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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해지고 강해지는 중 - 김소명 조합원

posted Feb 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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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진희
발행호수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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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해지고 강해지는 중 - 김소명 조합원 

 

 

김소명 조합원은 저와는 십 년쯤 전에 향린교회에서 한문덕 목사님의 성서 공부반을 같이 했던 공부 동무이고, 집도 가까운 이웃 주민입니다. 낯선 조합원을 만날 때의 떨림보다는 보고 싶은 사람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기대를 품고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결혼하면서 보수교회를 떠나 향린교회에 온 것은 자신과 남편에게 큰 도전이었지만 참 잘한 결정이었고, 덕분에 좋은 신앙의 동지를 만나고 그 안에서 자신이 성숙하고 강해지는 시간을 살았다고 합니다. 

 

Q: 오랜만입니다. 우리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 길목 강좌를 듣고, 함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소명씨 ‘파리살이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그 후 처음 만나는 거네요. 세 아이도 많이 자랐겠어요? 

A: 큰아들이 올해 대학에 입학하고 막내딸이 중학생이에요.     

 

Q: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나요? 

A: 군 인권센터에서 일하고 통통톡과 길목 심심에서 상담을 하고 있어요. 

 

군 인권센터에서 트라우마 치유프로그램을 만드는 일

 

Q: 군 인권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A: 지난해까지 군 유족을 위한 트라우마 치유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했어요. 매년 군에서 70명 정도 사망하는데, 군 인권센터에서는 군 인권 향상을 위한 활동을 하지만 유가족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해요. 유가족들은 트라우마 치유 센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아시다시피 군 인권센터는 자그마한 NGO 단체라 그런 걸 만들 돈이 없었는데 ‘나눔과 꿈’하고 ‘삼성’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당선되어 3년간 지원을 받아 일이 진행되었어요.

 

Q: 소명 씨가 그 일을 하게 된 건 어떤 인연이 있었나요? 

A: 제가 임상심리학을 전공했어요. 길목 ‘도시락 싸들고’ 활동을 함께 하던 윤선주 님에게서 이 일을 제의받았어요.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제 지도교수님과 박사 과정 학생들하고 함께 군에서 사망한 분들이나 인권피해를 본 분들을 위한 트라우마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트라우마 치료는 상담이나 프로그램만으로 쉽게 될 일은 아니죠. 트라우마를 겪고 삶이 완전히 파괴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삶의 의미와 가치가 달라지고 삶을 재조직하는 분도 계셔요. 그것을 ‘외상 후 성장’이라고 하는데요, 윤 일병 어머님이 그런 분이에요, 그분은 지금 군 인권센터 고문으로 계셔요, 외상 후 성장을 이루어 낸 분 중에 그 긴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오는데 팔 할은 종교의 힘이었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종교가 고통 가운데서도 사람을 성숙하게 해주는 힘이 있어요. 

 

Q: 제 아들이 군에 가 있을 때 ‘군인들 덕분에 두 발을 쭉 뻗고 잔다’는데 저는 아들 걱정에 늘 마음이 조마조마했어요. 군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고, 병에 걸렸을 때 적절하고 신속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 같지도 않고, 소식도 자주 못 들어 늘 불안했어요. 

A: 제 아이들이 성장했을 즈음에는 의무입대제도가 없어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좋은 사례도 있어요. 제가 예전에 학생 생활연구소에 있었는데 어느 날 한 학생이 찾아와서 자기가 군대 가기 전까지 공황장애로 되게 힘들었었는데 전역을 한 지금은 공황장애가 없어진 것 같아  검사를 해보고 싶다는 거예요. 평가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어요. 군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군대에서 선임과 매주 책을 읽고 책 모임을 했다고 해요. 매주. 그러니까 그 선임이 ‘집단 상담’처럼 한 거예요. 선임 한 사람이 집단에 있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사회로 내보낸 거잖아요. 그렇게 하면 몇 년 상담하는 것보다 사실 효과가 훨씬 좋을 거예요.

 

Q: 군 인권센터에서 주로 어떤 문제들은 다루나요?

A: 전에는 신체적인 폭력 문제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집단 따돌림, 언어폭력들이 주요한 호소내용인 것 같아요. 이런 문제로 전역 후에도 일상생활을 못 하는데 상담은 절대 안 받겠다는 아들을 대신 오시는 어머니도 있고요, 군에서 나오고 싶은 사람, 군에서 겪은 일에 대해 고소하는 경우 등 여러 사례가 있다고 해요. 성폭력만 담당하는 성폭력 상담센터가 따로 있어요.

