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르포]

efe38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일곱째별의 새,사람행진

posted Sep 18, 202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일곱째별의 새,사람행진 1

 

20250812 화요일 큰뒷부리도요의 날

전북지방환경청~한국전력공사 전북건설지사~만경강 삼례교 8km

 

2025년 8월 12일 화요일 오전 9시 30분, 전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는 백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그중 새들도 있었다. 큰뒷부리도요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쇠제비갈매기 등의 모자를 쓴 새사람이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더덕(구중서)의 사회로 새, 사람행진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먼저 문정현 신부님이 서각기도를 행진으로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말씀하셨다.

 

"만 4개월 정도 천막 농성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환경청에 새만금 신공항 동의하지 마라, 부동의하라.

여기 오자마자 과장님과 경찰서에서도 오셨지만, 그 이후로 단 한 마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하 이 사람들은 조건부 동의나 동의하겠구나. 그래서 참 착잡합니다.

 

나 올해 같은 더위, 구십 평생 처음이야. 엄청 더웠어. 내가 1976년도 김해교도소에 갇혀 있는데, 그때 죽는 줄 알았는데, 그보다 여기가 더 더웠어. 아하 그만큼 힘든 일이다는 것을 알았어요.

 

여러분, 수라갯벌 한 번도 안 가보신 분들 많을 거예요. 바로 군산 미 공군기지에 인접해 있는 갯벌입니다. 아직도 유일하게 살아있는 갯벌입니다. 도요새와 뭇생명이 살아있습니다. 그런데 새만금 방조제가 생기면서 우리 정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왜? 미군기지로 확장할 것이기 때문에. 아닌 게 아니라 1.4km 떨어진 곳에 활주로 하나 더 만들어서, 기존 활주로와 연결시켜서 미군이 사용하고자 하는.

 

새만금 신공항 거짓말이야! 미 공군기지 확장이야! 그래서 말을 못 하고 핑계를 대는 거야. 제주도도 마찬가지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야? 아니야. 해군기지였어. 뭐? 제2공항? 아니야. 공군기지야. 정부는 그렇게 미국 비호를 맞추는 데 주민들을 속여가면서 하고 있는, 바로 새만금 신공항은 미 공군기지 확장, 이걸 위한 거야. 변명할 수 있어? 변명할 수 있느냐고?

(없습니다.)

 

도요새. 저 뉴질랜드에서 날아와서 여기서 서식하고 살찌워서 저 알래스카로 가는 (수라갯벌이) 그런 통로야. 자연을 그렇게 무시하지 말라고.

 

전라북도 도민들, 전부 각성하십시오. 방조제 쌓아서 전라북도에 이득이 된 게 뭐야? 갯벌 없어진 거밖에 뭐 있냐고? 그래서 고창에서 충청도까지 모조리 다 무너지고 위도도 다 무너졌어. 방조제 만들어서 뭐 해? 저거 폐물이지. 상시 해수유통, 우리가 부르짖던 거야. 갯벌 썩어들어가니까 어쩔 수 없이 유통하는 거야. 왜 그런 짓거리 하는 거야? 이 멍청한 작자들아.

 

여기 환경부, 아무 대답이 없어. 그리고 수라갯벌 공군기지 하지 말라고 촉구하는데. 여길 떠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야. 9월 11일에 맞춰서 양재동 행정법원에 가서 이 새만금 갯벌에 공항 만들지 말라고, 그렇게 판결하라고 하기 위해서 떠나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동안 여기 와주셔서 감사하지만…… 함께해서 우리 땅을 지키고 우리 갯벌 지키고 미군기지 확장 막아내고 갯벌을 살리는 데 동참해 주십시오. 함께해 주십시오. 간곡히 부탁합니다."

 

다음은 행진 내내 큰뒷부리도요를 모시고 갈 알알이(아리오나, 신혜정)가 발언했다.

 

"저는 이 귀한 행진에 너무 끌려서, 안 오고는 배길 수가 없어서 왔습니다.

일단 이렇게 함께 하는 사람들이 너무 귀하고요. 엄청나게 빨라지고 다 우수수 흩어지는 세상에서 함께 느리게 걷는다는 행진의 방식이 귀합니다. 이 인간중심의 사회에서 새를 앞세우는 행진의 틀이, 새가 귀합니다. 여전히 개발이 기본방향인 사회에서 공항 말고 갯벌을 외치는 행진 목적이 너무나 귀합니다.

 

한 편에서는 새만금신공항을 짓자고 하고, 또 이편에서는 수라갯벌을 보전하자고 하는 것은, 저는 더 이상 개발론 대 환경론의 대립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쪽은 발전하고 한쪽은 발전하지 않고가 아닙니다. 어떤 발전을 할 것이냐에 대한 다른 답입니다. 무엇이 잘사는 것이냐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입니다.

 

(중략)

 

이 시대에 우리는 함께 행진하면서 물을 것입니다.

2006년에 새만금의 수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했던 법이, 이제는 수라갯벌을 찾는 큰뒷부리도요를 구할 수 있을까를 묻습니다. 법이 큰뒷부리도요를 구할 수 있는 것. 사랑이 멸종위기라는 시대에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멸종위기의 생명이 늘어가는 때에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발전의 길이고, 잘 사는 길입니다. 우리가 가는 길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점점 더 많은 큰뒷부리도요가, 저어새가, 가창오리가, 검은머리물떼새가, 백합이, 퉁퉁마디가, 흰발농게가, 대모잠자리가, 그리고 이름 모를 수많은 존재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간은 저 혼자만 잘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인간 아닌 존재들과 같이 잘 살 때 비로소 잘 살 수 있다고, 제가 산 시대가 가르쳐주었습니다.

 

저는 잘사는 길로 걷고 싶습니다. 수라갯벌이 사는 길, 같이 사는 길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연구하고 활동하고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이 사회가 변한다는 아주 희미한 희망을 놓지 않고 싶습니다. 이 행진은 저에게 있어서. 아주 작고도 아주 큰 희망입니다. 사랑을,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제게는 기적 같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새, 사람 행진을 더덕이 설명했다. 이 행진은 매일 다른 이름으로 진행한다. 첫날은 큰뒷부리도요의 날이었다.

민경으로부터 넬켄라인 댄스를 배웠다.

 

"수라갯벌의 여러 생물의 봄·여름·가을·겨울이 온전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한 걸음 한 걸음씩 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딸기와 가지가지(김형우)의 <큰뒷부리도요> 수라의 외침이 있었다. 이어지는 구호에는 새, 사람 행진의 목적이 담겨 있었다.

 

이러다 다 죽는다. 새, 사람 함께 살자!

조류충돌 못 막는다. 법원은 새만금신공항 취소판결하라!

새만금신공항은 미군기지 확장이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하라

기후재난 확대하는 신공항사업 중단하라! 법원은 수라갯벌을 지켜라!

공항 말고 갯벌, 전쟁 말고 평화, 자본 말고 생명!

 

오전 10시 10분, 팽수의 풍물을 앞세워 넬켄라인 댄스로 새, 사람 행진의 첫발을 내디뎠다. 민주노총 방송 차량 뒤로 맨 앞에는 알알이가 자전거로 모시는 큰뒷부리도요 모형과 그 뒤에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현수막을 든 김연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대표와 화은이와 문정현 신부님과 김지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있었다. 그 뒤로 백여 명의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여러 사람이 사진 촬영을 했고 그중에는 우리가 전주에서 서울까지 모시고 갈 큰뒷부리도요를 제작한 신유아 문화예술활동가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전주에서 서울까지 260km 대장정의 첫걸음이라는 무거운 의미 때문이었을까? 시속 3km에 맞춘 행렬 맨 앞의 문 신부님은 지팡이를 짚고 1.2km나 걸으셨다.

 

CKC01552__ 첫날 행진.JPG

 

 

4km를 걸어 점심 식사 예정 장소인 한국전력공사 앞에서 멈췄다. 화장실 사용을 해야 하는데 출입증이 없으면 유리문을 열 수 없었다. 사람들은 밖에서 서성이는데 안에 있는 직원들은 우리를 보아도 문을 열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행진에 함께하던 경찰이 다가와 담당자에게 전화해 문을 열도록 조치했다. 정권이 바뀌었음을 체감했다. 그 정권이 새만금 개발을 그만하기를, 신공항을 백지화시키기를, 수라갯벌을 살리기를 바란다.

 

CKC01618__ 시내 행진 .JPG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4km쯤을 더 가다가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갔다. 거기 새만금으로 흘러 들어가는 두 갈래 강줄기 중 하나인 만경강이 있었다. 새만금 상시 해수유통으로 바다와 쉬이 만나야 할 만경강. 자전에 실려 온 큰뒷부리도요 한 마리가 그 곁에서 행진 첫날 잠시 머물렀다.

