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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노동활동가, 힐링 미소의 심심치유활동가 - 조귀제

posted Jul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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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노동활동가, 힐링 미소의 심심치유활동가 - 조귀제

 

 

인터뷰를 위하여 사전에 제공 받은 정보 중에 노조활동가(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사무국장) 중에 이 사람 만큼 웃는 모습이 환한 사람이 없을거라고 들었다.인터넷으로 조회한 기사 내용 중에도 부부가 현장에서 마주치면 남모르게 미소를 나눈다는 내용을 읽었다. 사진을 본 적이 있지만 가까이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니 제일 먼저 그 웃음과 미소가 궁금했다. 

Q : 제보에 따르면 노동활동가 중에 이렇게 잘 웃는 분을 본 적이 없다고 하던데요. 그 웃음은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인생과정에서 훈련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A : 아무래도 민주노총이 일반인들에게 주는 조직 분위기의 느낌이 딱딱하고 경직되었기 때문에 웃음과 연관 짓기 힘들 것이라 생각이 되요. 그리고 저의 웃는 얼굴은 타고난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민주노총이 이루려고 하는 세상은 모든 사람이 잘 살자고 하는 것이니 맡은 활동에 최대한 기쁘게 임하고 많이 웃으려고 노력하다보니 그런 소리를 듣는 것 같아요.

Q : 요즘 미투와 페미니즘 같은 단어가 사회현상의 키워드가 되다보니 기존의 권위적이었던 사회조직들에서 다양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구성원 중에 여성이 많음에도 남성 중심적이고 권위적인 교회와 학교 등이 그런 것 같은데요. 민주노총은 어떤가요.
A : 전통적으로 민주노총 조직은 남성 중심적이고 다소 권위적인 분위기인 것은 맞아요. 그 동안 위원장으로 여성이 선출된 적이 없다는 것만 보아도 그렇지요. 하지만 사회분위기의 영향 탓인지 최근 적지 않은 변화가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선거에서 여성활동가가 있어야 후보군(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중 반드시 1명이 여성) 구성이 가능하며 의무적으로 여성의 비율을 어느 정도 해야 한다는 규정 등이 그렇지요. 아직 할당제 성격이 강하지만 점차 개선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 노동운동은 언제부터 했는지요?
A : 처음부터 민주노총 활동은 아니었어요. 1987년 민주화 분위기 속에서 중원전자에 소위 위장취업을 하였고 투쟁을 하면서 회사가 노동조합이 없었기에 노조를 만드는 활동을 했어요. 당시에는 노조를 만들려면 회사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방해를 했는데 노조설립 신고를 하러 가던 간부들이 잡혀서 노조설립이 좌절됐어요. 다음해 1988년 2월 노태우 취임식 날 노조를 설립했어요. 이후 구로공단이 전체적으로 쇄락하면서 회사도 문을 닫게 되어서 쉬다가 1995년부터 현재의 공공운수노조의 이전 조직이었던 전문노련(전문기술노동조합연맹)의 활동가로 민주노총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Q : 남편도 노동운동을 했던 분이라고 들었어요. 두 분이 만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몇 년도인가 서울대에서 있었던 노동절행사 때 발이 삐끗했는데 도와주셨다고 하던데.
A : 그런 일이 있기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저는 1987년부터 구로공단에서 노조활동을 하고 있었고 남편은 구로공단에 있는 회사에 위장 취업하였다가 해고된 후에 서울지역노동자협의회(서노협) 활동을 했어요. 이후 민주노총 활동과 비정규직 교육활동을 하다 지금은 노동복지센터 활동을 하고 있어요. 현장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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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부부가 같은 활동을 하다보면 좋은 일도 있지만 어려움도 함께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A : 중원전자 부도 이후 3년 정도 생계도 어려운데 회사측과 부도 싸움을 하면서 둘째를 낳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쉬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갈수록 공감대가 적어지고 이해의 폭이 줄어드는 것 같았어요. 부부는 한 길을 보고 사는 사이인데 바라보는 것이나 경험이 공유되어야 미주알고주알도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궁리를 하던차에 시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주면서 다시 활동을 하게 되었고 남편과의 관계뿐 아니라 여러모로 시어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있어요.

