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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8공구와 수라갯벌과 제67회 팽팽문화제
2026년 7월 25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
군산 중국음식점 복성루 옆에 줄을 섰다. 동기들은 40분에 도착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5월 서울시 종로구 '공간풀숲' 옥봉생태평화센터 기금 마련 전시회 <평화여 멀구나>에 와서 작품을 하나씩 구매해 준 강재훈사진학교(現 아카데미) 60기 동기들. 그때 팽팽문화제에 한번 와보시라고 한 것이 7월로 정해졌다. 오는 김에 1박 2일 여행으로 추진되었다. 그리고는 한 대의 차량으로 새만금 8공구 산단과 수라갯벌을 향해 갔다.
복성루는 돼지고기 짬뽕이 유명하다. 한 번 맛보면 그것만 먹으러 군산에 다시 오고 싶을 맛. 하지만 이날 다섯 명 중 나만 물짜장 맛이 궁금해 시켜보았다. 그 결과 다음에는 다시 짬뽕을 시킬 듯. 식사 후 숙소로 가 카페에서 커피와 빵을 먹으며 준비해간 수라갯벌과 새만금신공항 자료를 설명했다.
오후 1시 55분
카메라 한 대씩 어깨에 멘 동기들은 새만금 8공구를 보자 비감의 탄성을 지으며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건너편 숭어 장승이 세워져 있는 수라갯벌로 가서는 말라가는 갯벌을 밟아보았다.
오후 3시 제67회 팽팽문화제
600년 팽나무 앞 팽팽문화제의 이번 달 주제는 '도란도란 이야기 마당'이었다.
도란도란 1.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재판 2심
먼저 딸기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에 관해 이야기했다.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 범위를 13km가 아닌 5km로 축소한 것과 이 사실이 2024년 12월 29일에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보다 연간 예상 조류충돌횟수(TPDS)가 650여 배로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오는 8월 26일 오후 4시 서울고등법원 2심 최후변론 공판에 많은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자세한 설명을 위해 전북녹색연합에 게시된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2심 3차 변론 진행 [보도 자료]를 공유한다.
<주요 석명사항>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서천갯벌과 관련하여 기존에 지정된 유산구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기존 면적이 확대되었거나 확대될 예정인지 여부, 권고사항 중 '유산의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 개발에 대한 관리' 부분과 새만금 신공항 설치 사업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새만금신공항 사업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 지표가 0.479인데, 과거 또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국책사업에서 경제적 타당성 지표가 위와 같이 낮은 상황임에도 시행되었거나 시행 예정인 사례가 있는지.
새만금신공항 계획지역은 연간 예상 조류충돌횟수(TPDS)가 무안공항보다 수치상 13km 지역은 최소 144배, 최대 635배로 나타났음. 피고는 이 수치가 잘못 산정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더라도 무안공항의 수치와 비교해 보았을 때에도 최소 144배 위험하다고 나타났는데 쌍방 다시 검토하고 의견을 주면 좋겠음.
새만금신공항의 조류충돌위험성 평가할 때 영국의 기체손실 가능성이 적용된 모델을 이용해서 항공기 완파사고를 감안해서 모델을 설정하는데, 새만금신공항 평가 시 영국 모델은 제외한 채 평가를 했음. 기본계획 설립 당시에는 무안공항의 참사 사고가 없었는데 지금은 발생한 상황이라면 조류충돌 위험성을 평가할 때 영국의 기체손실 가능성을 토대로 위험성을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서 의견을 주면 좋겠음.
무안공항 참사 사고 이후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 등 항공안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항시설법을 개정하고 지금 시행하고 있는데, 규정을 보면 국토부에서 1년 이내에 예방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에 따른 국토교통부의 현재 진행상황은 어떠한지, 이러한 조류충돌 예방기본계획에 포함될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피고 측에 따르면 원고 측이 원고적격에서 침해된 이익으로서 소음만으로 심리를 해야 하는데, 본안에서 조류충돌 등을 포함하여 심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 집행정지 사건에서는 신청인 적격과 회복할 수 없는 부분만 판단하는 것이 맞고, 집행정지가 아닌 본안 사건에서는 적법성 통제의 성격이 있어서 위법성 전반에 대한 심사를 한 것임. 재판부의 이해가 잘못된 것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 준비서면에서 정확하게 표현을 했으면 좋겠음.