 

CKC01678_ 만경강에 온 큰뒷부리도요.JPG

 

 

20250813 수요일 저어새의 날

수라갯벌~새만금개발청 4km (누적거리 12km)

 

수라갯벌이 보이는 지점에 도착하기 위해 남북로를 달리는 아침이었다. 저 멀리 가마우지 떼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다리를 가로질러 날아가고 있었다. 새만금 방조제와 남북로 사이에는 가마우지 떼들이 아침 먹이를 찾아 내려앉아 있었다. 인간이 변화시킨 환경으로 텃새가 되어버린 철새의 모습은 볼 때마다 만감을 불러일으킨다.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반대편 수라갯벌이 보이는 쪽으로 가보니 대중교통수단이 하나도 다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본 사람들과 진보당원들이 수십 명 모여 있었다.

 

오전 9시, 딸기의 사회로 <수라의 외침_새, 사람 함께 살자 행진단 선언>을 했다.

맨 먼저 완두가 선언했다.

 

"법이 큰뒷부리도요을 살릴 수 있을까?

 

전북지방환경청에서 5개월 가까이 천막농성을 하면서, 나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그 5개월은 반평생 운동을 하면서 겪었던, 법의 이름으로 자행된 국가폭력들

 

생존권을 지키고자 했던 노동자 투쟁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사상에 대한 억압

동맹이라는 이름 속에 치외법권적으로 군림해온 주한미군의 온갖 범죄들

 

그로 인해 울면서 떠나간 옛동지들, 대추리 황새울 벌판의 아름다운 노을과 그 앞 솔밭에 살고 있던 솔부엉이를, 강정 앞바다 구럼비 바위와 붉은발말똥게를 영영 볼 수 없게 되었던 것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기엔 너무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빛의 혁명을 통해 권력을 얻게 된 이재명 정부는 어떨까?

지난 7월. 이재명 정부는 내각을 인선해 꼴을 갖춰 직무에 들어갔다.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새만금 관련 대책회의를 한다는 소문이 이곳저곳에서 들렸는데, 1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전북지방환경청의 기류가 바뀌었다.

 

'제발 정치적 개입 없이 과학적 사실로 판단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던 공무원이 '새만금 신공항이 생긴다고 100%로 조류충돌이 생기냐'며 정색을 하고 말한다.

 

하루아침에 자연 현상이 바뀐 것일까? 관세율 협상에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용인하고 미군기지증설을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정치가 개입한 것일까? 분명한 건 과학적 사실을 포기하고 정치가 개입해, 법의 이름으로 발표하여 집행하려는 형식적 절차만 남은 것 같다. 이제까지 그래왔는데 이재명 정부라고 무엇이 다르겠느냐만, 이곳에 서서 수라를 바라보면 80년이 넘도록 반복되는 비극의 정치를 그냥 앉아서 바라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길을 떠난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변방에서 성실한 노동으로 땀을 흘리며 잘못된 세상을 바꾸려는 현장의 동지들을 믿는다.

백지화를 요구하며 1,235일째 진행된 천막농성 지킴이들, 아침, 점심, 저녁 선전전을 진행한 동지들, 숱한 나날을 기록으로 남긴 동지들, 폭염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서각 새김질, 손으로 하나하나 붙여 만든 큰뒷부리도요와 새 모자, 한땀 한땀 따 내려간 몸자보, 수라 도감을 고무판에 새기고 어설프지만 흥겨운 풍물과 노동요로 우리를 즐겁게 한 팽수, 힘들고 지친 우리에게 손수 만든 맛있는 점심과 간식을 준비한 동지들, 내가 사랑한 것들은 이미 내 속에 있으니 내 마음대로 하라는 노래, 학교를 마치면 환하게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화은이, 비록 건강이 지금은 좋지 않아 함께하지 못하지만 22년 전 3보 1배 길을 따라 걷던 문규현 신부님과 여기 있는 보석 같은 동지들과 함께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을 기쁘게 맞이하며 내 살아있는 동안 수라 갯벌을 살리자고 약속할 동지들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행진합니다."

 

듣고 있는데 목소리가 설핏 떨렸다. 옆에서 보니 가느다랗고 그을린 그이의 왼 손목이 발발 떨고 있었다. 아니 떨리고 있었다. 오른손으로 그 떨리는 손목을 지탱하려 안간힘을 쓰는 게 보였다. 일생을 바쳐 투쟁해 온 반백의 청춘 완두가 그렇게 떨 줄은 몰랐다. 그런데 그 떨림이 아주 소중하게 다가왔다. 그것은 어린 마음, 초심이었다. 수도 없이 해 온 또 다른 투쟁이 아니라 그렇게 해도 해도 역시 또 처음인 새로운 첫걸음을 내딛는 긴장과 기대와 그 무엇이었다.

이어 니키와 청명과 나와 다운과 알알이와 더덕과 김연태 대표와 가지가지와 인디와 토니와 오이가 개인 선언을 했다. 모두 8월 12일부터 9월 11일 서울까지 새, 사람 행진에 전 일정 참가할 이들이었다. 나는 이번 새, 사람 행진 260km를 하면 2017년부터 이어온 도보순례 거리 3,000km를 채울 듯하다는, 그런데 이번에는 각 날짜에 있는 이름의 새가 되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CKC01720_ 발언하는 완두  - 복사본.JPG

 

 

해남에서 전주 전북지방환경청 천막으로 왔다가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머물고 있는 나무가 왔다. 30여 년 전 바다였던 곳, 수라갯벌이 뒤편으로 펼쳐진 그곳에서 키보드를 연주하며 노래하던 그이가 돌연 흐느꼈다. 어쩌면 우리가 듣지 못하는 바다의 울음을 새들은 내내 듣고 있지 않았을까? 바다가 울면 새들도 울 테니까.

 

저어새의 날이라 저어새 모자를 여섯 명이나 쓰고 있어서였을까? 다운이 수라갯벌에 대한 설명을 할 때쯤이었을까? 황새가 가까이 아주 가까이 날아왔다. 화알짝 펼친 대형 날개로 우리를 쓰다듬듯 휘잉 돌아갔다. 잠시 후 가마우지 떼가 수라갯벌 위를 낮게 비행했다. 마치 새들도 우리 행진의 의도를 파악했다는 듯 친구처럼 가까이 다가왔다.

사진 : CKC01813' 남북로 행진(사진 없음)

남북로는 중장비 차량이 고속으로 질주하는 위험한 도로였다. 땡볕 아래 그 위험한 도로를 새 모자를 쓴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그사이 지난 7월 30일에 삭발한 오동필 시민생태단장이 온 힘을 다해 수라갯벌의 실상을 토로했다. 그런데 동 시간대 우리의 행진을 의식한 것일까. 하필이면 미군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폭주했다. 새만금신공항의 주목적이 미공군기지 확장임을 드러내듯이.

 

CKC01855_ 오동필 단장.JPG

 

 

뙤약볕 아래 쉬지 않고 4km를 걸어서 새만금개발청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스포츠음료와 캔커피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제공처를 알지도 못한 채 음료수를 마실 때였다. 딸기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들렸다.

 

"우리는 시원한 음료수를 원하는 게 아니라 속 시원한 해결책을 원합니다."

 

그처럼 시원한 요구가 또 있을까? 행진 내내 방송하던 딸기의 재치와 기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그 음료는 새만금개발청에서 제공한 것이었다. 그것이 환대일 리는 없었고 개발을 반대하는 목마른 이들을 대하는 인정이라고 봐야 할까? 마신 음료를 다시 게울 수도 없는 채 새만금개발청이 보이는 맞은편 지점에서 새, 사람 행진 두 번째 날인 저어새의 날을 마무리했다.

 

CKC01941새만금신공항백지화 - 복사본.JPG

 

 

일곱째별의 새,사람행진 2

 

20250816 토요일 가창오리의 날

금강호 휴게소~서천갯벌 11.2km(누적거리 23.2km)

 

가창오리는 죄가 없다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이 희생되었다. 항공기와 조류충돌이 원인이었다. 그때 충돌한 조류가 가창오리였다. 그러나 가창오리는 죄가 없다. 철새도래지에 공항을 지은 사람에게 죄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무안공항보다 조류충돌 위험도가 610배에서 650배까지 높은 새만금 수라갯벌에 공항을 짓겠다고 한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도 조류서식지 인근에 공항을 짓지 않는 게 가장 확실한 안전 해결책이라고 했다. 그런데 무엇에 눈이 멀었는지 정부와 토건세력과 그 배후가 사고 발생 위험 예상지에 공항을 지으려고 하고 있다. 이 만행을 막으려고 우리는 전주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서울행정법원까지 걷고 있다. 2025년 9월 11일 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 선고일에 맞춰 한 달 전인 8월 12일에 출발했다.

 

그 세 번째 행진일인 8월 16일, 금강호 휴게소에 이른 아침 8시부터 100여 명이 모였다. 전국에서 모인 중에는 전날 서울에서 내려와 근처에서 숙박까지 하면서 기다린 세종호텔 해고자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명숙과 말벌 동지도 있었다. 의료지원팀 양선호 원장의 쌍화탕과 식염포도당이 나누어졌다.