Q : 현재도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지요?
A : 27년 전에 둘째를 낳았을 때부터 함께 살았어요. 사실 저희 부부가 모시고 살았다고 하기 보다는 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줘서 저희 둘이 노조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2년 전에 치매에 걸려서 낮에는 데이케어센터에 가시는데 어머니 물품을 챙기면서 그 동안의 어머님 수고에 가슴에 먹먹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Q : 민주노총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는데 경력을 보면 특정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것이 조직에 유용하다고 생각하나요? 
A : 1988년 활동 이후 30년 동안 위원장을 제외하고 해보지 않은 역할이 없어요. 교육, 선전, 조직, 여성, 총무 등 그리고 사무국장 등이 해본 역할입니다. 노조활동이 특히 현장으로 갈수록 전문가보다는 통합적인 역할이 중요하기에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 노조활동을 하면서 상담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나 사건이 있었나요?
A : 민주노총 지역본부의 활동가가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건을 보면서 많이 놀랐어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이 생겼어요. 전태일열사의 죽음과는 다른 상황이었던 것이죠. 활동가들의 걱정과 인간적 고민들을 누군가 챙겼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권위적이고 남성주의적 문화를 바꾸려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노력을 했지요. 그러다가 교육만으로는 부족하고 누군가 힘들 때 들어주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어요. 그런 공부를 하다가 길목의 심심 활동을 접하게 되었어요.

 

쌍차자살기사_resize.jpg

(출처: 경향신문 인터넷판)

 


Q : 노조활동가로서 상담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A : 돌이켜보면 인간은 누구나 자기의 얘기를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 얘기를 하지 못하고 담아둘 때 마음의 병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게 되요. 그런데 노동조합 활동은 ‘단결, 투쟁’이라는 목표를 향하여 끊임없이 전체에 대하여 쏟아내는 활동이다 보니 개인의 얘기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개인에 대하여 물어보면 자기 얘기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노동조합 실무자로 일할 때 노조 규정 중에 노동현장에 정기적으로 가서 노조원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과 소통하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 때는 그 일을 업무로만 봤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맞는 말이고 맞는 규정이었죠.   

 

Q : 상담의 핵심은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알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는 상당한 훈련이 필요한 것 같은데. 들어주는 것을 잘 하는 편인지요?
A : 말을 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누군가 얘기를 하자고 하면 저의 주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히 들어주어요. 충고나 판단을 하거나 자기 얘기를 하는 것 보다 오히려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를 물어봐 주고 가능하면 좀 더 깊은 질문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배웠습니다. 말하는 사람이 답답함을 쏟아내면서 자기의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노조 활동을 하면서 현안에 대하여 방향을 제시하고 해법을 찾으려는 방식이 익숙하지만 그런 태도는 상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Q : 상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사회적 분위기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A : 민주노총의 경우를 봐도 그런 것 같아요. 내부적으로 상근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상담활동을 하자고 제안하면 상담보다 중요한 일들이 많다고 하며 반대하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그 분들이 상담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요. 민주노총이 지향하는 바가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것인데 개개인의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직도 상담을 권유하면 반발하는 조합원들이 있지만 심심활동과 ‘통통톡’과의 연대활동을 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2주 간격으로 심심모임에서 자기 얘기를 하면서 치유를 받는 느낌을 자주 경험해요.            

