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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국의 걸으며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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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효율성과 독점의 유혹 사이...

posted Jan 0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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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효율성과 독점의 유혹 사이 양날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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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가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달성할 때 효율성과 수익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는 폐해를 수반할 수 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핵심 원리 중 하나는 경쟁을 통해 혁신을 촉진하고 더 나은 서비스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여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여 경쟁을 임의로 제한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이 축소되고 시장 참여자는 공정한 경쟁을 보장받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독점적 지위의 기업을 제외하고 시장에 참가하는 모두의 편익이 감소하는 폐해가 발생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자사 가맹 택시에게만 승객 호출을 몰아준 행위는 비가맹 택시의 시장 접근을 임의로 통제하여 소비자의 선택 다양성을 침해한 사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가 불공정한 경쟁이며 이런 행위로 소비자의 편익이 침해당했다고 판단하여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71억 원을 부과하였다. 카카오가 자사 가맹 택시에게 콜을 몰아주는 행위가 가져온 구체적인 불이익은 다음과 같다. 비가맹 택시는 승객과 가깝게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콜을 받지 못해 승객을 태우지 못하였고, 택시를 호출한 승객은 멀리 떨어진 가맹 택시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하였다. 택시 호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하여 택시 시장의 공정한 경쟁에 부당하게 개입하여 비가맹 택시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입혔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가 납부하는 수수료가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가맹 택시는 승객의 호출을 더 받기는 했지만, 카카오가 책정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 역시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높은 수수료를 챙긴 행위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가맹 택시가 더 많은 콜을 받고 승객을 태우기는 했지만 높은 수수료를 카카오 측에 떼이고 있는 상황이므로 가맹택시 또한 카카오의 독점적 지위로 인해 피해를 당했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보장받지 못하면 서비스 질 저하, 가격 인상, 혁신 둔화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 승객이 가까운 곳에 있는 비가맹 택시를 이용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기다린다면 택시 서비스의 질 저하로 볼 수 있다. 가맹 택시를 부를 때 호출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면 같은 서비스에 대한 가격 인상이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저하시켜 자본주의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여 비가맹택시, 가맹택시, 그리고 승객 모두에게 피해를 끼침으로 독점의 폐해를 명확하게 드러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여 불공정한 경쟁행위로 택시 운전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입혔다. 카카오가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저지른 불공정 경쟁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조치는 합당하다. 제재 이후 카카오모빌리티는 관련 업계와 상생안에 합의하였다. 상생안에는 택시 배차 알고리즘 개선과 호출 수수료 인하가 포함되었다.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공정한 경쟁의 시장 환경을 유지하고,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당국은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독과점 방지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 이 장치에는 시장 점유율 제한, 시장지배적 위치 남용행위 금지, 플랫폼 간 호환성 제고, 수수료 및 가격 감시 체계 도입, 플랫폼 사업자의 정보공개 의무화 등이 포함된다. 이미 국회에는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되어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가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이러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가 빠질 수 있는 독점의 유혹은 방지하고, 플랫폼 고유의 효율성은 높일 수 있다. 즉, 제도를 통해 독점의 폐해는 최소화하고 시장 참여자 모두의 이익은 극대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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