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3 윤석열의 친위쿠데타 내란은 이 땅의 민중에 의해 진압됐고, 넉 달 동안 여의도, 남태령, 한남동, 광화문으로 이어진 '빛의 혁명'에 의해 마침내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됐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6.3 대선에서 내란잔당·극우 아스팔트세력과 극우 혐오정치세력을 제압하고 마침내 민주정부를 다시 세웠습니다.
저렇게 무지·무능·비열한 자가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나 싶을 정도의 참담한 심정으로 3년 동안 윤석열 정권의 무능·폭압정치를 견뎌내어 다들 감개무량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1주일 정도(?)는 기쁨이 감정을 유지하셔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비상계엄과 쿠데타는 뿌리가 깊습니다.
이승만이 제주도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인과 경찰, 극우깡패 서북청년단을 동원해 수만 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1948년 제주 4·3
박정희가 군대를 동원하여 국회를 봉쇄·해산시키고,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친위쿠데타를 일으켜 종신집권을 꾀한 1972년 10월 유신
전두환이 1979년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군을 장악한 뒤 1980년 전국에 비상계엄을 내리고 군대를 동원해 광주에서 수백 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광주 5·18
내란잔당세력이 41.15%의 지지를 받는 놀라운 현실은 단죄받지 않은 긴 역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바라는 대한민국은 윤석열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12.3 내란 1주일만에 1,500여 개 단체가 모여 구성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이나 윤석열 파면 이후 바뀐 이름 '내란 청산·사회 대개혁 비상행동'에도 여전히 '사회 대개혁'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무장 군인과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서며, 응원봉으로 광장에서 빛의 혁명을 일으켰던 여성·노동자·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대선 과정에서 묻히는 것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10대 공약에서 '여성 의제'는 사라졌고,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직접 "더 많은 대화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발언했으며, 원전 유지, 무기 수출 확대가 그의 공약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주정부기 세워졌더라도 "하느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된"(창세기 1:28) 존엄한 인간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 평화 군축으로 평화로운 한반도,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았던"(창세기 1:31) 창조 세계의 생태정의, 아이들이 행복한 경쟁 없는 교육, 하느님을 팔아 탐욕을 채우는 사이비 기독교의 근본적 변화는 그냥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 땅의 현실에서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이제 더 힘을 내야겠습니다. 내란 종식을 넘어 사회대개혁, 우리가 바라는 사회, 사회적 약자를 돌보며 연대하는 길목의 길,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우리가 할 일을 변함없이 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