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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국의 걸으며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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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서 피어나는 희망

posted Aug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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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서울은 천주교의 축제인 세계청년대회의 무대가 될 예정이다. 이 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신앙과 연대를 통해 평화와 희망을 나누는 자리이다. 이 기회를 활용하여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교황 레오 14세의 남북한 동시 방문을 추진한다면 이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교황께서 세계청년대회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DMZ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초석을 놓게 될 것이다. 이 자리에서 DMZ를 '한반도 평화지대'로 선언하고, DMZ 내에 '평화의 순례길'을 만드는 것에 합의한다면 한반도가 평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00년 국민의 정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최초의 만남이라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합의는 후속 조치가 미진했고, 국제 정치 환경의 영향 속에서 발전된 정상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하였다. 2007년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은 경제협력과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포함하여 다양한 합의를 도출했지만, 남쪽의 정권교체 이후 그 이행은 중단되었다. 2018년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 위원장 간의 3차례 남북정상회담은 판문점 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을 통해 DMZ의 평화지대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 경의선·동해선 연결을 위한 착공식까지 이어졌으나, 북미협상 결렬과 함께 더이상 진전되지 못하였다. 남북정상회담이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로 건설로 이어지지 못한 공통된 요인은,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 연속성 부족과 한미 동맹 기반하에 변화무쌍한 국제 정세 영향 속에서 남북한 연결이라는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 없이 정치적 선언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다.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구조에서 비롯된다. 남북 간 교통 인프라 연결은 물리적 단절을 해소함과 동시에 정치적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수단이다. 경의선과 동해선의 복원 및 개통은 단순한 철도 문제가 아니라, 남북한이 함께 공동의 미래로 나아가는 통로이다. 교황 레오 14세의 방북이 실현될 경우, 현재 단절된 경의선 철도를 복구하여 교황께서 북한에서 남한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상징적 여정은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실현할 실질적 방안이 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선언이 아닌 연결을 통한 약속의 실현이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의 평화 체제의 가능성을 가시화한 인물이다. 그의 결단과 파격적 접근은 남북 관계 진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 기간 중 교황 레오 14세의 한반도 방문을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다면 이는 그의 외교적 성취의 정점을 찍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는 이미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전례 없는 외교적 성과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따라서 교황과 함께 종전선언 및 한반도 평화 체제 실현에 기여한다면 국제사회에 확고한 평화 전도사로의 위치를 각인시킬 수 있다.

 

세계청년대회를 위한 교황 레오 14세의 방한은 단순한 축하 방문을 넘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교황의 방북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시키고 경제제재에서 협력으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세월호 참사로 시름에 잠긴 우리에게 큰 위로를 안겨주었듯, 레오 14세의 한반도 방문 또한 평화를 열망하는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다. 2027년, 교황의 방북과 남북 정상의 만남, 그리고 DMZ 평화 순례길 조성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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