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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군기지 생태평화 1차 정기답사

posted Jul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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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갯벌 입구~활주로 유도등~오폐수 방류 현장~EOD(폭발물 처리장)-화산 총 5km

 

비가 몹시 오던 그날 이후 일주일이 지났다. 온종일 비가 내려 전북환경청 앞 천막 농성장 피켓시위에 아무도 없을까 봐 달려간 4월 22일 화요일이었는지 아니면 그 열흘 전이었는지 평화바람 군산집에서 5월 3일에 군산미군기지 생태평화 답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사적으로 나도 가보고 싶다고 기록을 자원했다. 그런데 막상 답사 후에는 쉬이 글을 쓰지 못했다. 하여 지금은 절판된 <불어라 평화바람>을 다 읽고 석 달에 걸쳐 읽던 <길 위의 신부 문정현 다시 길 위에 서다>도 마침내 끝까지 읽었다. 그러자 비로소 글을 쓸 용기가 생겼다.

 

다시 비가 몹시 내리던 5월 3일 토요일 오전으로 돌아가 본다. 고속도로를 타고 전주 거쳐 군산으로 가는 두 시간 동안 하늘에서 쏟아붓듯 내리는 폭우를 맞으며 달렸다. 그런 빗속에서 답사는 불가능했다. 취소가 뻔한데도 달려갔다. 답사를 못 하면 전이라도 부쳐 먹자는 심산이었다.

 

오전 10시, 군산공항 정문 앞에 도착했다. 오이의 전화가 왔다. 오이는 차분한 음성으로, 맞은편 자동차에서 내 차로 건너와 앞차를 따라가라고 했다. 답사는 취소되지 않았다. 대신 약간의 노선 변경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사이 비의 양이 조금 줄었다.

 

줄줄이 너댓 차량들이 하제마을로 갔다. 우비에 장화를 신은 참가자들이 차에서 내렸다. 빙 둘러 각자 소개를 했다. 주최 측인 평화바람의 더덕, 딸기, 오이 그리고 서울에서 전날부터 내려온 무밍, 세현, 백구, 혜영, 성희와 황윤 감독과 나까지 총 열 명이었다.

 

CKB07166_ 답사 시작.JPG

 

 

이날의 주 인도자는 더덕이었다. 그의 설명은 자천대(紫泉臺)로부터 시작했다. 유학자들이 만들었으나 일본군 기지가 생기면서 옮겨 놓은 상태라고 했다. 전라북도 지정 문화유산자료에 따르면 자천대는 최치원과 관련된 일화가 남아있는 군산 지역의 대표적인 누정 건축물이다. 원래 옥구군 선연리의 동산에 있었으나, 1934년 군용 비행장 안으로 편입되자 당시 유림들과 최학수 옥구 군수가 이를 옥구 향교로 옮기고 경현재(景賢齋)라 하였다가 1967년에 다시 건립하였다. 1984년 4월 1일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116호로 지정되었다. 다음백과에 의하면 자천대는 본래 옥서면 선연리 하제 인근 바닷가의 작은 바위산을 칭하는 명칭이었는데 그 산 위에 2층 정자가 자리하고 있어 이 또한 자천대라 불렀다. 신라 시대 최치원이 당나라에서 돌아왔을 때 세상의 인심이 어지럽고 어수선하여지자, 이곳에 올라 책을 읽으며 근심과 걱정을 달랬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철문을 지나 탐방을 시작했다. 오른쪽으론 바위산과 미군기지가 있었고 왼쪽으론 빗물이 발목에서 종아리까지 찰박찰박 차는 갯벌이었다. 2~3분쯤 걷자 왼쪽 멀리 교각이 보였다. 만경대교와 동진대교였다.

 

더덕이 설명했다.

"저희가 2007년도에 여기 처음 왔을 때 이보다 조금 좁았어요. 콘크리트가 있었는데 여기서 몇 명이 풍어제 비슷하게 하더라고요. 2007년까지만 해도 아직도 (어패류가) 잡혔나 봐요. 2006년도 4월에 물막이 공사가 끝났고, 도로 개통까지 2011년이니까 그사이에도 수문을 완전히 열어놓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계속 조개는 조금씩 나오긴 했었습니다."

 

딸기가 추가로 설명해 주었다.