 

금강은 서천과 군산을 나눈다. 그 둘을 이어주는 금강갑문교를 지나는 2km. 새, 사람 행진의 위용은 당당했다. 바다로 흘러가는 금강물처럼. 일 년 넘게 철거를 위해 농성하고 있는 천막 덕분에 세종보는 닫히지 않았고 공주보 역시 개방하고 있는 금강은 바다로 막힘 없이 흘러 들어간다. 새만금 방조제로 막혀있는 만경강과 동진강이 보기에 얼마나 부러운 강인가.

 

CKC02076__ 금강갑문교 행진.JPG

 

 

새만금 상시 해수유통을 위해 작년 7월 22일부터 일 년 넘게 월요 미사를 드렸다. 지금은 새만금신공항 백지화를 위해 땡볕 아래 걷고 있다. 잘못된 정책 때문에 뭇생명이 30년 넘게 고생하고 있는데 또 위험천만한 악수(惡手)를 두겠다는 정치권과 결탁하는 토건세력. 짓고 보수하고 부수고의 연속. 파괴와 몰살을 일삼는 그들의 개발경제는 특정 부류를 위한 검은 악순환의 연속일 뿐이다.

 

가뿐하게 다리를 건너 주차장에서 잠시 쉬고 강을 왼쪽에 보며 그 옆을 걸었다. 답사 때 폐업한 줄 알았던 가게는 영업 중이었고 쇠락한 강변 풍경은 갑작스러운 사람들의 발걸음에 생기를 띠었다.

 

CKC02176__ 서천 갯벌 가는 새 두 마리 .JPG

 

 

더덕과 오이와 함께했던 1차 답사 때는 발견하지 못했는데 더덕과 딸기가 2차 답사 때 발견한 동백대교 아래는 점심식사와 휴식하기에 딱 좋은 장소였다. 문정현 신부님은 그곳에 미리 오셔서 우리가 걷는 동안 서각을 하고 계셨다. 삶은 옥수수와 김밥을 먹고 누워서 쉬려니 인간 가창오리떼가 날갯짓을 했다. 그리고 판소리 한마당이 이어졌다. 9월 11일 새만금신공항 취소 소송 판결을 미리 그린 극이었다.

 

CKC02286__ 가창오리가 되어 .JPG

 

 

다시 행진을 시작했다. 날이 무척 더웠다. 서천장항미곡창고를 지나 옛 장항제련소가 저만치 보였다. 대형트럭이 쌩쌩 다니는 한솔제지 맞은편 공원에서 잠시 쉬는데 와사비 스튜디오에서 한낮의 무더위를 식힐 아이스바를 사다 나눠주었다. 아이스바 개수로 출발 당시 100여 명이 식사 후 80여 명이 되었음을 알았다. 그런데도 광주에서 올라온 평화행진단 어린이들은 끝까지 걸었다.

 

CKC02401__ 서천 지나는 큰뒷부리도요.JPG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지나 서천갯벌로 들어갔다. 장항송림휴양림으로 이름이 난 그곳엔 얼마 전까지 없던 보랏빛 맥문동이 막 피어나고 있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많고 가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한편에서 서천군민 활동가와 오동필 시민생태조사단장이 설명을 했다. 군산에서 대체 서식지로 주장하고 있는 서천 갯벌 유부도에 철새 개체수가 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8천 년 갯벌 역사를 가진 군산은 새만금을 짓고 생태적으론 망조가 들고 있는데 금강 건너 서천은 갯벌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 덕분이다. 하지만 새만금 신공항이 들어서면 서천 갯벌의 새도 줄어들 것이다. 생태는 연결되어 있으니까.

 

 

20250817 일요일 검은머리물떼새의 날

서천역~ 서천군지원보건진료소 12.7km(누적거리 35.9km)

 

서천군의 시민의식 수준은 매우 높았다. 전날 함께 행진한 군민도 그랬지만, 경찰의 협조도 상당히 양호했다. 출발지인 서천역에서부터 종착지인 보건진료소까지 행진단 앞뒤에서 경찰차로 엄호하고 직접 선두 앞에서 미리 모퉁이를 확인하며 걷는 경찰도 있었다. 대로는 물론 1차선 도로를 행진할 때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서였다.

 

CKC02584__ 서천역 출발.JPG

 

 

태월리를 지나는데 검은머리물떼새 두 마리가 동네 간판에 앉아있었다. 유네스코 등재 지역이라 마을의 상징을 새로 삼은 모양이다. 마침 검은머리물떼새의 날이었다.

 

첫 번 휴식지인 주유소에 도착했을 때 행진 소식을 들은 동네 친구가 나와 있었다. 나는 그날따라 급속히 소진되는 카메라 배터리 충전을 부탁했고, 그가 서천역에 갔을 때 내 카메라 가방은 자동차가 아닌 서천역 벤치 위에 두 시간째 그대로 있었다(고 한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행진단 스트레칭 체조를 담당하는 바람에 가방 챙길 정신이 없었던 것이었다. 서천군민의 양심적인 의식 수준 덕분에 천만다행이었다.

 

신부님이 서각하며 기다리고 계신 문장 3리 지나 문산사거리 커다란 나무 아래에 도착해서 대전 데모자매가 준비해 온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그리고 화은 엄마 도로테아가 전주에서 새벽부터 싸서 보내준 김밥을 먹고 판화를 찍으며 여유 있는 점심시간을 보냈다.

 

CKC02740__ 신부님 서각 기도.JPG

 

 

리건(김나희 홍보국장)이 이날 가족과 김권희 님과 함께 의료지원팀으로 동행해서 수시로 식염포도당을 나눠주었다. 의료물품 상자에는 수제 모기퇴치제도 있었는데 땀에 전 몸에 달려드는 곤충을 퇴치하기 위해 향수 대신 뿌리기에 썩 좋았다.

 

서천군지원보건진료소에서 마무리하며 간단한 소감을 들었다. 보령에서 온 어린이 포함 가족과 서천군민이 함께한 일요일이었다.

 

 

20250818 월요일 백합의 날

가로공원~구룡복합문화센터포룡관 12km (누적거리 47.9km)

 

서천군 문산면 은곡리 길이 협소해 행진에 위험하다는 경찰의 염려를 받아들여 부여군 옥산면 가로공원에서 모였다. 일찌감치 간식과 물을 챙겨온 영길 샘은 캠핑 의자 몇 개를 펴 놓고 독서 중이었다.

 

평일 월요일이라 조촐하게 열한 명이 출발했다. 부여 경찰도 서천 못지않게 행진단을 안전하게 인도해주었다. 홍산성당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날은 중간에 주유소도 공원도 없는 데다 퇴약볕 아래 4번 국도를 걷는 난코스였다. 특히 점심식사는 송정교차로 허허벌판에서 해야 했다. 그 열악한 곳에서도 문정현 신부님은 서각을 하시며 우리를 기다리셨다. 덩굴 그늘에 의지해 김밥을 먹다가 출발지로 가서 차량을 가져왔다. 신부님 보좌나 간식과 점심밥 제공, 차량 이동 등 행진단이 행진할 때 전후로 보이지 않는 많은 수고를 영길 샘이 담당하고 있었다.

 

CKC02920__ 가로공원 출발.JPG

 

 

함께 걷는 이들 중 구릿빛 오른팔에 '구럼비야 일어나라' 문신이 눈에 들어왔다. 16년 동안 제주 강정마을에서 활동가들에게 밥을 해주신 삼춘이었다. 해군기지에 빼앗긴 강정 구럼비에 얼마나 한이 서렸으면 팔뚝에 문신을 다 하셨을까. 그 울분이 전해지는 듯했다. 삼춘이 비행기 타고 온 제주도도 몇 년째 제2공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좁은 국토에 10개의 신공항을 짓겠다는 나라.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시대에 있는 비행장도 문 닫는 판에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CKC03066__ 구럼비야.JPG

 

 

마음은 복잡해도 발걸음은 축지법 쓰듯 빨라 네 시간 만에 구룡복합문화센터에 도착했다. 식후 세 명이 더 늘어 14명이 되어있었다. 그때 막 어린이와 엄마가 왔다.

다음 세대가 있는 한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생명을, 사랑을.

 

 

20250819 화요일 황새의 날

포룡관~부여군청 10.3km(누적거리 58.2km)

 

구룡복합문화센터에서 출발 전 화장실과 체육시설 정수기를 이용하며 실내의 주민에게 우리 행진을 설명했다. 새만금신공항 반대에 동의하셨다. 멀리서 걷는 깃발과 행렬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기가 된다. 간간이 일대일로 만나는 마을 분들에게도 성의껏 설명을 해 드린다. 민의(民意)는 인터넷을 통해서만 전달되는 게 아니다. 빠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느리게 걷는 새, 사람 행진단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을 맞추며 우리의 뜻을 전달할 의무가 있다. 그건 AI가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날 연무성당에서 세 자매님이 오셨다. 과연 걸으실 수 있을까 염려되는 연세로 보이셨지만 묵주기도 헤드셋과 접이식 의자를 소지하실 정도로 신세대 감각이셨다. 그 외 보령 가족과 대전에서 공주로 이사한 왜가리 등도 오셨다.