 

 

통통톡IMG_20171125_205836_891-1_resize.jpg

 

 

Q : 남성의 경우 체면이라는 사회현상이 자기를 들어내고 표현하기 어려운 원인이라고 생각되고 이것이 상담을 진행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생각되는데요.
A : 남성을 상담하는 일이 더 어려운 이유가 체면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적인 사고가 우리사회를 지배해 왔지요. 예를 들면 남자는 살면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표현도 그렇고요. 예전에 항공분야에서 일하는 젊은 남자 노조원들에게 성희롱 예방 교육을 했는데 쉬는 시간에 조합원들이 저에게 남자는 성희롱을 당해도 체면 때문에 쪽 팔려서 얘기를 하지 않아서 통계가 적게 잡히는 것이라고 얘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아니다’ 라고 얘기해보면 점차 바뀔 것이라는 조언을 해준 적이 있어요.     

Q : 상담 전문가로서 가족 내의 소통 특히 아이들과는 어떠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 상담 공부를 하면서 아이들과의 대화, 소통 방식을 생각해 보면서 잘못했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어요. 그 때는 노조활동에서 경험한 방법을 아이들에게도 적용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가족회의를 하면서 계획을 세운다거나 아이들에게 네 생각이 뭐냐고 얘기해보라는 식으로 소통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먼저 얘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좋은 상담가에게는 상대방이 먼저 얘기를 하자고 찾아오듯이 좋은 부모도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Q : 친구들을 만나면 어떤가요? 주로 듣는 입장인가요 아니면 얘기를 하는 편인가요? 
A : 과거에는 주로 들어주었고 듣는 역할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상담을 공부한 이후에는 저의 얘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불편했던 경험이나 어려운 일들을 얘기하는 것이 나를 지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쉬워진 것 같아요.   

 

Q : 노동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상담활동을 진행하기에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상대적으로 폭 넓은 이해와 대응이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A : 예, 아니오로 대답할 성격의 질문은 아닌 것 같아요. 정혜신 선생과 같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공부 하면서 적정심리학 얘기를 한 것이 기억납니다. 현대인의 많은 아픔이 병적인 것도 있지만 사실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함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런 치유의 공기, 치유의 물결, 흐름을 일상 속에서 만드는 것이 전문가가 치료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했어요. 그런 방식을 통해 치유의 가능성이 보편적이 되고 많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저도 적정심리학의 생각에 동의하며 심심활동을 통해서 그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적정심리학 : 정혜신著 ‘당신이 옳다‘ 중에서.....‘적정한 기술이 사람의 삶을 바꾸듯 적정한 심리학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이론이 아닌 실생활에서 실질적인 위력을 갖는 실용적인 심리학 정도로 바꾸어 설명할 수도 있겠다. 나와 내 옆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소박한 심리학을 나는 ‘적정심리학’이라 이름 붙였다.’)

Q : 적정심리학 부분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합니다.
A : 정혜신 선생의 책 ‘당신이 옳다’에 나오는 사례 중에 아프리카 어느 마을에서 아이들이 아침 일찍 물동이를 지고 물을 길러 먼 길을 가야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아이들은 무거운 물동이에 들고 가기에 힘도 들고 이동하면서 물도 흘리게 되었는데 어떤 디자이너가 큰 공 모양을 굴릴 수 있는 물통을 고안해서 물 긷는 고된 작업이 즐거운 놀이로 바뀌었다는 예가 나와요. 이런 단순한 기술이 아이들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는 설명이었지요. 저의 노조활동이나 심심활동도 적정심리학의 원리와 같이 누구나 갖고 있는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일상 속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어요.  

