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여는글]

a6de88

‘자산어보’에서 길목을 보다!

posted Jan 03, 2022
Extra Form
글쓴이 윤영수
발행호수 5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AA.25770225_resize.jpg

 

 

‘자산어보’에서 길목을 보다!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불과 1년 전 2021년을 맞이했던 송년의 마음처럼 희비가 교차하는 심정으로 새해를 맞았습니다. 지난 1년 코로나의 질곡을 함께 헤쳐나온 길목의 조합원과 후원회원 모두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후로 대부분의 조직과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나간 일 년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맞이하는 일 년의 시간을 계획합니다. 길목도 조합원들 각자도 비슷한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연 올해는 어떻게 될까, 어떻게 살아야 되나?’라는 단순한 질문에 어떤 키워드들을 생각하셨는지요. 코로나와 백신, 기후변화, 미중 갈등, 대통령 선거, 종전선언, 차별금지법, K-컬쳐와 방역, 종교의 역할과 미래, 그리고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 한 해의 삶과 일을 구상하며 이런 단어들을 생각해보셨는지요.

 

연말을 앞둔 어느 날 아침, 성신여대 전철역에서 장애인들의 시위를 마주쳤습니다. 그들은 이동권 관련 ‘교통약자법’ 개정안이 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온몸으로 의사 표현을 하고 있었습니다. 20분 정도 정차된 상황에서 승객들은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고 욕설을 퍼붓는 모습도 적지 않았습니다.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정류장으로 걸으며 생각해봅니다. 이동이 자유로운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대체수단을 선택할 수 있지만 장애가 있는 약자라면 그냥 제 자리에 멈추어 있어야만 하는 것일까. 누구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선택권은 똑같이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모든 사람은 동동한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에 따르면 교통약자법은 당연히 통과되어야 하고 장애인의 이동권을 해결해 주어야 함에도 오히려 불편한 당사자가 욕을 먹으며 수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는 해방 후 역사적인 이유로 이후에는 정치적인 방해로 사회법의 입법과 인식이 다양한 부문의 발전에 걸맞지 않게 취약합니다. 노동3법의 실질적 내용과 준수뿐 아니라 최근 기업들의 재해사고 처리에 대한 입법 과정을 봐도 그렇습니다. 이런 여건 하에서 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은 간극을 채워주는 역할과 점차 사회변화의 방향을 이끌어가는 활동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의 목적과 활동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존재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자리매김할 분명한 자리가 있습니다. 

 

영화 ‘자산어보’를 보면서 양반과 평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과 글이나 책으로 삶을 얘기하기보다 땀 흘리며 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 동안 들어왔던 ‘목민심서’와 대비되는 ‘자산어보’의 가치뿐 아니라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재미있고 의미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자산어보’를 보면서 길목의 새해 모습을 오버랩해서 보면 좋겠습니다.

            

윤영수-프로필이미지.gif

 


  1. '국뽕'에 취해 살기

    '국뽕'이란 속어가 있다. 인터넷 오픈 백과사전 나무위키는 국뽕을 ‘자국에 대한 환상에 도취되어 현실을 보지 않는, 맹목적으로 자국을 찬양하는 행태를 비꼬는 인터넷 신조어로,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이다. 무언가에 기분 좋게 취해 즐기는...
    Date2022.07.05 Views67
    Read More
  2. 6월이다. 6.10과 6.25가 나란히 있는...

    그는 열아홉에 원양어선을 탔다고 했다. 일찍 학교 문을 나와버린 그가 선택한 뱃일은 그의 일생의 업이 되었다. 타고난 체격에 얼마간 고등학교에 붙어 있을 무렵 럭비부에서 근육과 뼈에 힘을 다져 넣었던 탓에 첫 일로 먼바다에서의 어부가 가능하였으리라....
    Date2022.06.02 Views126
    Read More
  3. 초록초록으로 물들어가는 푸른 달

    이 산 저 산, 연둣빛이 가시고 온통 초록초록으로 물들어가는 푸른 달 5월입니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정도로 코로나19의 위협이 완화된 지금, 지난 2년 남짓의 삶을 돌아봅니다. 팬데믹과 함께 제시된 새로운 삶의 표준(New Normal)에 적응하여 변화하고...
    Date2022.05.03 Views154
    Read More
  4. 새로 시작하는 4월

    드디어 4월입니다. 눈을 들면 온통 꽃 천지입니다. 하얀 매화, 노란 산수유, 개나리와 민들레, 분홍 진달래, 진분홍 복사꽃, 우아한 흰 목련…… 메마른 겨우내 꽃피는 봄날은 기다렸습니다. 생명이 소생하는 4월은 부르는 이름도 많고 기억할 일...
    Date2022.04.05 Views179
    Read More
  5. 검은 호랑이 해

    검은 호랑이 해 올해가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나 벌써 3월이 되었습니다. 봄의 기운이 서서히 일어나는 듯 베란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 산은 앙상한 가지 사이로 푸른 잎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역사적인 하루, 2022년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
    Date2022.03.09 Views155
    Read More
  6. 검은 호랑이 해

    검은 호랑이 해 코로나 19가 아직도 우리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기지개를 켜고 여러 활동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2월에 청년 활동을 시작하고, 3월부터는 서울 성곽문화기행을 시작으로 그동안 중단되었던 대면 활동들을 재개하려고 합...
    Date2022.02.04 Views143
    Read More
  7. ‘자산어보’에서 길목을 보다!

    ‘자산어보’에서 길목을 보다!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불과 1년 전 2021년을 맞이했던 송년의 마음처럼 희비가 교차하는 심정으로 새해를 맞았습니다. 지난 1년 코로나의 질곡을 함께 헤쳐나온 길목의 조합원과 후원회원 모두의 평안...
    Date2022.01.03 Views166
    Read More
  8. 공감과 좌절

    공감과 좌절 ‘선생님은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 편만 들어주는 것 같아요. 그런 선생님이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몹시 화가 나요.’ ‘선생님은 변했어요. 선생님이 처음에는 부드럽고 따뜻했는데, 이제는 아주...
    Date2021.12.04 Views169
    Read More
  9. 세월의 두께만큼 쌓인 관성을 깨기 위해서

    세월의 두께만큼 쌓인 관성을 깨기 위해서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대선 정국에서 난데없이 한 야당의 유력 후보가 전두환에게 배울 게 있다고 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발언 영상과 그 이후의 유감 표명 영상까지 보니 평소 생각이 드러난 것 같...
    Date2021.11.01 Views139
    Read More
  10. 길목을 생각하며

    길목을 생각하며 11년 전에 제가 처음 접했던 향린공동체는 경이로움과 기쁨의 그 자체였습니다. 오랫동안(모태신앙, 49세까지 보수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들꽃향린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신앙과 삶을 발견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나의 안...
    Date2021.09.28 Views14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