"하제마을은 맨손 업을 많이 하시고 배 어업도 많이 하셨는데, 다른 지역의 펄과 다르게 하제·새만금 이쪽 펄은 강 하구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육지에서 모래가 많이 섞여 있는 그런 펄이었어요. 그래서 1시간 이상 걸어가도 발이 전혀 빠지지 않는 펄이었고, 그런 데서 많이 볼 수 있는 게 이런 백합 종류예요. 조개들은 보통 해감을 해야 하는데, 백합은 해감할 게 없이 속살이 하얗게 펄이 안에 없는 그런 조개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고급 조개고 굉장히 비싼 그런 조개에 속했고 속이 하얘서 백합이다. 아니면 조개의 모양이 백합꽃처럼 생겨서 백합이라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원래 하제 포구는 횟집 조개 가판장 이런 것들이 성행해서 즐비하게 있었던 동네였어요. '하제끝집'이라는 횟집이 굉장히 유명해서 지금도 여기 근처 이제 옆 옆 동네에서 운영하시는데 그래서 전라북도 사람들이 하제를 회 먹으러 한 번쯤 와봤던 곳으로 아는, 해산물이 굉장히 풍부했던 지역이에요. 바지락 같은 경우에 지금은 고창에서 양식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 조개씨를 새만금에서 사다가 고창에서 양식하시는 거였어요.

이 새만금 지역은 육지에서 내려오는 굉장히 풍부한 유기물이 먹이 활동이 되니까 바닷물에 있던 종패들이 자연스럽게 이곳에 자리를 잡아서 계속 번식해 나갈 수 있었던 곳이었고, 그래서 여기는 정말 돈 하나도 안 들이고도 끝없이 생산해냈던 갯벌이었어요."

 

저어새가 날아가면서 딸기의 설명은 새로 이어졌다.

"저어새는 이렇게 숟가락처럼 생긴 넓은 주걱 같은 게 그게 특징인데 저 새들이 왜 이렇게 진화를 여기까지만 했을까를 두고 이제 어떤 분들은 그만큼 이 서해안 지역에 먹을거리가 풍부하니까 대충 저어도 먹을 수 있으니까 그랬을 것이라는 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저어새 기름을 진상품으로 바쳤다는 기록도 남아있대요. 그래서 귀하기도 했지만 기름을 짤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많이 있었다는 얘기이기도 하겠죠."

 

갯벌 바닥에는 각종 발자국과 똥이 있었다. 멧돼지, 고라니, 새들 등등이 먹고 싸며 지나간 자리엔 풀과 꽃이 자라나고 있었다.

 

CKB07173_ 발자국.JPG

 

 

20여 분쯤 지났을 때 기다란 철 구조물이 나타나자, 더덕이 설명했다.

"여기 산 있죠. 옆에도 산이 있고요. 저기 군산 미군기지 활주로가 이렇게 T자형으로. 원래 기존에 활주로가 2,745m 9천 피트였어요. 이것이 미 공군 스탠다드, 기본형인데 여기에 스텔스 전투기, 폭격기가 와야 되는 거예요. 스텔스 폭격기는 3km의 시야가 필요해요. 그런데 바닷가라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여기다가 이렇게 철길 같이 생긴 유도로를 쭉 놓고 빼고 뒤쪽 북쪽도 이렇게 좀 뺀 거예요. 그래서 3km를 만든 거예요. 근데 올 때 산이 가리는 거예요. 양쪽에 산이 있으니까. 그래서 이 산을 또 깎았어요. 산 높이를 확 낮춘 거예요. 2001~2년에 공사를 해서 F117이라는 스텔스기가 2004년, 2006년, 2007년에 왔어요."

 

그렇게 아르메라는 산은 미군정 활주로 때문에 두 동강이 났다. 일본군에 의해 자천대도 옮겨지고 미군에 의해 산도 폭파되는 우리 땅에 고라니, 멧돼지, 수달과 새들은 변함없이 살고 있다. 그곳을 찾는 인간인 우리처럼.

 

잠시 그치는 듯했던 비가 다시 왔다. 더덕의 설명은 군 시설에서 다시 새와 게와 풀, 동물과 식물을 넘나들었다. 애기달맞이꽃, 산딸기, 보리사초, 창포……. 쉿, 도요새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공중 철도 같은 유도로 옆에 다다랐다.