조류충돌로 인한 항공안전성, 경제성,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안전임. 피고 측이 무안 참사 전에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했던 부분에 대해 사고 이후 현 상황에서도 여전히 공항 건설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고, 항공안전에 대한 대책을 보다 더 분명하게 주장·증명할 필요가 있음.
조류충돌 저감방안과 관련하여 조류 레이더는 조류 탐지만 하는가 퇴치도 하는가. 세계 각국에서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주장과 입증 필요.
피고 측이 조류충돌 예방문제에 대해 향후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실효성 있는 저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는 조류충돌 문제는 다시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다투는 쟁점이라고 주장하고 있음. 그렇다면 무안 참사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인지.
위와 같은 재판부의 질의 사항과 관련하여 원고 측은 피고가 조류충돌 위험성 평가 범위를 13km가 아닌 5km로 고의적으로 축소한 것에 대해서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는데, 5km 범위 내에서 조류충돌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에 대해 준비서면을 통해 구체적으로 석명을 구하기로 하였습니다.
피고 측은 재판부의 질의사항과 관련하여 새만금신공항이 군산공항과 공역이 대부분 겹치기 때문에 서천갯벌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TPDS 수치와 관련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과 확실한 과학적 방법론이 있는 상황이라면서, 새만금신공항 조류충돌 위험과 관련하여 군산공항과 이격이 얼마 안 되어 있어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계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 TPDS에 대한 원심의 심각한 오류가 있었는데, 운영 중인 공항과 운영 중이지 않은 나대지 상태의 공항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4차 변론을 7월 15일 오후 3시 30분에 진행할 예정이며 쌍방의 서면 공방과 서증, 사실조회 부분을 진행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8월 26일 변론을 종결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어제 진행된 3차 변론에서는 현 재판부가 제주항공-무안공항 참사 이후 조류충돌과 관련한 항공안전을 이 사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쟁점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국민소송인단은 향후 진행될 변론을 통해 한국환경연구원 등의 사실조회 회신자료, 전문가 의견서 등을 통해 조류충돌 위험성과 대체서식지의 허구성 등에 대해 주장 입증할 계획입니다.
2026년 6월 18일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국민소송인단·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도란도란 2. 수라갯벌 습지지정운동
이어서 오이의 순서였다. 지금 이 땅의 소유주인 국방부가 마을 주민을 내쫓고 토지 수용을 강제로 했는데, 오래전부터 미군에서 이 땅을 미군기지로 공여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이 땅에 600년 팽나무가 살고 있으니 이곳이 전쟁기지가 되지 않도록 나무에 기대서 같이 이곳을 지키는 활동을 하는데, 시민의 힘으로 팽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되었다고.
"군산시에서는 올해와 내년까지 용역을 줘서 어떻게 하면 이 팽나무를 잘 보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우리한테 굉장히 낯선 출입금지,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저 펜스가 쳐진 거예요. 근데 이게 제대로 이 나무를 보호하고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좀 더 가까이 가서 나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은 이후에 계획이 나온 후에 만든다고 하고요. 시청을 만나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에 참 놀라웠던 이야기 중 하나는 이 팽나무의 뿌리가 펜스 너머 1미터까지 있다는 거예요. 확인됐대요. 진짜 놀랍죠?"
(팽나무의 뿌리 깊은 생명력을 확인한) 군산시청은 2030년 정도 되어야 관람 동선이나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데, 국방부는 이곳에 시민들이 자꾸 들어와서 활동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굉장히 중요한 행동이다. 한 달에 한 번씩 팽팽문화제를 열지만, 만약 이후에 국방부가 여길 닫으려고 한다거나 이곳을 조금 더 관리하려고 한다거나 해서 팽나무와 시민들이 더 멀어지는 상황을 만들고 싶어 할 때 우리가 같이 언제든지 나서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아래 수라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 링크를 올린다. 뜻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다.