 

CKC03292__ 연무성당 세 자매.JPG

 

 

40여 분 후 부여군농업기술센터 앞 맨바닥에 기다란 은박지를 깔고 앉았다. 풍성한 과일과 물을 섭취하며 충원될 의료지원팀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의료진의 치료를 받은 더덕의 벌써 물집 잡힌 발은 앞으로 온 만큼의 세 배를 더 걸어야 했다. 그래도 이날만큼은 박지영, 박일성, 양영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회원들로 행진 내내 든든했다.

 

부여군장애인종합복지관 앞에서 화장실과 정수기 사용을 하며 잠시 쉰 후 백마강 옆 수북정에 도착했다. 반가운 문규현 신부님과 함께 대전 데모자매 은실과 명이가 차린 근사한 뷔페가 기다리고 있었다. 행진 6일 만에 처음으로 김밥 아닌 점심밥을 먹었다. 얼큰한 돼지 불고기만 빼고는 채식 가능한 식단은 비건, 논 비건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풍성한 밥상이었다. 그릇과 수저도 일회용이 아닌 집에서 쓰는 사기 접시와 스테인리스 수저였다. 새, 사람행진은 생명 평화 생태적이었다.

 

밥을 먹은 후 출발지로 가서 차량을 가져왔다. 그간 혼자 해 온 도보순례에서 실제 가장 필요한 과정이 출발지까지 차량을 가지러 되돌아가는 일이었다. 새, 사람행진단은 참가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세한 필요를 충족해 주었다.

 

산들산들 바람 부는 수북정 위에서 가지가지의 사철가 한 자락을 듣고 다시 출발, 시민 통행이 마침 없는 백제교 위에서 행진단은 즉석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S자로 도는 큰뒷부리도요를 따라 서른 명에서 여섯 명이 더 늘어난 행진단원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오른쪽으로 펼쳐진 백제고도 부여의 초록 들판과 그 위에 입 맞추듯 만나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왜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물이 날까?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사라짐을 알기 때문일까? 지키고 싶을수록 필멸의 운명을 알기 때문일까? 새, 사람 행진을 하는 사람들이 그 순간 아름다웠기 때문일까? 그 아름다움이 바로 옆 자연과 한 쌍처럼 잘 어울렸기 때문일까?

 

우리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CKC03496__ 백제교 위에서.JPG

 

 

그렇게 사랑스러운 새와 사람 행진단은 부여군청 앞에서 군청의 이온음료 환대를 받으며 화기애애하게 10.3km 구간을 마무리했다. 사흘간 지나간 부여는 경찰과 군청 모두 친절했다. 딸기 말대로 전북지방환경청이 있는 전주시는 부여군을 좀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20250820 수요일 퉁퉁마디의 날

부여여중~탄천면행정복지센터 13.6km (누적거리 71.8km)

 

'빨강카Palanca'는 스페인어로 지렛대나 받침 쐐기를 의미한다. 가톨릭 신앙 안에서는 어떤 일을 할 때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뜻하며, 희생과 헌신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개인의 희생이나 헌신을 통해 다른 사람이나 단체의 활동을 돕는 것을 의미한다.

새, 사람행진단에서는 8월 20일 생신인 문정현 신부님 빨랑카 축하법으로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새만금신공항 취소 판결을 바라는 <새,사람행진>을 널리 알려달라.

둘째 8월 25일 16시 국토교통부 앞 규탄 집회, 8월 31일 15시 진위역 앞 세계연대의 날, 9월 5일 남태령고개 생명상징 행진, 9월 6일 15시 광화문 생명지킴이대회, 9월 8~10일 문정현 신부님 서각 전시, 9월 11일 서울가정행정법원 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에 함께해달라.

 

전주에서 보내온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생신 축하를 하고는 빨랑카 축하법을 알렸다. 신부님의 88세를 축하하고픈 전국의 사람들은 위 축하법을 활용하길 바란다.

민주노총 세종충남지부와 해남의 치자 부부 등을 포함한 삼십여 명의 행진단이 출발했다. 부여여중 후문에서 출발할 때 함께 걸으셨던 신부님은 잠시 후 후미 차량에 오르셨다.

 

CKC03597__ 문 신부님 행진 .JPG

 

 

지난 6일간 걸어본 바, 나는 다른 행진단원에 비해 하루 4~5km씩은 더 걸었다. 촬영 때문에 앞뒤로 뛰어다니기 때문이었다. 자전거 도로가 쾌적한 부여 구간에서는 내 자전거 뷔나를 좀 타볼까 했지만, 바람은 바람으로만 남고 결국 또 맨다리로 행진해야 했다. 전날부터 경찰이 도로를 넘나드는 촬영팀의 안전을 걱정했기에 이날은 아주 얌전히 신호 따박따박 지키며 뚜벅뚜벅 걸었다.

 

CKC03681__ 퉁퉁마디의 날.JPG

 

 

자전거 구간 중 몇 안 되는 유인 인증센터가 있는 백제보에서 휴식했다. 신부님 생신 케이크를 조각조각 나눠 먹으며 이온 음료까지 곁들이니 에너지가 충전되었다.

 

하지만 주행 시속 70km 국도변을 걷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안전요원들이 필요한 이유다. 국도변 자투리 그늘에서 잠시 쉬는데 김연태 단장님 발이 물집으로 테이핑 되어있었다. 그렇게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 부여에서 같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 공주로 넘어갔다.

 

분강리 마을회관 옆 나무 그늘에서는 문정현 신부님이 그날의 외침인 퉁퉁마디를 나무에 새기고 계셨다. 신부님과 두 손바닥 마주치기를 한 후 김밥을 한 줄씩 받아 땅바닥에 앉은 행진단원에게 마술쇼가 벌어졌다. 마후라가 농사지은 오이로 만들어온 냉국을 즉석 간 맞추기로 제조하고 완두는 생수병을 칼로 잘라 냉국을 받아 마실 수 있는 컵을 만들어냈다. 평화바람의 즉흥 창작실력은 무인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듯하다.

 

시원한 냉국과 수박의 위력이었을까. 다시 행진을 시작하자 제주 삼춘이 음악에 맞춰 흥겨운 팔자 스텝을 밟기 시작하셨다. 옆에서 걷던 나와 알알이도 엉키지 않게 따라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지인 금빛 탄천에 다다랐다. 며칠간 함께 걷던 삼춘은 그날 밤 비행기로 제주에 돌아가신다고 했다. (곧 또 뵈어요~.)

 

CKC03805__ 금빛탄천 도착.JPG

 

 

20250821 목요일 흰발농게의 날

탄천면행행정복지센터 공주 우금티전적지 15km(누적거리 86.8km)

 

전날도 느꼈지만 금빛탄천면은 붉은 현수막으로 폭풍전야였다. 그 아름다운 곳에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선다니 주민들이 반대하는 듯했다. 새, 사람행진이 아니었다면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전후 사정을 들어보고 싶었으나, 부디 철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이날은 수라의 외침 '흰발농게의 날'이자 이스라엘 학살로부터 팔레스타인 해방을 기원하는 파업의 날, 'FREE PALESTAIN'. 공군 활주로를 신공항으로 속여 남의 나라에서 전쟁 준비를 하는 미국이나 인종 학살을 일삼는 이스라엘이나 이웃사촌지간이니 우리가 팔레스타인의 인권을 옹호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행진 처음 얼마간 함께 걸으시는 문정현 신부님의 맨발 샌들과 지팡이는 일평생 겪어오신 풍찬노숙의 의연함을 보여주신다. 신부님 곁에서 카메라를 바꿔 들며 따라오는 공룡 설해는 어깨가 무너지는 무게에도 늘 웃음 짓고 뛰어다니고 있고, 덤프트럭 곁에서 행진단을 인도하는 더덕은 맨 앞에서 단단해 보인다. 행진단 총 진행을 맡은 팀장 딸기는 멈추게 하는 차량에도 깍듯하고, 말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행진단을 독려하는 완두와 김연태 단장님은 존재만으로 든든하다. 앞과 중간 뒤에서 안전을 담당하는 가지가지와 니키와 청명은 검은머리물떼새 부리 닮은 빨간 경광봉으로 행진단을 지킨다. 함께 경광봉을 들고 안전을 담당하는 토니는 틈틈이 작품사진을 찍어 올리고, 동영상을 촬영하는 오이는 있는 듯 없는 듯 평화롭고, 실시간으로 사진 업데이트하는 인디는 매일 행진 후에도 새, 사람 잡지 제작에 잠을 잊었다. 참, 큰뒷부리도요의 집사 알알이는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겨울 장갑을 낀 채로 가끔 음악에 맞춰 검은 오른손을 흔든다. 묵묵히 후미 차량을 운전하는 다운은 행진에서 낙오하는 사람들을 수시로 태우며,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내 발걸음에 불평 한마디가 없다.