 

"16개인가 있는데 여기 보면 지금 불이 항상 켜있잖아요. 저 불이 이렇게 켜져 있는 경우가 있고, 계속 점멸하면서 0.1초도 안 돼서 여기서 저 끝까지 쭉 가거든요. 대체로 그 전투기가 활동할 때는 쭉쭉쭉 움직이는 것 같더라고요. 활동이 없을 때는 애들이 가만히 막혀 있는 것 같고. 항공기나 전투기들에 불빛으로 여기가 활주로 들어가는 입구 및 알려주는 거지요."

 

지금 비행기 유도로가 놓인 곳은 예전에 진짜 작고 예쁜 백사장이었다고 한다.

 

CKB07185_ 유도로.JPG

비행기 유도로

 

 

한 시간쯤 물속을 걸었다. 장화가 푹 들어가는 곳도 있고 얕은 곳도 있었다. 그러다 오른쪽에 붉은 암반이 나왔다. 아마 그래서 붉은 자(紫)를 써서 '자천대'라고 이름 지었나 보다. 다시 더덕이 설명했다.

 

"지금 여기는 돌이 대체로 붉은색이었어요. 그러니까 이 지역의 산이 붉어서, 돌들이 붉어서 화산이다, 이런 설이 있어요. 여기에 있는 돌들이 한 줄 그다음에 돌 있고 또 줄이 있고 돌이 있고 이렇게 돼 있어요. 여기는 퇴적암이라고 보면 돼요. 퇴적암 층층이 쌓였다. 그리고 작은 돌들이 많이 있으니까 얘는 완전 저지대 지역에 있는 지형이었다는 걸 얘기하고요. 이런 지역은 이제 역암층이라고 부르고 여기는 공식 명칭은 난산 지층이라고 나와 있어요. 여기 동네 이름이 옛날에 난산이었거든요. 이 안쪽에 있는 동네 중 하나가 난산 지층이라고 불리고 이 난산 지층은 여기서부터 쭉 이어져서 그 산북동 일부 지역까지 가는데 거기서부터 또 산북 지층이라는 다른 지층이 있어요. 판이 다른 거예요. 이런 것들은 적어도 6천만 년에서 1억 년 전 사이, 이 형성 시기는 백악기쯤 되겠죠. 중생대 백악기쯤에 이 바위는 형성되었어요.

그리고 이런 데는 지금 비었잖아요. 가운데 여기도 비어 있고 한데 이런 돌들이 세굴 현상, 파도가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면서 좀 틈이 생겨서 쏙 갖고 나가요. 바다로. 여기서 자연스럽게 빠진 돌들이 바닥에 있는 경우도 있고, 공사 현장이 되어서 나오는 경우도 있을 거고. 우리나라의 역암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 마이산. 마이산도 퇴적암층이거든요. 층 간격이 좀 넓지. 얘는 근데 촘촘하게 돼 있어. 그래서 편까지 한 개 한 개 쌓이는 경우가 있어요. 그 유명한 곳이 격포. 그런 식으로 나이는 거의 같은데 거기서 (층이) 갈렸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더덕의 잡학 다식함은 군사와 동식물에 이어 지질학까지 이어졌다.

"군산에 선유도, 장자도 이런 데 지질공원들이 있어요. 그런데 국가 지정 지역을 여기는 안 했더라고. 그래서 군산시청 담당 지질 담당자 불러서 왜 여기 안 했냐 그랬더니 핑계로는 접근성이 어쩌고 어쩌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니 잘 못 가는 섬도 지질공원 해놨는데 왜 여기는 안 오냐 그랬더니, 그래서 저희 다음 5년 후에 할 때는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랬는데 지금 한 3, 4년 되는 것 같은데 한번 다시 또 건의해서 여기를 지질공원을 만들면 길이 뚫릴 거고 (그러면) 우리 쪽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화산까지도 연결되는 것도 할 수 있도록 한번 해보겠습니다."

 

CKB07208_ 설명하는 더덕.JPG

 

 

그 지점에서 미군 레이다가 보였다. 그리고 경계용 쇳덩어리나 철조망 쓰레기도 있었다. 그 어딘가에서 우리를 감시하는 보초병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외곽은 전부 다 100% 미군 철조망이라고 보시면 돼요. 왜냐면 한국군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 전체적으로 철조망 안은 배타적 사용권을 미군한테 주었기 때문에 다 미군에서 관리한다. 이렇게 보시면 돼요."