대안은 있다, 수라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수라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
Designate the Sura Tidal Flat as a protected wetland area.
https://campaigns.do/campaigns/1872
도란도란 3. 첫 방문객들 인사
더덕은 하제마을 팽나무 관련 온라인 서명이 시작되면 협조 부탁한다며 이날 처음 온 분들에게 마이크를 돌렸다. 전주와 인천과 서울과 파주 등지에서 열 분 정도 방문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에서 왔고요. 황석영 작가님 소설 읽고 팽나무 보고 싶어서 왔고, 오면서 새만금을 지나만 갔지 이렇게 숨겨져 있는 많은 이야기가 있는지 이제야 알아서 이제부터 좀 더 관심 갖고 지켜보고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같이 인천에서 왔고요. 저희는 '청지기'라는 독서 모임을 같이 하고 있거든요. 거기에서 이번에 황석영의 <할매>를 읽고, '할매'라고 불리는 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왔습니다. 이 나무로 인해서 환경보호도 하고 이런 활동까지는 몰랐는데 와서 이렇게 알게 된 게 굉장히 기쁘고, 소감을 말하게 될 줄도 몰랐는데 반갑습니다."
"저희는 오늘 아침 7시에 만나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늘 여기 팽팽문화제에 참여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좀 궁금한 게 지금 소송 2심 한다고 들었는데 제가 궁금한 건 저도 인천공항 옆에 사는데 공항이 있으면 상당히 편리하지 않습니까? 물론 망가지는 것도 있겠지만 혹시 여기 군산시민 입장에서는 찬반 둘로 나누어지는 민민 갈등은 없는지요?"
이에 더덕이 처음에는 10에서 2, 3% 정도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한 35, 40%로 반대가 많이 올라갔다. 기후라는 것과 생명 다양성이 더 중요한 시대로 가고 있는 시대적 변화를 같이 알아간다. 공항이 있으면 편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 편함보다 더 많은 것도 잃어버리기 때문에 반대하는 운동을 한다고 답변했다.
"반갑습니다. 아이들과 역사 수업을 하고 전국 답사를 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수라>라는 영화를 봤고 최근에 황석영 작가님 책을 일부러 사서 읽고 어제 군산에 있는 팽나무를 다 돌아봤습니다. 한 여섯 군데 정도 있더라고요. 만경읍 행정복지센터 등 곳곳에 있는 팽나무를 다 보고 오늘 하제마을 팽나무를 만나러 왔습니다. 무엇보다 부산에 살아서 잘 몰랐고 제가 경험해서 갖고 있는 걸 우리 아이들과 더불어 사는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좀 나누고자 오늘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는 서울에서 왔고요. 같이 사진 배우고 취미로 하는 우리 모임 중 일곱째별님이 권유해서 친구들 다섯 명이 같이 왔습니다. 저는 처음에 황석영 소설가의 <할매>를 읽었고 여기가 지금 군산인데 전에 옥구군이라고, 거기가 제 어머니 고향이에요. 저는 전주에서 자랐고요. 그래서 여기가 좀 친근한 동네거든요. 아무래도 전주에서 자랐고 고등학교까지 살았으니까 친근하긴 한데요.
이제 궁금한 건 갯벌, 자연보호 그런 걸 떠나서 왜 여기에 공항을 지으려고 하는지를 모르겠어요. 정말. 왜냐면 위험성이라는 걸 떠나서 경제적으로 지금 청주공항, 양양공항 다 엄청나게 적자거든요. 그런데 왜 또 여기에 공항을 지으려고 하는지? 그냥 KTX를 좀 더 자주 왔다 갔다 하면 더 낫지 않을까? 굉장히 많은 돈을 들여서 적자일 게 뻔한데 경제적인 이득이 전혀 없고 손해 볼 게 뻔한데 왜 공항을 지으려는 건지? 그리고 하나는 대한민국 민간 공항을 지으려는 건지, 미군 공항을 확장하려는 건지? 그것도 제가 이해하기에는 좀 명확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 땅을 미군한테 미군 공항을 확장시켜 주는 건지 아니면 정말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건지에 대해서 좀 의문이 생깁니다. 감사합니다."