 

한 시간 후 다리 밑에서 첫 휴식을 하는데 왜가리 두 마리가 맞은 편 높은 나뭇가지에 날아앉았다. 새, 사람행진 가까이에는 늘 새들이 있다.

 

오전 열 시, 공주이인파출소에서 화장실과 정수기 사용을 했다. 서천과 부여에 이어 공주까지 오는 동안 경찰과 꽤 가까워졌다. 나는 파출소 정수기에서 나오는 얼음이 신기해서 신이 났는지 경찰에게 우리가 왜 걷는지 열심히 설명했다. 군경이 동족일지라도 수라갯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 그들도 경찰 이전에 시민이지 않은가. 노동운동을 해온 가지가지는 며칠 전 부여에서 경찰과 싸우기만 했지, 수고했다고 인사 나눈 건 처음이라고 했지만, 족보나 노선 없이 마음 가는 대로 활동하는 나는 상식선에서 크게 적대시할 사람이 별로 없다. 새만금 신공항을 백지화하자고 하는 행진 아닌가.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는 게 행진단원으로서 할 일이다.

 

CKC03925__ 흰발농게의 날.JPG

 

 

이날 새, 사람행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식뷔페에서 모두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문규현 신부님도 오셨다. 식후 재빨리 자동차를 가져다 도착지에 두고 다시 식당으로 돌아왔다.

 

배가 든든한 행진단은 다시 걸었다.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는 로드킬 당한 동물들이 있었다. 전날은 파란새가 청명 손수건에 싸여, 이날은 얼룩뱀이 성미산 학교 선생님 종이에 들려 도로가 수풀로 이동되었다. 동물(비인간)도 외모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마침내 8월 12일 전주에서 출발한 지 열흘 만에 동학농민운동 항전지 우금티에 다다랐다. 큰뒷부리도요를 주차장 근처에 두고 사람만 올라오라는 안내가 들렸다. 그런데 그때 집사 알알이가 오르막에서 가속을 냈다. 모터를 쓰지 않고 페달링으로 올라가기엔 가팔랐다. 그런데 큰뒷부리도요는 동학혁명군 위령탑까지 거뜬히 올라갔다. 멀리 뒤에서 그 광경을 보는데 가슴이 뭉클했다.

1894년 11월 그날, 이인역에서 우금티를 넘으려다 일본군의 총부리에 피에 젖어 쓰러지던 동학농민군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건 기개였다. 지치지 않는 기개, 멈추지 않는 의지. 죽음을 불사한 항거.

 

이어 두 단장님이 헌화와 참배를 했고, 우리는 큰뒷부리도요와 더불어 천천히 걸어 올라오시는 문정현 신부님을 기다려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생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수라갯벌을 지켜낼 겁니다.

 

CKC03990__ 동학혁명군 위령탑 앞에서.JPG

 

 

20250822 금요일 삵의 날

우금티전적지~금암삼거리 13km(누적거리 99.8km)

 

아침 여덟 시, 우금티 전적지에서 정선원 박사님으로부터 짧은 동학 강연을 들었다. 이날 금속노조원 충남세종지역본부에서와 보령시민 네 분과 밀양 주민과 말벌 동지와 60+ 회원 등이 왔다.

 

충청남도역사박물관에서 첫 휴식, 샤인머스캣과 캠벨포도와 수박 등 과일과 우금티 알림터에서 전날부터 챙겨준 간식으로 영양 보충을 했다. 호텔 같은 화장실은 다음 휴게처인 월송교차로 큰나무 아래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석장리 박물관 앞 정자에 펼쳐진 대전 원도심레츠 왜가리의 연잎밥과 볶음김치와 피클과 왜가리 공주 친구의 아이스커피는 꿀맛이었다.

 

이날은 흑미와 작두와 청명, 세 흥자매의 격렬한 흥으로 행진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공주대교를 건너 금강 따라 있는 자전거길에서 행진단은 부여 백제교 위에서처럼 다시 한번 자유를 만끽했다.

 

CKC04188__ 삵의 날 금강변.JPG

 

 

그날 종착지인 금암삼거리 가기 직전 다리 아래에서 아이스바가 공급되었다. 정말이지 이런 행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간식과 식사와 쉼이 풍족했다. 다리 밑에서 이십여 명이 돌아가면서 소감을 나누었다. 우리 곁에는 경찰들이 있었다. 서천에서부터 부여 거쳐 공주 지나 세종까지, 어느덧 물리적으로 가까워진 경찰들도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새만금 신공항을 반대했으면 좋겠다.

 

법이 큰뒷부리도요를 살릴 수 있을까요?

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일곱째별의 새,사람행진 3

 

20250825 월요일 대모잠자리의 날

세종시 금암삼거리~국토교통부 10.7km(누적거리 110.5km)

 

거대한 깃발이 앞장섰다. 8월 12일 행진 첫날에도 휘날렸던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대형 깃발이었다. 깃발을 앞세워 전동휠체어 탄 분과 녹색당, 정의당, 민주노총 전북지부 등 7km를 걸어서, 작년인 2024년 4월 29일에 설치해서 이날 483일째 농성 중인 세종보 농성천막이 있는 강변으로 내려갔다. 새, 사람행진단은 금강을 거슬러 8월 20일에 부여 백제보를 지나 22일에 공주대교를 지나왔다. 우금티를 지나지 않고 강을 따라왔다면 공주보를 보았을 것이다.

 

CKC04582__ 새만금신공항백지화.JPG

 

 

문성호 보철거시민행동 공동대표 인사에 이어 문정현 신부님이 '강물이 흐르는 곳에 뭇생명이 우글우글' 서각을 선물해 주셨다. 이어 나귀도훈(임도훈)이 상황설명을 했다.

 

"여기는 금강입니다. 저기 아래쪽에 보이는 건물이 세종보 소수력발전소입니다. 지금 수문이 열려있긴 하지만, 강의 절반이 콘크리트 구조물에 의해서 막혀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한반도대운하사업을 추진하다가 국민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죠. 그래서 추진이 좌절됐다가 사대강살리기사업으로 이름만 바꿔서, 우리나라 사대강에 수심을 6미터로 일괄 준설하고 16개 댐을 짓는 사업이었습니다.

총예산 22조 투입, 추가된 금액까지 하면 35조의 돈을 쏟아부어 그 결과 흐르는 강을 막아 댐을 지어 놓았더니 강이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강은 속도를 잃었고 강은 호수가 되었습니다. 햇빛이 비치면 속절없이 녹조가 창궐하고 수질은 악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강에 살던 생명은 강을 떠나고 물사리는 떼죽음을 당하고 연꽃이 피고 큰빗이끼벌레라는 강에는 살 수 없는 생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강은 흘러야 한다는 상식을 외쳤고 투쟁했습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사대강을 재자연하겠다며 세종보를 개방했습니다. 당시 2018년까지 보처리방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16개 중 낙동강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단 한 개 보도 개방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영산강의 승천보, 죽산보 다섯 개 보처리방안마련과정을 거쳤습니다.

 

2017년 11월부터 세종보 개방해서 3년 6개월 동안 모니터링했습니다. 당연히 막혀있던 수문을 열었더니 강이 흐르기 시작했고, 녹조는 사라졌고, 떠나갔던 생명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 앉아있는 이곳은 세종보 수문이 닫히면 수몰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흰목물떼새가 산란하고 부화하고 나는 연습을 합니다. 수달과 삵과 너구리와 오소리가 달립니다. 수문이 닫히면 전부 수몰됩니다. 개방하고 났더니 자갈밭과 모래사장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맞은편 섬이 철새들이 와서 쉬는 곳으로 회복됐습니다.

 

2021년 1월 18월에 금강영산강보처리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세종보는 철거, 공주보는 다리 기능만 남겨놓고 수문 철거, 백제보와 승천보는 상시 개방, 죽산보 철거.

 

그런데 2022년에 윤석열이 대통령 당선되면서 보처리방안이 유야무야되었습니다. 그러더니 2023년 11월에 2024년 5월 세종보 재가동을 발표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틀 전인 4월 29일에 이곳에 천막을 나가지 않겠다고 버텼습니다. 만약에 저희가 천막을 치지 않았다면 이곳은 수몰되었을 겁니다.

(올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사대강재자연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환경부장관이 이곳에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공론화 재논의화를 이야기합니다. 그건 사대강재자연화 6년 차에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곤 농성을 철수하라고 합니다. (그들은 사대강재자연화) 의지가 없습니다. 그들은 고스란히 개발주의자와 자본의 언어를 쓰고 있습니다.

(중략)

작년에 가덕도, 새만금, 제주, 설악산, 지리산, 사대강 현장 지킴이 50명 정도가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로) 모였습니다. 환경부 앞에서 생명위령제를 했습니다. 한번 힘있게 싸워보자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우리는 한 줌 같은 사람이고,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사람은 9월 6일 토요일 오후 3시 광화문에서 모일 겁니다.

