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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국의 걸으며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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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다리의 약속을 넘어 - DMZ 평화의 순례길...

posted May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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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다리의 약속을 넘어

- DMZ 평화의 순례길, GTX 연결, 관광 협력으로 여는 한반도 평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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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함께 걷고 나란히 앉아 나눈 대화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장면이었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 회담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자, 남북 간 신뢰 회복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후 평화의 발걸음은 멈췄고, 양측의 물리적·심리적 거리 또한 더욱 멀어졌다. 차기 정부는 도보다리 회담의 상징성을 현실화하는 사업을 추진하여 평화와 상생의 한반도라는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첫 번째 제안 사업은 DMZ 내 평화의 순례길 조성이다. 이는 단지 걷는 길을 만드는 사업이 아니라, 분단의 상징이었던 DMZ를 화해와 평화의 공간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파주에서 고성까지 이어지는 순례길은 분단의 상처를 몸소 체험하며 평화의 의미를 새기는 공간이 될 것이다. DMZ 평화 순례길은 필연적으로 남북 군사 당국 간의 실질적인 협의 과정을 전제로 한다. DMZ 일원에 일반인의 통행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병력의 후방 배치, 관측소 축소, 지뢰와 불발탄 제거, 접근 교통수단 확보 등의 조치가 요구된다. 이는 단지 사업을 위한 사전 준비 절차일 뿐 아니라, 남북 간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상호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효과를 동반할 것이다. DMZ 내 평화의 순례길 조성을 위한 협의의 과정 자체가 곧 신뢰의 복원과정이며, 공동 설계 및 협력 시공 절차가 남북 협력의 역량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뢰 제거 및 병력 재배치, 공동 순찰 등은 국제사회에 신뢰를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제안은 GTX 노선을 파주에서 개성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현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는 파주 운정이 종점이지만 이를 북측 개성까지 연장하여 서울역·강남에서 개성까지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자. GTX 연장으로 수도권과 북한의 개성을 직접 고속의 대중교통으로 연결한다. 이는 남북 간 연결 기능을 넘어, 양측의 경제와 문화의 실질적 접촉면을 확대하는 본격적 사업이 될 수 있다. 철도 사업, 그중에서 지하철 연결은 가장 강력한 공간 통합의 수단이다. GTX로 남북을 연결하면 양측의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하여 경제/문화/관광 교류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갈등보다는 협력이 이익이 되는 구조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북한 관광지구에 대한 남한 관광객의 접근 허용 및 교통 연결 확보 사업이다. 북한은 마식령 스키 리조트, 양덕 온천문화 휴양지구와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등 대규모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여,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개발을 추진하고 동시에 중산층의 복지를 증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식령 스키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2018년 1월에 남북 스키선수들이 공동 훈련 장소로 이용되었다. 양덕온천 지구는 실내외 온천장, 온천치료센터, 승마공원 등을 갖춘 복합 휴양지로서, 2019년 12월 개장하여 다수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는 약 5km 길이의 명사십리 모래밭을 따라 150여 개의 호텔과 레스토랑, 다양한 관광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리조트로 2016년에 착공하여 곧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북한 내 관광지구에 대한 남한 관광객의 접근 허용은 남북 간 경제협력과 신뢰 구축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남북이 협력하여 접근 교통수단 확보하여 남한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업은 평화와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생의 협력관계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관광 교류를 넘어, 남북 간 상호 이해 증진과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이다.

 

DMZ 평화 순례길, 수도권-개성 간 GTX 연장 사업, 그리고 북한 관광지구의 남한 개방은 상징과 실리, 문화와 경제, 감성과 이성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특히 DMZ를 대립과 단절의 공간에서 협력과 완충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관광을 통한 경제 활성화 효과를 낼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군사적 대치구조를 완화해 평화를 구조적으로 안착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남북한 시민 모두가 바라는 공동의 미래이다. 평화를 위한 여정의 출발을 도보다리로부터 시작하여 DMZ 평화 순례길을 만들고, GTX를 타고 개성을 방문하도록 만들고, 북한의 국제적 관광지구를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자. 다음 정부는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역사적 소명을 순례길을 통한 도보 여행, GTX 연결 그리고 관광지 접근 교통수단 확보라는 실질적이며 실리를 추구하는 사업으로 실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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