 

Q: 군대에서 본 인권피해나 사망 사건들은 투명하게 밝혀지기는 어려움이 많겠어요? 

A: 잘 알려진 윤 일병 사건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밝혀지기가 매우 어렵다고 봐야지요. 윤 일병 경우는 가족 중에 의사가 있었고, 매형이 집요하게 이 일에 매달렸어요, 그리고 같은 부대에 있었던 군인 한두 명이 양심선언을 했다고 들었어요. 의문사 유가족들은 내 자녀가 어떻게 죽었는지 사실을 알고 싶어 해요. 정황상 절대 자살이 아닌데 자살로 위장해 놓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 사건의 실체를 알고 싶은 거죠. 그런데 이분들은 당시는 자백이나 내부 고발을 해줄 사람을 만날 경황이 없었다고 하셔요. 사고 난 후 초기엔 군에서 하는 말을 백 퍼센트 신뢰하기 때문에 군 인권센터와 연결이 되기 어려워요. 군에서 하자는 대로 일을 마무리 짓고 난 후에야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군 인권센터에 연락하시는 것 같아요. 한 의문사 유가족은 사건이 20년이 지났는데도 누군가 양심선언을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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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가족이나 피해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A: 군 트라우마는 사건의 실체 확인, 사과, 국가의 배상 후 심리적 회복이 이루어지는 이런  단계가 필요해요. 최소한 실체를 규명하고 사과받기까지만 해도 살 것 같다고들 하는데 국가는 사건을 은폐하려고만 하니 여전히 그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요. 심리적치유를 원하는 분도 있지만,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런 거 해서 뭐 하냐고 하시는 분도 있고 유족들도 생각이 다 달라요. 배상도 국가에서 여러 방식으로 쪼개놓아서 그 안에서도 불평등이 있고 불만이 있어 그분들 사이에도 내분이 있어요. 그런 것을 보면 국가가 그분들의 힘이 모이지 못하게 갈라치기를 해서 갈등을 조장하려고 머리를 쓴 건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예요. 

 

Q: 군 인권센터에서 일하시면서 느낀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A: ‘하루 중에 가장 고통스러울 때가 언제인지, 가장 고통이 약할 때가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드릴 때가 있어요. 저는 그분들이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갈 때, 군 관련 뉴스를 들을 때’ 고통이 가장 심할 거라고 짐작했어요. 그런데 ‘저녁이 될 때’라고 대답했어요. 그러니까 트라우마가 어떤 사건이 있을 때 촉발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일상의 삶이 그냥 다 망가진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라우마 이론을 공부하다 보면 ‘존재의 없음’이 왜 이런 문제를 야기하는가라는 내용이 나와요. 보통 애착 이론으로 설명하던데, 이론을 접어두더라도 우리 생명, 혹은 존재는 우리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의 존재가 사라짐으로써 주변의 모든 존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니까요. 그러고 보면 생명이나 존재 하나하나가 엄청 소중한 건데 군대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우선순위가 너무 밀리는 걸 보면 예수님이 살던 시대나 지금이나 비슷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Q: 옛말에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다음은 상상이 안 되네요. 

A: 러시아의 어떤 승전 기념비에는 총칼을 든 군인들의 모습이 아니라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달려가는 엄마의 동상이 있다고 해요. 전쟁이나 그로 인한 트라우마는 일상과 가족 전체를 다 파괴해요. 자식의 명예회복 과정에 암에 걸려 돌아가시기도 하고 부부 중 한 분이 돌아가시거나 형제가 죽는 일도 있고요. 그리고 군 피해 문제로 가족 간에 갈등이 생겨 관계가 나빠진 사례도 아주 많고요. 남아있는 가족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예요.

 

‘도시락 싸들고’ 와 ‘심심 상담’

 

Q: 몇 해 전 ‘도시락 싸들고’ 활동을 열심히 하셨고 지금은 심심 상담가 활동을 하고 있지요?