여러분은 걸어서 오십시오. 그럼 저희가 기다리겠습니다.

(하략)"

 

CKC04448__ 강물이 흐르는 곳에.JPG

 

 

'보철거를위한시민행동에서 자금을 대고, 동네방네기후정의(대전 은실과 명이 데모 자매)와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한밭레츠 순옥)가 몸을 내어서' 묵밥과 차가운 커피를 준비해주었다.

 

맛있는 식사 후 재깍재깍(이재각)이 인물 사진관을 열었다. 사진 찍는 옆에서 흥겨운 노래마당이 벌어졌다.

오후 2시부터 국토교통부로 발길을 옮겼다. 불과 3.7km였지만 한낮 무더위 속에 한 시간 걷기에는 뜨거운 거리였다.

 

오후 4시 국토교통부 규탄집회가 열렸다. 세종 진입 시 75명이던 행진단원은 약 100명이 되어있었다.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국토'고통'부라는 김지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의 막막한 심정과 간절함이 담긴 규탄발언은 따로 전문이 게재되니 생략한다. 제주강정마을지킴이들의 공연과 세종보철거를 위한 시민대책위 강형석 님의 연대발언과 가지가지(김형우)의 공연 이후 행진 팀장 딸기가 발언했다.

 

"많은 환대를 받으며 왔습니다. 남이 먹을 물과 도시락까지 싸 온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시간이 있고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강물이 흘러야 갯벌이 산다는 사실, 강과 갯벌, 육지와 바다를 잇는 갯벌을 살리는 일,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함께 걸으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새만금 수라갯벌을 지키는 일은 이 강을 지키는 일이고, 이 개발주의에 맞서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함께 걸으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새만금신공항은 조류충돌과 미군기지확장이라는 사실을.

 

그런데 누구보다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하는 일을 보십시오. 이 위험천만한 공항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국토교통부는 이 위험천만한 공항이 나중에 벌어질 문제가 생길 때 무엇을 어떻게 책임질 것입니다. 그리고 환경부는 무엇이 모자라서 두 번째 보완을 요구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하지 않는 것입니까?

(중략)

저희는 이번 재판이 단순히 신공항을 짓느냐 짓지 않느냐를 넘어서서 개발과 성장주의에 종지부를 찍는 재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재난시대에 살아가는 지금,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아직도 개발과 성장, 과거의 관습을 답습하는 정부 부처에 재판부는 종지부를 찍고 그러한 정책에 경종을 울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재판부가 9월 11일 새만금신공항취소소송에서 새만금신공항 취소 결정을 하기를 간곡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제 9월 5일이면 저희가 남태령을 넘어 서울로 들어갑니다. 탄핵의 열기가 모였던 그 남태령을 저희는 큰뒷부리도요와 함께, 또 수라에 살고 있는 뭇 생명과 함께,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넘어 이 성장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생명과 안전, 사랑이 넘치는 그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으로 삼고자 합니다. 여러분, 그 행진에 함께해 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12시 반까지 꼭 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9월 6일, 용산을 넘어 광화문까지 행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 잔혹한 개발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우리가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그런 행진 떠나봤으면 좋겠습니다.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하라!

국토교통부는 새만금신공항 중단하라!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하라!

새, 사람 함께 살자!"

 

마지막으로 모두 함께 수라풀타령을 하며 규탄집회는 흥겹게 마무리했다.

 

CKC04948__ 국토부 앞 단체사진.JPG

 

 

20250826 화요일 검은머리갈매기의 날

국토교통부~조치원역 13.6km(누적거리 124.1km)

 

새벽 두 시 반, 천지를 밝히는 번개가 치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행진이 걱정되었다.

그래도 오전 8시, 국토부 길 건너에는 사람들이 30여 명 모여 있었다. 우중충한 비도 행진단의 밝음을 막을 순 없었다.

 

CKC05172__ 세종시 행진.JPG

 

 

행진 중에 장계성당에서 합류했다. 첫 쉬는 시간, 장계성당 어린이들이 '새만금신공항 취소 판결하라' 글씨 써 준 형광 조끼를 나눠 입었다. 게다가 전날 제주에서 온 해초가 안전 요원으로 전문 기술을 보여주었다. 그로 인해 새, 사람행진단원들의 안전은 더욱 든든해졌다.

 

조치원 체육공원에서 맞는 점심시간에 꿀잠에서 카레라이스를 해왔다. 언제 오시나 기다리던 김용균 엄마도 왔다. 공주에서 오신 왜가리와 친구처럼 중간에서 합류하는 분들도 많았다. 식후 대동지하차도를 지나 조치원역에서 마무리했다.

 

CKC05464__ 꿀잠 배식.JPG

CKC05682'' 조치원역 단체사진 (사진 없음)

 

20250827 수요일 칠게의 날

조치원역~전의역 15.7km(누적거리 139.8km)

 

전체구간 중 최장 거리 날, 아침 7시 8분에 기차에서 내렸다. 역 앞에서 행진단을 기다리는데 단출한 차림의 한 분이 다가왔다. 영국과 핀란드에서 수년간 있다가 익산에서 잠시 거주한다는 분이었다. 수라갯벌을 살리고 새만금신공항을 반대하는 이들은 의외로 다양했다.

 

조치원역에서 40명이 출발했다. 그런데 전동면 행정복지센터에 닿기 전에 전국 녹색연합에서 40여 명이 합류했다. 가는 곳마다 공사 중인 길을 걸어 내 사랑 배롱나무를 지나 총 80여 명이 그 힘들다던 6.25 전적지 개미고개에 올랐다. 우금치 때보다 길고 높은 구간이었지만 거뜬히 넘었다. 신부님은 황조롱이를 새기고 계셨다.

 

CKC05805__ 거울 속 행진.JPG

 

CKC05812__ 배롱나무와 행진.JPG

 

CKC05867__ 개미고개.JPG

 

 

전의역에서 돌아가며 소감을 말하고 행진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새, 사람행진단의 문정현 신부님, 완두와 김연태 단장님, 딸기, 오이, 프코, 가지가지, 재깍재깍, 작두, 해당화, 공룡 설해, 알알이, 해초, 나 14명은 구미로 향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598일째 <우리는 만나야 한다> 문화제, 박정혜 동지를 만나기 위해서.

 

'지상과 고공의 거리

기업과 노동자의 거리

세상과 나의 거리

너와 나의…

 

그날이라도 우리 함 만나자

지금, 가장 뜨겁고 혹독한 자리

분하고 억울하다 허공 중에

십자가로 매달린 정혜와 동지들 곁에서

밥 한 술

시 하나

노래 한 줌

우리 나누자'

 

라는 문자를 보냈던 해남 나무의 사회와 노래와 여수 이광일 한승희 부부의 정갈하고 풍성한 음식,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이자 광주 기아자동차 노동자 양기창 시인의 시 낭송, 노래로 세상을 어루만지는 지음 오지은의 노래가 이어졌다.

종일 16km 가까이 걸은 새,사람행진단은 어느새 골판지에 글씨를 쓰고 전구를 달아 정혜 동지 보라고 들고 서 있었다.

 

'박정혜가 옳다'

'새는 하늘로 사람은 땅으로'

'이제는 우리가 빛이 될 차례'

 

불탄 지 22개월 된 공장 고공에 박정혜는 598일째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을 맞고 있었다.

 

그날은 칠석이었다. 문정현 신부님이 견우가 되어 '직녀에게'를 부르셨다. 여든여덟 살 신부님이 애절하게 목놓아 호소하는 "우리는 만나야 한다."

 

지난 7월 2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이 다녀갔고, 고공농성 599일째인 다음 날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본사인 니토덴코는 평택공장으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일곱 명에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CKC05936__ 고공의 박정혜.JPG

 

 

20250828 목요일 줄장지뱀의 날

전의역~천안 흥타령관 14.9km(누적거리 154.8km)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보건의료노조 단국대의료원지부 등에서 오셨다. 새,사람행진 SNS를 보고 과일음료수를 사 오신 지역 주민은 감사하다며 울먹이셨다.

스트레칭과 줄장지뱀의 외침 낭독 후 기준 할아버지 문정현 신부님의 외침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행진 대오는 항상 잘 걷는 사람이 뒤로, 힘에 부치는 사람이 앞에 선다. 고로 금속노조 충남지부가 맨 뒤 열에 섰다.

 

전의면 1차선 시골길을 지나갈 때는 면민들의 반응이 따뜻했다. 청명과 작두와 해당화, 세 흥자매가 그 기세를 끌어오려 노래하며 행진했다. 줄장지뱀의 날인 이날 진짜 뱀을 보았다. 걷다 보면 저 멀리 파란 옷의 영길 샘이 우리를 촬영하고 있는 게 보인다. 휴식처에 당도한 것이다. 그 옆엔 예의 신부님이 계신다. 이날은 가마우지를 나무에 새기고 계셨다.