그때 문정현 신부님께서 가운데로 걸어 나오셨다.
"공항은 필요 없습니다. 제 생각이 그렇습니다. 미군기지의 확장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미 공군 활주로가 하나 있어요. 하나 가지고 성에 안 차는 거예요. 마침 새만금 방조제가 터졌어요. 바로 미군기지 활주로 옆에 수라갯벌이에요. 여기에 활주로 하나 더 만들어서 기존 활주로와 연결하고 관제탑도 그리로 옮기는 미군기지 확장이에요.
여기 예전에 군산-서울 비행기 뜬 일이 있습니다. 없어졌어. 왜? 수요가 없어서. 누가 전주에서 여기까지 와서 비행기를 탈 것이며 익산에서 와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 갈 것이며. 국제선은 있지도 않았고. 그래서 사람이 없으니까 없어질 수밖에. 그런데 바로 국제공항이라고 정부가 얘기하는 거는 미군기지 확장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미군기지 확장이라고 하면 시민들이 반대하는데, 공항이라고 하면 전북에 공항이 있으면 좋지 않겠어요? 이렇게 얘기하지. 속이는 거지. 참 대한민국 정부 한심해요. 왜냐하면 이거는 여나 야나 보수나 진보나 정권 다 똑같아요.
역대 대통령 얘기할까요? 김영삼 똑같아. 김대중 똑같아. 김대중은요, 제 감옥 동기입니다. 같은 사건으로 재판받고 서울구치소에 살면서 같이 재판받고 형 받고 징역살이하고, 그리고 동기라고 살았는데, 김대중 선생한테서 내가 멀어진 거는 그분이 야당이었을 때 '새만금 방조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놓아둬야 합니다. 설령 손상됐더라도 자연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옳거니, 우리 김대중 당 대표, 이랬죠. 그런데 대선에 출마하고는 전라북도에서 이거 빨리 끝내야 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에라이 당신도 마찬가지. 그 뒤로 가까이하지 못했는데 그 이후 대통령들 똑같이 새만금 방조제 빨리 해야 된다고. 그 이유는 전두환, 노태우가 전라북도 도민들에게 헛바람을 넣어서 그래요. 사람들이 이거 빨리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 여론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 거야. 참 비극이죠. 비극입니다. 진짜.
그리고 팽나무 지켜야지요. 600년이니까. 이조가 500년이니까 그렇다면 고려 말부터 컸던 나무 아닙니까? 얼마나 귀한 나무냐고. 이걸 못 지켜? 이걸 지켜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요. 그래서 지금 67차 (팽팽문화제) 매월 셋째 주일 맞는 토요일 오후 3시. 그러면 5년 넘었죠? 앞으로도 5년 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팽나무를 지킴으로써 오히려 목소리가 커질 뿐만 아니라 이 공항도 막아낼 수 있고 새만금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답이 됐나요? 고맙습니다."
다음은 성미산학교 졸업생 중 한 명이 발언했다.
"평화바람 집 옆 옥봉생태평화센터 '새사람' 구경하러 갔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다음에 왔을 때 거기서 같이 자고 같이 모여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에 저희 학교에서 레스토랑 행사 열어서 자금도 모아서 전달하고 그랬거든요. 여러분도 관심을 가지실 수 있길 바랍니다."
