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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국의 걸으며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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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until You Leave the System - Camino del Norte 7일 차 기록

posted Jul 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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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빌바오에 도착하면 이번 까미노 북쪽 길 순례는 중단한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위스키 인문학 투어에 합류하기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7일 동안 153km를 걸었다. 4713미터의 고도를 획득했다. 하루 평균 673미터를 오른 것이다. 비슷한 높이를 내려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올라가면 내려오는 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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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 직전 마을 사무디오(Zamudio)에서 산티아고까지 680km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났다. 다시 와서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장담하기 어렵다. 왼발 뒤꿈치 통증이 계속된다면 삼십여 일 걸어야 하는 산티아고까지의 긴 길을 감당할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게 삶이다.

 

바스크 지역은 스페인 북부에 주로, 일부 프랑스 남부에 걸쳐 있다. 바스크어는 다른 어떤 언어와도 연관되지 않은 고립어다. 이 지역 식당의 테이블 페이퍼에 바스크어, 까스티야어(스페인어), 까탈루냐어, 갈리시아어, 프랑스어, 영어를 비교해 놓았다. 까이쇼(Kaixo, Hello), 아구르(Agur, Goodbye)만 알고 있어도 사람들 표정이 달라진다.

 

이런 문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THIS IS NOT SPAIN NOR FRANCE

여기는 스페인도 프랑스도 아니다

 

EUSKAL HERRIAK INDEPENDENTZIA

바스크 국가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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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감되어 있는 전사들을 풀어달라는 구호도 보이고 팔레스타인 깃발을 거는 것과 비슷하게 구속된 사람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와 깃발도 보인다. 바스크 사람들의 처절한 투쟁 덕분이겠지. 여기는 자치권이 상당히 보장된다. 개중 으뜸은 예산권이 있다는 거다. 거둔 세금의 10% 정도만 중앙정부로 보내고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집행한다. 무장투쟁은 종료되었고 자치권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한다. 바르셀로나가 있는 까탈루냐는 스페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마드리드 권력이 징세와 예산권을 양보할 의사가 없나 보다. 일종의 경제적 수탈이 계속되는 셈인데 그러다간 언제 싸움박질로 번질지도 모를 일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왜 그렇게 적대적인 경기를 하는지에는 이런 정치적이며 경제적인 배경이 있다.

 

내리 걷다 이제 다시 비행기 타고 지하철 이용하러 런던으로 떠난다. 시스템 안과 밖을 오가며 사는 게 인생이다.

 

| 사족 | 하지만 모든 깃발은 감각을 가리고 이성을 마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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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투어에 동행한 분이 런던 내셔널갤러리 근처에서 찍은 뱅크시 작품 (Copyright 박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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