 

대도시 천안에 들어서면서 거리 폭도 넓어지고 차량도 늘었다. 그래도 천안에선 호두과자를 먹어줘야지. 휴식 시간에 답사 때 들렀던 호두과자 가게에선 얼음물을 몇 사발 내어주셨다.

다시 행진하려는데 큰뒷부리도요를 모신 세발자전거 앞바퀴 바람이 빠져있었다. 마침 근처에 오토바이 수리점이 있어서 급한대로 바람을 넣어 출발했다. 그 뒤로 내 눈은 큰뒷부리도요 앞바퀴에만 가 있었다.

 

CKC06217__ 큰뒷부리도요.JPG

 

 

다시 행진하는데 경쾌한 경적이 옆에서 들렸다. 대전에서 온 데모 자매와 한밭레츠 순옥이 점심밥을 싸 오는 소리였다.

 

신부님과 영길 샘이 겨우 찾아낸 그늘인 다리 밑에서 뻥튀기 접시 위 오색 주먹밥과 오이냉국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부님은 다리 밑 그 자리를 구하시느라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땡볕 아래 그늘이란 무더위를 불평하던 요나의 덩굴만큼 귀한 자리였다. 행진단에게 필수인 그늘을 잘 찾아주신 신부님은 밥을 다 먹은 우리에게 지팡이를 짚고 포도를 송이송이 전달해주셨다. 그날 길 위의 신부님 거친 발을 다시 보았다.

 

CKC06173__ 주먹밥.JPG

 

 

그러던 중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동지가 고공농성 600일째인 다음 날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날 보고 왔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틀 만에 내려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노사합의 소식은 어디에도 없고, 노사교섭 주선과 외국인투자기업 '먹튀방지법' 입법을 약속한 조건으로 고공농성을 끝낸 것이다. 정혜 동지가 내려온 건 천만다행한 일이었지만 참담한 마음이 차올랐다. 우리 노동자를 일개 부품으로 아는 일본 기업에 대한 분노와 제 나라 노동자를 충분히 보호해 주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렇게 3km를 더 걸어 능수버들 흐드러진 흥타령관 앞에서 헤어졌다. 자전거에서 내린 큰뒷부리도요는 잠시 다리를 잃어 황망해 했다. 하지만 행진 후 찾아간 자전거 수리점에서 새,사람행진단이 좋은 일 한다며 자전거를 무상으로 고쳐주시고 캔커피도 주셨다. 고로 큰뒷부리도요는 천안 인심으로 다시 빵빵한 바퀴다리를 얻었다.

 

CKC06258__ 천안 능수버들.JPG

 

 

20250829 금요일 가마우지의 날

천안역~성환역 13.8km(누적거리 168.6km)

 

이날은 가마우지의 날. 철새에서 텃새가 되어 옥녀봉 위를 하얗게 만들고 자주 날개를 펴서 물기를 말리는 가마우지처럼 까맣게 옷을 입었다. 그런데 진짜 가마우지 티셔츠를 입고 온 사람들이 날갯짓까지 했다.

 

IMG_1085_ 가마우지들.jpg

 

 

천안역에서 출발하는데 전동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과 활동보조 선생님이 맨 앞에서 행진했다. 둘은 각자 독립적으로 행진했는데, 전동휠체어를 작동하는 장애인과 그의 땀을 닦아주는 활동보조 선생님의 모습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옆을 스치는 가로수의 초록을 손으로 훑기도 하고 머리에 쓴 저어새의 부리를 쓰다듬기도 하는 선생님의 뒷모습에 동심이 묻어났고 그 발랄함이 나란히 가는 이에게 전달되는 듯했다.

 

CKC06318__ 천안 행진 .JPG

 

CKC06334__ 천안 행진.JPG

 

 

3.3km 행진하고 두정공원에서 휴식 후 또 3.4km를 가니 전자랜드 앞에 신부님과 영길 샘이 계셨다. 영길 샘이 행진 내내 준비한 색색들이 과일과 시원한 음료를 먹고 마시며 쉬었다. 그곳에서 장애인과 활동보조 선생님은 돌아갔다. 신부님이 어떤 격려의 말씀을 하셨는지 활동보조 선생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떤 순간 누군가의 한 마디는 그날 혹은 일생의 기억이 되기도 한다.

 

CKC06418__ 중증장애인과 활동보조선생님.JPG

 

 

천안북부스포츠센터에서 천안시민사회단체가 준비한 점심밥을 먹었다. 연두색 식판에 밥과 김칫국과 돼지갈비와 달걀말이와 메밀전병과 유부숙주나물. 일회용 그릇이 아닌 식판에 먹으니 좋았고, 음식은 먹고 또 먹을 만큼 맛있었다. 그렇게 배와 포도가 유명하다는 천안시 성환역에서 행진을 마무리했다. 가도 가도 충남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생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CKC06479__ 우리는 생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JPG

 

CKC06502__ 천안스포츠센터 앞에서 .JPG

 

 

20250830 토요일 양뿔사초의 날

성환역~평택시청 10.3km(누적거리 178.9km)

 

성환역에서 모였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동지에 이어 세종호텔 고진수 동지도 속히 땅으로 내려올 날은 손꼽고 있던 차에 세종호텔지부 허지희 사무장이 금강휴게소에 이어 또 참가했다.

새,사람행진단은 보름째 충청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이 왔다. 그건 이날 마침내 충청도에서 경기도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했다. 말벌 동지들과 조류보호협회원 등 54명이 출발.

 

처음에 함께 걸으시던 신부님은 몇백 미터 앞에서 길가 고무통에 앉아 걸어가는 행진단을 바라보셨다. 부여에선가 출발하면서 걸으시던 신부님이 "이젠 힘들어."하시던 음성이 떠올랐다. 잠시 머뭇거리던 내가 "인생은 칠십부터니까 이제 열여덟 살이세요."라고 했다가 욕을 먹은 기억도 따라 났다.

 

'그래도 신부님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꼭이요.'

 

CKC06611__ 문 신부님 행진.JPG

 

CKC06618__ 문 신부님 뒷모습.JPG

 

CKC06621__ 문정현 신부님.JPG

 

 

천안대로 주유소 길가에서 쉬고 충전소 옆 커다란 나무 아래 평택시민사회노동단체에서 묵밥과 갓 따와 삶은 옥수수를 가지고 오셨다. 맛도 좋았지만, 일회용 그릇이 아니라 더 좋았다. 푸짐한 점심식사 후 어디에선가 아이스크림도 공급되었다. 사람들이 밥을 먹을 때도 신부님은 '전쟁 말고 평화, 고라니'를 새기고 계셨다.

 

CKC06733__ 묵밥.JPG

 

 

식사 후 사랑과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행진단은 흥을 더욱 돋웠다. 파란 하늘 흰 구름 아래 탬버린이 춤을 추자 드디어 충청남도를 넘어 경기도로 진입했다. 19일 만이었다. 경기도의 논은 벌써 여문 누런빛을 띠고 있었다. 도착지인 평택시청에 도착했을 때는 70명이 넘어있었다. 그곳에는 김연태 단장님 아드님이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기다리고 있었다.

 

CKC06892__ 탬버린.JPG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군산에서 전주 농성천막까지 버스로 세 시간 걸려 오셔서 그리도 많은 밤을 지새웠던 단장님, 그러면서도 점잖고 과묵하게 생색 한 번 내지 않으시던 단장님을 뵐 때 아드님의 출현은 놀라웠다. 가족의 지지를 받는 가장의 모습은 얼마나 영예로운가. 그렇게 새,사람행진단은 많은 이들의 사랑과 정성에 힘입어 전라북도에서 출발해 경기도에 진입했다.

 

CKC06877__ 우리는 사랑과 생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JPG

 

 

20250831 일요일 황조롱이의 날

평택역~진위역 15.4km(누적거리 194.3km)

 

백여 명이 평택역 앞에 모였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쌍용자동차 노조와 제주 등 여러 단체에서 참가해서 든든했지만, 보령에서 다섯 번째 참가하는 가족이 유독 반가웠다.

이날 파격은 리건(김나희)의 삭발한 머리에 탈색과 빨강, 초록 염색으로 팔레스타인 국기를 표현한 전위예술이었다. 화려하고 흥 넘치는 새, 사람행진단이 8시 반에 행진을 시작했다.

 

CKC07189__ 행진 부감.JPG

 

 

10.3km를 걸어 평택시의회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평택시민사회노동단체에서 주먹밥과 미역냉국을 준비해주었다. 그날 함께 둘러앉았다가 일어난 재깍재깍의 자리에서 사랑을 발견했다. 그의 땀에 젖은 엉덩이가 남긴 자국이었다.

그가 그렇게 일찌감치 일어나 석장리, 세종보에 이어 인물 사진관을 다시 여는 사이, 온갖 극한 농성장에 함께하는 오춘상 원장은 점심시간에 문정현 신부님 마사지를 해드렸다. 지압점을 정확히 아는 손길이기에 길게, 오래 해야 만족하시는 문 신부님의 구릿빛 얼굴이 편안해 보이셨다.