이어 군산시립예술단 금관 5중주 연주단이 소개되었다. 팽팽문화제에서 다섯 번 정도 연주한 경력이 있는 이 예술단은 두 달 전에 108명 정도의 단원이 수라갯벌과 팽나무를 체험했다고 한다. 이번에 선곡할 때 많은 생각을 했다는데, 베트남 전쟁 때 좋은 세상을 바라며 만들어진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 What a wonderful world!(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요!)'와 1970년대 스페인 철권정치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힘들었을 때 사랑을 정말 많이 받은 곡 '에레스 뚜 Eres tú(당신입니다)'를 연주했다. 두 곡 연주 후 앙코르가 연호되자,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 Amor Fati(운명을 사랑하라)'가 연주되었다. 더덕과 오디 등이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팽팽문화제 프로그램 뒤에는 늘 풍성한 식탁이 마련되어 있다. 영길 셰프의 감자떡과 기름에 볶은 통감자와 수박과 미숫가루로 여름을 맛있게 한 입 베어 물며 제67회 팽팽문화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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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역사 기행
2026년 7월 26일 일요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오전 10시 동국사에 도착했다. 몇 번을 가보았지만, 해설사의 해설을 청해 들은 건 처음이었다. 입구 오른쪽에 분홍 꽃을 활짝 피운 배롱나무 아래 기둥이 있는데 기둥에는 '此門不門(차문불문: 이 문은 문이 아니니 누구나 드나들 수 있다)'이라고 쓰여 있었고, 그 아래는 '錦江寺(금강사)'라는 이름이 있었다. 보통 불교에서 말하는 金剛(금강)이 아닌 지척에 흐르는 금강이었다.
'동국사는 1909년 일본 조동종 승려 우찌다 스님이 일조통에서 금강선사란 이름으로 포교소를 개창하고, 1913년 현 위치로 옮겨와 대웅전과 요사를 신축하였다. 1945년 해방을 맞아 정부로 이관되었다가, 1955년 불교전북교당에서 인수하고 당시 전북종무원장 김남곡 스님이 동국사로 개명하고, 1970년 대한불교조계종 24교구 선운사에 증여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니까 선운사의 말사인 셈이다.
해설사는 고은 시인이 그곳에 거주했었다는 것과 기둥에 새겨진 '盧熙潤(노희윤)'이라는 한자는 단명할 운명인 자식의 이름을 기둥에 새겼으나 결국 단명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다른 쪽 기둥에는 동국사라는 이름이 있고 그 뒤론 키가 훌쩍 큰 삼나무가 있었다. (동국사를 건축한 나무가 삼나무라고 한다.)
동국사는 세 가지로 국내 유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인데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없애지 않고 당시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해서 보존한 것, 또 소녀상이 있는데 그 소녀상은 앉아 있지 않고 맨발로 서 있고, 그 뒤에는 일본의 참사문이 있는 것. 일본이 사과했기에 소녀상 소녀의 손이 펼쳐져 있다고 했다. 위안부가 아닌 정신대. 그들은 대부분 집안의 남동생과 오빠를 위해 돈을 벌러 타국에 간 희생양이었다. 그곳이 공장이 아닌 군부대라는 걸 알게 된 건 전쟁터인 현지에 도착해서였다. 가족을 위해 희생했건만 돌아온 고향에선 그들을 수치스러워했다. 가해국은 사과하지 않고 고국은 2차 가해를 했다. 80여 년 전 단발머리에서 멈춘 그들의 형상인 소녀의 손을 몇 해 전 잡아주고 왔었다. 내게 그러한 감수성을 알려준 사람 덕분이었다. 소녀상 앞에는 배롱나무 중 드물게 흰색 꽃이 소녀의 저고리처럼 처연하게 피어있었다.
(사진 : 동국사 소녀상)
공사로 쌓인 흙더미 뒤 참사문 말미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었다.
'우리들은 다시 한 번 맹세한다.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그리고 과거 일본의 억압 때문에 고통을 받은 아시아 사람들에게 깊이 사죄하면서 권력에 편승하여 가해자 입장에서 포교했던 조동종 해외 전도의 과오를 진심으로 사죄하는 바이다.'