A: ‘도시락 싸들고’는 향린교회에서 교육부 활동을 같이했던 윤선주 조합원이 도시락을 싸서 현장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드렸더니 ‘몸만 와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그냥 오라는 거예요. 그래서 멋모르고 정말 몸만 달랑달랑 갔었어요. 근데 웬걸 윤선주 조합원은 집에서 온갖 음식에다가 밥솥까지 들고 오는 거예요. 거기 앉아서 밥을 먹으면서 ‘내가 왜 빈손으로 왔던가!’ 후회했죠. 그 다음부터는 내가 반찬 몇 개라도 올려놔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Q: 심심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A: 심심 활동은 운영위원회 활동을 먼저 하고 상담을 시작한 건 얼마 안 됐어요. 제가 심심 상담까지 하기는 좀 벅차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군 인권센터 활동가 한 분이 상담은 받고 싶은데 비용 때문에 고민을 하셨어요. 심심은 무료 상담을 지원해 주니까 그분 상담을 계기로 제가 심심 상담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심심이나 통통톡에서 상담사 활동을 하면서 자신도 배우는 것이 많다고 하셨지요?

A: 심심에서는 격주 토요일마다 노경선 박사님이나 이은경 선생님같이 오랫동안 상담을 해오신 분들과 상담사들이 자신의 사례를 정리해서 공부하고요. 통통톡에서는 집단 특성에 따라서 내담자들에 대한 이해를 도울 공부를 해요 만약 콜센터 노동자 상담을 한다면 콜센터에 관한 공부를 하지요. 그리고 일반 상담에 대한 상담 지식, 기술, 사례에 따른 공부도 해야 하고 끝이 없어요.

저는 임상심리학을 전공해서 정신분석보다는 심리 검사나 일반적인 상담을 했어요. 심심 선생님들은 대부분 정신분석을 하는 선생님들이시거든요. 임상심리학을 전공한 저와는 배경이 좀 다른 거예요. 노경선 박사님, 이은경 선생님께 정신분석을 배울 수 있고 슈퍼비전을 해 주시니까 저는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어 좋아요. 또 심심도 내담자가 다양해져서 해석 상담을 받고 싶어 하는 분도 있어요. 근데 정신분석 하시는 분은 해석 상담을 안 하시니까 그래서 저랑 심리 검사하고 해석 상담을 하기도 하고요.

 

Q: 해석 상담이 뭔가요? 

A: 상담을 진행하기 전에 그 사람의 상태진단을 위해서 몇 가지 검사를 해요. 병원에서는 그걸 풀 배터리라고 하는데요, 지능 검사, MMPI(다면적 인성 검사) 라고 성인의 성격과 정신병리를 측정하는 표준화된 검사, TCI라고 개인의 선천적인 기질과 후천적인 성격을 파악하는 검사, 문장 완성 검사, TAT(주제통각검사), 로샤검사(잉크반점 투사검사) 같은 것을 해요. 이런 검사들은 병원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요. 그런데 심심이나 통통톡은 MMPI 검사, TCI검사, 문장 완성 검사, MBTI 검사 같은 것을 무료 또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요. 젊은 사람들은 자신이 병원에 가야 할 상황인지 아닌지를 검사를 통해 수치화된 걸 보고 싶어 하고, 심리 검사나 병원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별로 없고 사전 지식이 많아서 그런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 같아요.

 

Q: 심심에 오시는 내담자들은 주로 활동가들이거나 청년이잖아요. 심심 상담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지, 청년들을 상담하시면서 특별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나요? 

A: 상담에서 기대하는 바는 다 달라요. 그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 상담 목표가 다 달라지니까요. 프로이트는 ‘일과 사랑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정신분석이라고 해요. 심심에서 상담을 오래 해보지는 않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정말 고민이 많아요. 우리 때보다 먹고 사는 걱정이 더 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굉장히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결혼 문제, 주거 문제, 육아 문제, 풍요로운 생활에 대한 요구도 크고요. 청년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청년을 만나고 상담하면서 저도 배우는 것 같아요. 

 

Q: 상담을 하면 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인가요? 아니면 방향 제시를 해주는 건가요?

A: 방향 제시는 절대 하지 않아요. 하지만 구조화된 상담이라고 이미 뭘 할지 정해진 상담들은 있어요. 예를 들어 군 유가족들은 대부분 신체적인 건강을 안 돌봐요. 안 먹고 안자고 하는 생활을 하는 경우 본인을 추스르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일반 상담은 내담자들이 상담에 오는 이유에 대해서 듣고 자기 삶의 이력을 돌아보고 정리하면서 현재 상황을 자기 스스로 통합하도록 돕죠. 그래야 자기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 같고요. 일반 상담에서는 들어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내담자의 생각과 행동에 관해 질문하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요.

 

Q: 상담사는 상담하면서 어려움, 보람도 느끼고 자신의 성장도 이룰 수 있겠어요? 