Q : 30여년 노동활동을 하면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경험을 하면서 애환도 많고 기억나는 일들도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짧게 그 시간을 되돌아보며 소회를 말씀해 주세요. 
A : 한마디로 지난 삶의 여정이 행운의 시기였다고 말하고 싶어요. 83년 대학에 가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얘기를 들었고, 아버지로 부터 민중의 삶의 애환을 들었고 그로 인해 대학을 졸업하면 운동적인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노조활동도 1987년 민주화 대투쟁 과정에 들어갔기에 현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공공운수노조 활동을 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고, 10년 전부터 치유활동을 하게 된 것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었으면 여전히 원칙을 강조하고 타인의 상황에 민감한 삶을 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Q : 아버지가 현재 살아가는 삶의 모습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A : 상이군인이었던 아버지는 민주와 민중 같은 이념이 아니라 살아가는 모습을 통하여 영향을 주었던 것 같아요. 대학3학년 때 후배들을 데리고 집으로 농활을 왔는데 아버지가 술 한잔 드시고 푸념처럼 말씀을 하셨어요. 아무리 농사를 지어도 살기 어려우니 대학생인 너희들이 대통령에게 이런 현실 얘기를 전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것으로 제도나 정책을 개선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판단한 저는 운동을 통하여 해결해보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아요.

Q : 현재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에 대하여 설명해 주세요.
A : 공공운수노조는 민주노총에 가입되어 있는 산별 노조 중에 가장 큰 노조입니다. 현재 민주노총 조합원이 100만명 정도인데 그 중 공공운수노조원이 23만명 입니다. 3년 전까지는 금속노조가 가장 큰 산별 노조였지요.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공적 영역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홈페이지의 소개 글 ->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가 함께 하는 민주노총 산하 최대의 산별노조입니다. 중앙과 지방정부 산하 공공 및 행정기관을 비롯해 전체 (관외)공공부문과 연관 민간부문 일자리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국민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발전·가스 등 에너지, 병원, 학교, 우편, 공공연구기관, 경제사회단체, 전문기술, 문화예술,청소, 시설관리 등을 포함합니다. 철도·지하철, 버스와 택시, 도로화물·물류·택배, 항공부문(항공·공항), 항만 등 전체 운수산업 노동자들이 함께 하며, 어린이집, 노인·장애인 요양 등 돌봄 사회서비스 부문의 여러 업종 노동자를 포괄합니다. 한국의 공공부문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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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길목의 도시락 싸들고 활동은 알고 계시지요. 그 동안 여러분의 헌신적인 활동으로 진행하다가 현재는 재정비를 위하여 잠시 활동을 쉬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A : ‘도싸’라는 약자 이름은 제가 지어준 것입니다. 무엇보다 훌륭한 치유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살아가는데 밥이 중요하지요. 장기투쟁사업장의 경우 매식을 하거나 컵라면등을 자주 먹게 되는데 마음을 담은 따뜻한 도시락을 앞에 놓고 함께 먹으며 얘기를 나누면 사람다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치유의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장기투쟁으로 갈수록 내부적으로도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도시락은 더욱 큰 위로가 되지요.

Q : 도시락을 직접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도시락을 사가지고 가는 것은 어떨까요?
A : 그러면 도시락을 함께 먹는 느낌이 줄어든다고 생각해요. 도시락을 사가는 활동은 노조간부도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되거든요. 반찬이 몇 가지 안 되더라도 직접 손수 만들어가는 과정이 밥을 먹는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따스함과 사람의 정을 느끼게 해주어요. 도시락을 준비하는 분들의 지속적인 수고가 염려는 되지만 향린교회에 있는 주방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 길목의 활동에 대하여 바라는 것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마디 부탁합니다.
A :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구체적인 집행은 중심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잘 하리라 봐요. 심심활동을 준비하는 첫 모임에 참석했을 때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장기투쟁사업장과 노조활동가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관심을 갖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도 노조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보상 받는 기분이 들지요. 화려하거나 크지 않은 활동이라도 마음을 담아 전하는 활동이 아름답고 뜻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시간 1시간 30분,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심리상담에 관한 수업을 듣고 노트 정리를 하는 기분이다. 지난 4월호 이은경 조합원의 인터뷰가 심리상담에 관한 담론이었다면 이번 인터뷰는 좀 더 실질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내용이었다. 한국사회에서 민주노총 같이 중요한 조직이 조합원 개개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마음건강을 챙기는 일에 지금보다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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