1992년 11월 20일
조동종 종무총장 大竹明彦
동국사는 정방형 단층 팔작지붕 홑처마 형식의 에도시대 건축 양식으로 지붕 물매는 75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대웅전 뒤에는 대나무 숲이 울창한데 일본산 대나무라고 했다. 대웅전에선 스님이 독경 중이었는데 우리나라와 군산의 복을 빌고 있었다.
그 앞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2층에서는 6월 16일부터 10월 11일까지 <나라를 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과 공동기획전시 중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와 더불어 군산과 임시정부 요인들이 맺은 특별한 인연을 조명하고 있었다. 군산 사람들은 군자금을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함께했고 광복 이후 임시정부 요인들이 환국할 때 군산비행장을 이용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군산비행장은 이후 미 군정에 의해 미 공군기지가 되었고 지금은 그 옆 새만금을 간척하면서 수라갯벌에 제2비행장인 새만금신공항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탁본을 하고 군산 출신 독립운동가를 보며 우리는 윤동주와 조선족을 이야기했고 그 말을 꺼낸 D가 전주 신흥고등학교 출신임을 알게 되었다. 정지용의 시 <그대들 돌아오시니> 앞에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생 항쟁을 기억했다.
오전 11시 20분, 마리서사에 갔다. 독립서점 주인을 꿈꾸는 B를 위해 마련한 코스였다. <길목인>에 '작은책방 유랑기'를 연재했던 그이의 눈에 마리서사는 책 배치와 소품 등 주인의 안목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여러 번 가보았지만 이번에 내 눈에 띈 것은 '활자에 온몸을 기대듯 읽는다'는 문구였다. 독립서점에 가면 책을 사주는 게 예의라는 B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곳에 가면 늘 책을 샀다. 지난번 샀던 <농부달력>은 그 자리에 똑같이 있었고, 책과이음 출판사의 책이 없어 주디스 버틀러의 책을 샀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의 정원과 굴뚝을 보고는 뒷문으로 나와 관광지이자 노인 일자리 지역이 된 말랭이 마을을 지나니 정오가 되었다. 그런데 일행은 식당 대신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이곳에도 독립영웅관이 있었다. '군산의 의병항쟁'과 '호남 최초의 3·1 만세운동'보다 '옥구농민항일항쟁'이 더 눈에 띄었다. 옥구는 수라갯벌과 하제마을 팽나무가 가까이 있는 곳인데 그곳에서 항일항쟁이 있었다니, 현대의 우리가 외세로부터 수라갯벌과 하제마을 팽나무를 지키려는 정신과 상통하기 때문이었다.
3층 근대생활관에서 본 1920년대 노동운동 "먹드래도 같이 먹고 굶드래도 같이 굶자."는 낮은 책상 위 주판 앞에 앉아 연대에 관한 생각을 하게 했다. 군산 개항 초기인 1920년대에 30여 개에 달하는 노동조합을 결성한 부두 노동자들. 일본 제국주의는 식민지 노동자들을 상호 경쟁을 통해 통제하려고 했으나 노조는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고 협력하여 일을 배분하고자 했다. 3·1독립선언서를 탁본하며 군산이 지닌 자주독립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낮 1시가 지나 오징어뭇국 재료 소진으로 대신 옆 식당에서 아욱국과 콩나물국밥을 먹고, 서울에도 분점이 생겼다는 이성당은 건너뛰고 차를 가지러 숙소로 가 다음을 기약하며 해산했다. 오후 3시가 지나 대기가 뜨거웠다. 나포에 들르지 않고 곧장 귀가했다.
자전거 순례를 하러 군산에 간 지 3년 만에 어쩌다 내가 군산 기행 가이드를 하게 됐을까. 이제는 천천히 지난날을 돌아보며 꼭꼭 숨겨두었던 비밀스러운 장소들을 소개할 때가 된 것인가. 어쩌면 그 시작은 지난 겨울 순천 탐조 기행에서 움텄을 것이다. 逢佛殺佛(봉불살불)—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야 해탈하게 된다고 했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이렇게 되면 사물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자재하게 될 것이다.

글과 사진 녹취 정리 : 일곱째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