 

CKC07169__ 문 신부님과 오 원장님.JPG

 

 

식후 팽수의 풍물로 시작한 행진은 수십 분 후 갈증으로 허덕였다. 행진단에서 십 분만 쉬자는 말이 나온 건 최초였다. 가지고 있는 물을 나눠 마시고 휴식 장소인 주유소 근처에 다다랐을 때 마침 후방 차량의 물이 동났다. 백 명 넘게 목이 타들어 가던 그때 오이와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욱 전 사무국장이 길을 뛰어 건넜다. 잠시 후 생수가 생명수처럼 공급되었다. 행진단은 곧 푸릇푸릇 살아났다.

 

저만치 진위역 앞 육교에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미리 가신 신부님이 손을 흔들고 계셨다.

행진단보다 먼저 뛰어가 육교로 올라가 신부님 옆에 섰을 때 문득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시국의 성베드로성당 광장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교황님이 손을 흔들면 이런 느낌일까. 저 아래 뭇 생명을 살리겠다고 개미처럼 걸어오는 양들을 향한 주님의 마음은 이럴 때 어떠하실까.

 

CKC07232__ 육교 위 문 신부님.JPG

 

CKC07236__ 육교 위 행진 부감.JPG

 

 

마침내 세계시민연대의 날 새만금신공항백지화 문화제. 팔레스타인 국기 머리 리건의 사회로 선언문 낭독과 팽수의 공연이 있었다.

스물세 나라에서 보낸 세계 연대 동영상 메시지가 상영되었다. 여러 나라의 언어로 외치는 "Save Our Sura" "수라갯벌 살리고 공항은 반대한다"라는 외침은 지구인으로서의 동족의식을 불러일으켰고 연대감을 고양했다. 그들의 표정과 언어는 사랑 자체였다. 그리하여 그 메시지를 받는 우리도 사랑이 되었다. 그동안 걸어오면서 일체 되었던 큰뒷부리도요, 저어새, 가창오리, 검은머리물떼새, 백합, 황새, 퉁퉁마디, 흰발농게, 삵, 대모잠자리, 검은머리갈매기, 칠게, 줄장지뱀, 가마우지, 양뿔사초, 황조롱이 사랑.

 

해남의 나무가 노래했다. 비틀스 Beatles의 <이매진 Imagine> 번안곡 첫 소절 "천국은 따로 없어요."가 나오자 마음이 푹 가라앉았다. 눈을 드니 전진해오던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광장의 깃발이 느리게 휘날렸다. 그이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만든 <애타는 깃발> 노래도 처연했다.

 

알알이가 발언했다. 며칠 동안 그이가 틈틈이 자료를 모으고 글을 쓰고 다듬으며 고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알알이는 자전거 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열악한 합숙 단체생활에서도 구석과 어둠을 찾아다니며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해서 기어이 명문장을 완성해 내었다. 그리고 행진 시작하던 8월 12일 전주 전북환경청 앞에서처럼 우리를 두 번째 감동하게 했다.

 

임정득이 <땡큐>를 불렀다. 알 수 있었다. 그이가 진심으로 전주 전북지방환경청에서 경기도 평택시 진위역까지 200여km 걸어온 우리에게 고마워하고 있음을. 나도 우리 행진에 출동할 날을 보고 있었다는 그이에게 고마웠다. 그이의 맑은 목소리와 땀에 젖는 열정이 고마웠다. 그이가 준비한 <가능의 미래> 대신 <벨라차오>가 반주로 나왔다. 그 노래는 종일 15.4km를 걷고 한 시간 넘은 문화제로 기운을 다 쓴 행진단원들을 다시 흥 돋게 만들었다.

그렇게 여러분이 밤낮없이 준비한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를 위한 세계연대의 날 흥겨운 문화제를 마쳤다.

그리고 2025년 8월도 다 갔다. 이제 남태령을 넘을 9월 5일과 9월 6일 오후 3시 광화문 생명 지킴이 대회와 서울행정법원으로 향할 9월 8일과 마침내 새만금신공항취소소송판결이 날인 9월 11일이 남았다.

 

법이 큰뒷부리도요를 살릴 수 있을까요?

우리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CKC07296__ 해남 나무 .JPG

 

CKC07304__ 알알이 .JPG

 

CKC07338__임정득.JPG

 

--------------------

* 위 글과 사진은 주간새,사람호와 개인 브런치에 실린 글입니다.

 

일곱째별-프로필이미지_202302.jpg


  1. 일곱째별의 새,사람행진

    일곱째별의 새,사람행진 1 20250812 화요일 큰뒷부리도요의 날 전북지방환경청~한국전력공사 전북건설지사~만경강 삼례교 8km 2025년 8월 12일 화요일 오전 9시 30분, 전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는 백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그중 새들도 있었다. 큰뒷부리도요새,...
    Date2025.09.18 Views34
    Read More
  2. 2025년 천막의 여름 - 새만금신공항 취소 촉구

    신부님의 손 2025년 7월 8일 화요일 천막 농성 1249일 정오가 막 지난 전주 전북지방환경청 앞 새만금 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천막 농성장. 완두와 가지와 샘이 땡볕 아래 피켓을 들고 점심 선전전 중이었고, 문정현 신부님은 무더위 푹 절인 상태이...
    Date2025.08.15 Views143
    Read More
  3. 2025년 만춘초하(晩春初夏) 천막농성

    2025년 만춘초하(晩春初夏) 천막농성 -사진으로 보는 새만금 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2025년 4월 11일 금요일 천막농성 1,161일째 오후 5시 전북지방환경청(전북 전주시 덕진구 안전로 120) 앞 새만금신공항백지화행동 농성장에서는 새만금 신공항 중...
    Date2025.07.08 Views122
    Read More
  4. 군산미군기지 생태평화 2차 정기답사

    남수라마을 수라갯벌 입구~고려청자 발견지~물끝선~남북로 수라갯벌 입구 약 4km 2025년 6월 7일 토요일 오전 9시 반, 군산공항 앞에는 열여덟 명이 모여있었다. 군산미군기지 생태평화 정기답사 두 번째. 지난달과 달리 날이 쨍쨍했다. 군산공항 옆 마을로 들...
    Date2025.07.08 Views136
    Read More
  5. 군산미군기지 생태평화 1차 정기답사

    수라갯벌 입구~활주로 유도등~오폐수 방류 현장~EOD(폭발물 처리장)-화산 총 5km 비가 몹시 오던 그날 이후 일주일이 지났다. 온종일 비가 내려 전북환경청 앞 천막 농성장 피켓시위에 아무도 없을까 봐 달려간 4월 22일 화요일이었는지 아니면 그 열흘 전이었...
    Date2025.07.08 Views135
    Read More
  6. 오뉴월의 사랑 -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500, 511일

    오뉴월의 사랑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500일과 511일 1.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500일 상주~구미 자전거 순례 70km 5월이 되었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500일이 가깝게 다가오고 있었다. 걱정돼서 견딜 수가 없었다. 고공에서 내려온 소현...
    Date2025.06.11 Views179
    Read More
  7. 500일이 되기 전에 고공에도 봄이 오게 -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희망버스

    500일이 되기 전에 고공에도 봄이 오게 -고용승계로 가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희망버스 2025년 4월 26일 토요일 오전 9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는 수천 개의 하얀 플라스틱 의자가 가득했다. 극우 집회 준비 중이었다. 희망버스를 찾아 동화면세점을 반 바...
    Date2025.05.14 Views161
    Read More
  8. 세월호 참사 11주기 추모 섬진강 자전거 순례

    2025년 4월 14일 월요일 섬진강댐~곡성 수업이 끝나자마자 자전거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비가 세차게 내렸다. 두 시간 후인 두 시 반쯤 섬진강댐 인증센터에 다다랐다. 오전 열 시부터 기다리신 니키를 만났다. 그 비에 자전거를 타면 사...
    Date2025.05.14 Views176
    Read More
  9. 2025년 천막의 봄 - 새만금신공항 부동의 촉구

    2025년 천막의 봄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전북지방환경청 천막농성 지난 2월 7일부터 삼일절까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희망 뚜벅이 구미에서 서울 350km 23일 중 9일간 142km를 걷고 나서 열흘 동안 르포를 완성했다. 이미 진은 다 빠졌고 또...
    Date2025.04.09 Views340
    Read More
  10. 보름달, 오십 번 피고 지고

    보름달, 오십 번 피고 지고 2025년 2월 22일 토요일 오후 2시 제50회 팽팽문화제 처음으로 군산 시내 어느 곳도 들르지 않고 팽나무에게로 곧장 갔다. 군산으로 가는 산업 도로 위에서 빨간 차가 왼쪽 차선으로 빨리 달려갔다. 혹시 저 차가 아닐까 싶었다. 팽...
    Date2025.04.08 Views21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