A: 내담자가 조금이라도 자신을 이해하게 되고 삶의 방향을 찾으면 좋죠. 그런데 전혀 변하지 않을 때는 좀 힘이 빠져요. 좌절감도 생기고. 내가 어디서부터 잘못한 것일까?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20대들을 만나면서 우리 세대와 정말 다르다는 것도 느끼고, 군 유족들 만나면서 책에서 배웠던 ‘트라우마’의 실체를 깨닫게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상담하면서 나 자신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도 점점 많아지게 되는 것 같아요.

  

자신을 강해지고 성숙하게 만들어 준 섬돌향린교회

 

Q: 섬돌 향린교회에 다니시지요? 김소명 조합원은 섬돌향린이 처음 분가할 때부터 함께 하셨지요?

 A: 처음 분가할 때 교회의 방향이나 임보라 목사님의 지향, 교회에 성 소수자들과 함께한다는 것을 모른 채 그저 ’작은 교회가 좋지‘ 라는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많은 것들이 너무 낯설었어요. 공동 회의를 한 번 하면 네 시간씩 해요. 말이 토론이지 격하게 이어지는 말들이 제가 자라면서 교회에서 한 번도 겪지 못했던 낯선 문화였어요. 회의감이 들고 명동향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몇 년을 지내면서 점점 성 소수자들은 성적 지향이 다를 뿐 나와 전혀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으로 이해하게 되었어요. 우리 섬돌향린은 어떤 것도 회피하는 게 없어요. 문제가 생기면 갈등을 봉합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모든 이야기를 다 해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그런지, 아무리 싸워도 안에서 계속 싸웠던 것 같아요. 교회가 도대체 왜 이럴까? 처음에는 그게 너무 불편했거든요. 그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명동향린에만 있었다면 배우지 못했을 것들을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저를 강하게 만들고 성숙하게 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Q: 그런 경험이 상담이나 다른 활동 할 때도 영향을 미치겠네요.

A: 네. 상담하는 데도 영향을 많이 미치죠. 이미 저는 성 소수자들에 대해서도 많이 겪어보았고 성 소수자뿐 아니라 모든 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생겼다고 할까요. 다른 부가적인 이익은 모임에서 회의를 할 때 무슨 일이 생겨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게 된 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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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 치료 전도사 

 

Q: 요즈음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일이 있으신지요?

A: 상담기법 중에 매개 치료라는 게 있어요. 독서, 동물, 식물 같은 매체를 이용해서 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거지요. 제가 원예 치료를 배워서 통통톡에서 집단 원예 치료를 한번 했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했어요. 초등학교에서도 해보니 자존감이 낮은 애들도 잘 따라오고 좋아해요. 식물이 주는 치유력이 너무 좋아서 제가 요즘 원예 치료 전도사가 되었어요, 

 

Q: 평소 꽃이나 식물을 특별히 좋아하시나요? 원예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제가 몇 년 전에 남편(김영국 조합원)이 파리로 발령이 나서 파리에서 살았잖아요? 사람들은 파리에 산다고 하면 루이뷔통 가방을 메고 에펠탑에 놀러 다닐 거라 상상을 하셔요. 저는 행정이 느려 일이 잘 진행되지 않는 프랑스에서 불어도 잘하지 못하면서 아이들 셋을 데리고 사느라 힘이 들고 우울했어요. 당시 초등학생이던 막내를 등하교시킬 때 공원을 가로질러서 다녔는데, 제가 나무나 꽃에 관심이 별로 없는데도 공원에 그냥 앉아 있는 것만도 너무 좋았어요.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치유되는 느낌이랄까요. 파리 사람들이 일은 느리게 하거나 안 하면서 공원에만 진심인 것 같았는데, 이유가 있었어요. 그 사람들은 공원에서 자고 뭐 별거 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어느 날 돗자리를 가지고 가서 누워 있어도 보고 벤치에서 낮잠도 자보고 하면서 조그만 공원에서 아무 말도 못 하는 식물들이 주는 위안을 느꼈어요. 요즈음 제가 원예 치료 전도사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원예 치료를 배워보라고 권하고 있어요.

 

김소명 조합원은 물론 저에게도 원예 치료 공부를 권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원예 치료는 모르지만 전공이 원예학입니다. 김소명 조합원과 동네 이야기도 하고 여기에 실린 이야기의 두 배는 됨직한 수다를 나누고서는 언제 동네 술집에서 같은 동네 사는 길목 가족들이 한번 뭉쳐보자는 설레는 약속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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