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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국의 걸으며 생각하며]

  1. 걷자, 달리 뭐

    아들이 입원한 병실의 한쪽에 54세의 남성이 들어왔다. 같은 또래다. 곁눈으로 슬쩍 훑고 상념에 잠긴다. 건장하고 단단한 몸이다. 왼쪽 발목 아래가 없다. 아직 붕대가 감겨 있는 것으로 보아 사고가 얼마 전이었고 어떤 사정인지 신장내과에 전원 온 것으로...
    Date2022.10.03 By관리자 Views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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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이 눕는다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풀은 다만 흔들릴 뿐이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지도 않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지도 않는다 풀은 그저 흔들린다 바람 부는 대로
    Date2022.09.03 By관리자 Views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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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마침내 단일한 안개

    온종일 비를 맞으며 산행하였다. 친구들과 무리 지어 소백산을 오르며 중얼거렸다. 혼자라면 절대로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크고 넓고 끊임없이 이어진 자욱함을 혼자는 감당하지 못하였을 것이라며... 구름이었다가 간혹 조금 굵은 빗방울이 되었다가...
    Date2022.08.02 By관리자 Views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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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비와 산행의 가운데

    6월 24일 금요일 밤, 장마가 소강상태다. 쾌재를 불렀다. 내일 아침 산을 오르자고 급히 번개를 쳤다. 이튿날 아침, 산행을 예고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 응답이 없다. 코로나 시국을 건너며 혼밥과 혼술이 흔한 명사가 되었다. 그런데 홀로 오르는 ...
    Date2022.07.05 By관리자 Views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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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성곽길을 걸으며 나이듦을 생각하다

    한양도성길 걷기를 길목의 사업으로 해보자는 제안이 무려 이사장님으로부터 왔다. 두말하지 않고 수락했다. 걷기를 좋아하고 더구나 대부분의 성곽이 산에 있어 산행을 즐겨하는 나로서는 매번 회의만 참석하다 이제야 회원들을 위해 뭔가 실질적인 것을 할 ...
    Date2022.06.02 By관리자 Views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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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푸른 이끼 위 꽃잎

    난설헌의 시를 받은 것은 봄비가 흩날리는 날이었다 담장 기와에 떨어진 살구꽃을 보며 난설헌은 무얼 생각했을까? 봄비 (許蘭雪軒) 春雨暗西池 춘우암서지 輕寒襲羅幕 경한습라막 愁倚小屛風 수의소병풍 墻頭杏花落 장두행화락 서지에 봄비 자욱하고 찬 기운...
    Date2022.05.03 Byadmin Views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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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길들여지지 않는

    길들여지지 않는 지구촌 한쪽에선 어떤 권력자가 ‘No Fly Zone’이 필요하다고 뉴스에 나올 때마다 애절한 얼굴로 호소한다. 그들 스스로가 지킬 수 없는 하늘을 누군가 대신해서 지켜줄 수 있을까? 권력자의 집무실이 있는 곳은 ‘No Fly Zon...
    Date2022.04.05 Byadmin Views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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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냉장고 교체에 관한 보고서

    냉장고 교체에 관한 보고서 ‘별도 달도 따다 주마’ 이런 낯간지러운 레토릭을 살며 주워섬긴 적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별도 달도 따다주겠다는 의지가 없었던 바는 아니다. 교회가 이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주방에서 사용하던 냉장고를 ...
    Date2022.03.02 Byadmin Views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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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그림자 철창에 갇힌 고양이

    그림자 철창에 갇힌 고양이 겨울이 길다. 여름 이야기 하나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예전에 써 두었던 글을 뒤적였다. promenade plantée (나무가 심어진 길) 파리 12구에는 서울역 고가 보행로 ‘서울로 7017’의 원조...
    Date2022.01.31 Byadmin Views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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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사유의 방을 거닐며

    사유의 방을 거닐며 저녁 모임 장소는 용산이다. 약속한 시각까지 여유가 있다. 시간을 내서라도 용산에 가야 할 이유가 있는데 몸은 이미 용산에 와 있고 시간까지 넉넉하니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국립중앙박물관에 마련된 사유의 방으로 향한다. 일박이일 템...
    Date2022.01.03 Byadmin Views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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