들이기 시작하는 새벽녘에 병자의 초막을 나섰다. 누렇게 변해버린 관목이 듬성듬성 박혀 있는 거친 땅을 지날 땐 발을 잘 못 디...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2
Ⅱ 3 -굴바하르를 만나고 내 언어는 길을 잃고 말았소. 아, 나는 이제 혹독한 밤을 맞을 것이오. 아오슈나르의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아오슈나르가 예쁜 꽃이라고 지칭했던 굴바하르를 처음 만난 것은 하란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였다. 그가 순회 전도사제1)로...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1
2 아베스라가 니루샤에 도착했을 때, 마을은 무거운 공기가 뜨거운 지열과 대기를 짓누르고 있었다. 작은 마을 입구 공터엔 네 마리의 말이 머리를 아래위로 거세게 흔들며 푸억푸억 허연 김을 내뿜기도 하고, 앞발 굽으로 땅을 긁어 흩뿌리고 있었다. 아베스...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10
Ⅱ 1 '모름지기 인간이라 허는 존재는 그 성품에 걸맞은 신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게라. 허믄 신은 또 어떠한 갑? 그도 자신과 이어진 인간의 성깔머리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이 말입지. 따라서 자신을 갈고닦어야 허는 이유는 충분허지 않은 갑? 내 수...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9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느니 돌을 모아들일 때가 있고 그것을 흩어버릴 때가 있도다 웃어야 할 때가 있으나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칠 때도 있도다 때를 아는 사람은 지혜롭다 지혜를 구하는 것은 눈 감고 두 손을 모으는 것 숨결을 고르고 가만히 기다리는 것...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8
-나는 그대가 토마스 수사를 해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소. 물론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말이오. 야곱은 눈길을 멀리 협곡 너머로 얹으며 말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이도의 복장을 한 낯선 사람이 아니오? 아베스라는 야곱과 시몬을 번... -
강물이 사막을 건너는 법 7
아레주는 산기를 느꼈다. 힘주어 눈을 감게 하는 통증이 주기적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쥐어짜고 있었다. -어쩌자고 이 지경을 맹글었단 말이냐. 아레주가 회임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할머니 샤들린은 크게 낙담을 하였다. -그 옘병헐 당골 예펜네·&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