 

CKB07219_ 미군기지.JPG

미군기지

 

 

물속을 걸은 지 한 시간이 넘었다. 게 구멍을 보니 여느 바닷가 같았다. 한 시간 반쯤 되었을 때 화산 위로 올라갔다. 바위 위에는 콘크리트를 붓고 깨진 술병 조각을 붙여놓았다. 더덕이 그 옛날 무장 공비 퇴치용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딸기와 오이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설명 듣는 무리가 보였다. 어느덧 답사의 마지막 지점이었다.

 

"저기 물 있는 데를 갑자기 농경지 만들다가 말았어요. 왜냐면 저쪽이 활주로 끝자락이에요. 새만금 신공항이 들어오면 끝자락이니까 저기는 굳이 돈 들여서 복토 공사를 안 하는 거예요.

그리고 옆에 쭉 뚝방이 있는데 초록색 진한 거 있죠. 갑자기 라인을 쭉 쳐서 남북로까지 이어지는 거기가 우리 수라 갯벌에서 남쪽 물 끝을 돌아보면 방조제 같은 게 보여요. 살짝. 방수제가 그 라인이에요. 근데 그 라인을 넘어와야 해요. 신공항이 그런 거고, 그다음에 이쪽으로 쭉 시선을 돌리다 보면 이 앞에 쬐그만 돌 보이죠. 바위에서 또 반듯이 직선으로 가다가 좌측에 보면 또 바위 같은 거 시커먼 거 하나 보이죠. 저게 뭐냐면은 EOD라고 해서 폭발물 처리를 하거나 자기들이 폭약 같은 걸 실험하는 곳인데 2008년도에 저걸 만들었어요. 방조제 공사가 끝나고 나서 이 새만금 안에서 이루어졌던 최초의 구조물이 저거예요. 철조망이 세워지고 그 안에다 저런 거 만들고. 원래 저 자리도 아니야. 저기서부터 이쪽 우리 쪽으로 약 80~100m 정도 이동을 해야 맞는데 한국 국방부가 저 땅이 맞다고 해준 거예요. 그러니까 예전에 바닷물이 들어오는 데인데 그냥 폭발물 같은 거 던지면서 실험을 했다는 거예요. 전에 우리가 그 근방 조사했을 때 이 웅덩이 같은 게 파여있고 플라스틱 쪼가리 같은 거 녹아 있고 그런 것들을 많이 찾았었는데 그거 봤을 때 그 위치는 아니었어요.

지금 소나무 옆에 쭉 소나무가 있는데 바로 옆이 활주로예요. 그 활주로 중앙에서부터 1.35km 떨어진 곳에 새로운 활주로를 만들고 나면은 가운데가 비는 거지. 약 그러면 1km 정도가 비는 거예요. 맹지가 생겨, 1km가. 군부대와 그다음에 공항 두 가지 사이에. 그런데 그 두 공항을 잇는 유도로 공사를 한다고 그러잖아요. 그게 약 23만 평이 돼요. 거기로 관제탑도 이전하고 그 관제권도 미군이 갖고. 그렇게 되면 또 거기서 그것이 우리 남수라라는 마을 있는 쪽 그쪽 어구도 아니고 지금 우리가 있는 쪽 그러니까 저 방수제 있는 쪽에서 약 20~300m 정도 떨어진 곳을 이렇게 연결하더라고요.

그렇게 되면은 나머지 그 빈 공간, 거기가 몇만 평인지 계산 안 해 봤지만, 그쪽 지역이 전부 맹지가 되고 나면 거기 쓸 수 있는 사람은 결국은 군인밖에 없어요. 한국군이 쓰든지 미군이 쓰든지. 현재 미군이 전체적으로 관할권을 가진 미군 기지 안에서 한국군이 시설물 하나 지을 때마다 미군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그 땅을 그냥 맹지로 쓰게 됐을 때 한국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싹 해버리면 아주 쉬운 거죠.

그리고 2008년도 지도에도 아까 얘기한 맹지라고 할 수 있는 공항과 신공항이 생기는 그 안쪽 지역을 미군 측에서는 뭐라고 표현했냐면 우리가 앞으로 확보해야 할 공여지 이렇게 표현했어요. 그런 거 보면 이쪽까지 전체적으로 새만금 자체에서 신공항까지 해서 전부 다 미군 기지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입니다."

 

비로소 한 시간 반이나 장화 신고 빗물 헤치고 힘겹게 걸어온 이 답사가 왜 단순한 생태평화 기행이 아니라 미군기지답사인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CKB07233_ 생명평화답사.JPG

 

 

더덕은 2007년부터 이곳을 답사했다. 그때 염습지가 지금 세 배 정도 커진 듯하다고 했다. 제주 해군기지를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해 놓고 그곳에 항공모함이 들어오고 핵잠수함이 들어오는 것처럼 군산공항도 SOFA 제10조(합중국에 의하여, 합중국을 위하여 또는 합중국의 관리로 공용을 위하여 운항하는 합중국 및 외국의 선박과 항공기는 대한민국의 어떠한 항구 또는 비행장에도 입항료 또는 착륙료를 부담하지 아니하고 출입할 수 있다)에 의해서 한국 정부가 만들고 미군 마음대로 쓸 수 있게 조정하는 걸 알고 있다.

 

이 이야기는 군산에서 그치지 않았다.

"경기 국제공항이라고 해서 화성공항이 생기려고 그래요. 수원 공군 기지를 그쪽으로 이전하려는 거예요. 그 얘기는 쏙 빼고 국제공항이라는 얘기만 해요. 광주도 원래 목표가 무안공항으로 광주 공항에 이전하려고 했는데 이전을 못 하고 있는 거예요. 계속 무안군이 계속 반대하니까. (중략) 서해안 쪽 화성 그렇지, 군산 그렇지, 제주 그렇지. 흑산도 그렇지 그럼 서해안에 쫙 미군이 쓸 수 있는 항공 기지가 많아지는 거죠."

 

CKB07235_ 생명평화답사.JPG

CKB07236_ 생명평화답사.JPG

 

 

여기까지가 더덕에게서 육해공 생태와 군사에 관해 들은 이야기였다. 우리는 바람을 피해 바위 아래 들어가 답사 초입에서 나눠준 맛있는 김밥을 먹었다. 단체 사진도 찍었다. 찬바람에 비 맞다 말다가 한 시간 반을 걸었으니 기운이 있을 리 없었다. 간신히 구호를 외쳤다.

 

"지키자 수라 갯벌, 지키자 수라 갯벌, 지키자 수라 갯벌"

 

그때까지 모두를 인솔하고 교육한 더덕은 우리가 다 먹고 남은 김밥 포장지까지 제 배낭 주머니에 다 넣었다. 그는 이날의 진정한 리더였다.

 

CKB07242_ 생명평화답사.JPG

CKB07274 지키자 수라갯벌.JPG

지키자 수라갯벌

 

 

돌아오는 길은 갈 때보다는 조금 빨랐다. 우리가 가던 발자국과 반대로 간 새 발자국이 보였다. 우리의 노고를 달래주려는 듯 새 두 마리가 한참을 제 자리에 앉아 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잠시 후 군산공항으로 비행기가 착륙했다. 비행기 소리에 놀랐는지 왼편 산으로 삵인지 너구리인지 황토색 동물 한 마리가 뛰어갔다. (사진으로 보니 새끼 멧돼지 같기도 하다)

 

CKB07324_ 군산공항 비행기.JPG

군산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

 

CKB07327_ 야생동물.JPG

야생동물

 

 

우리는 500미터 근처 팽나무로 갔다. 비가 완전히 그치고 햇빛이 비쳤다. 팽나무 아래 둘러앉아서 남은 김밥을 먹으며 답사 소감을 이야기했다. 딸기는 비가 오는데도 답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황윤 감독은 팽나무 아래 깔아놓은 박석을 걷어야 한다고, 그것 때문에 팽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가 맺히지 못하고 나비 생태에도 지장을 준다고 알려 주었다. 오이는 기지와 개발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풍경이 너무 예뻤다고 했다. 그리고 좋았고 고마웠다는 등등의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군산미군기지 생태평화 정기답사는 2022년과 2023년에 했고, 이번 2025년 5월이 1차였다.  6월 초 2차 답사는 남수라마을에서 수라갯벌 물끝선까지 4km를 걷는다.

 

CKB07357 군산 하제마을 600년 된 팽나무.JPG

군산 하제마을 600년 된 팽나무

일곱째별-프로필이미지_2023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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