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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길목과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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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 사회적(연대)경제를 들어보셨나요?

posted Mar 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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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염율희
발행호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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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화 — 사회적(연대)경제를 들어보셨나요?

 

 

혹시 우리 길목 회원님들은 ‘사회적(연대)경제’ 혹은 ‘제 3섹터’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들어본 듯도 하고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협동조합’이라는 말은 다 알고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바로 이 협동조합을 포함하여 취약계층 중심의 자활과 관계된 경제영역, 최근 많이 들어보셨을 사회적 기업, 우리 길목과 같은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 기존 자본주의 질서의 경제와는 다른 이런 경제 영역을 ‘사회적(연대)경제’라 칭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연대)경제란, 경제를 사회로부터 분리된 차원으로 이해하는 주류경제학자들의 편협한 생각에 반발하여 탄생한 것으로, 경제에서 유리된 사회적 가치를 되찾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경제와 경제행위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효율만이 아니라 형평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제방식이며, 인간과 시장 그리고 기업의 관계에서 ‘사회성’과 ‘상호성’을 경제생활의 중심에 놓고 사회적 동기로 공동체산업을 조직하여 운영하는 경제인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연대)경제의 성격은 사회적(연대)경제의 가장 핵심조직인 협동조합에서 그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서 천명하는 협동조합 7대 원칙의 지향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협동조합은 자발적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성(性)적 · 사회적 · 인종적 · 정치적 · 종교적 차별 없이 열려있는 조직

2.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조합원들은 정책수립과 의사결정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선출된 임원들은 조합원에게 책임을 갖고 봉사조합원마다 동등한 투표권(1인 1표)을 가지며, 협동조합연합회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조직 · 운영

3.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협동조합의 자본은 공정하게 조성되고 민주적으로 통제자본금의 일부는 조합의 공동재산이며, 출자배당이 있는 경우에 조합원은 출자액에 따라 제한된 배당금을 받음. 잉여금은

(1) 협동조합의 발전을 위해 일부는 배당하지 않고 유보금으로 적립

(2) 사업이용 실적에 비례한 편익제공

(3) 여타 협동조합 활동 지원 등에 배분

4. 자율과 독립

협동조합이 다른 조직과 약정을 맺거나 외부에서 자본을 조달할 때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가 보장되고, 협동조합의 자율성이 유지되어야 함

5.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조합원, 선출된 임원, 경영자, 직원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

젊은 세대와 여론 지도층에게 협동의 본질과 장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

6. 협동조합 간의 협동

국내, 국외에서 공동으로 협력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협동조합 운동의 힘을 강화시키고, 조합원에게 효과적으로 봉사

7.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조합원의 동의를 토대로 조합이 속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

 

이제 사회적경제가 기존 경제와는 어떻게 다른지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그럼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이해를 위해 헷갈리는 용어부터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제 3섹터’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분들이 계실 텐데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사회적 경제’는 주로 불어권 및 스페인권 등의 유럽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며 ‘연대경제’는 주로 남미에서 사용되는 개념,  ‘제 3섹터’라는 용어는 주로 영국과 미국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용어만 다른 것이 아니라 내용에서도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 실제로 학계에서도 오랜 세월 용어와 범주의 통일을 이루고자 논의해 왔으나 아직은 통일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럽의 ‘사회적 경제’와 미국의 비영리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형태의 ‘제 3섹터’로 구분하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통점을 먼저 말씀드리면 결론적으로 이 두 개는 다 전통은, 호혜와 연대를 통한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3섹터는 사회적 경제와 유사한 점이 많이 있는데, 우선 각각에 포함될 수 있는 조직의 기준 설정 측면에서 살펴보면, 사회적경제조직과 비영리조직은 민간이 공식적으로 결성한 조직의 원칙, 의사결정의 자율성 원칙, 그리고 자발적 가입과 참여 원칙이라는 점 등 세 가지 면에서 유사합니다. 또한 이런 면에서 비시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행동결사 및 사회행동재단이 사회적 경제와 비영리섹터의 중요한 공통분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 조직은 사람에게 기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과 민주적 운영 원칙을 강조하는 반면에 비영리조직은 이윤의 배분금지라고 하는 비영리원칙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서로 차이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비영리섹터 관점인 ‘제 3섹터’는 비영리조직이 시장 섹터도 공공섹터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회적 필요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완적 역할을 강조하는 반면에, 사회적 경제 관점은 민간영역에서 자본의 이익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자본주의적 부문만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활동하는 대안적 부문으로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인간 사이의 장기적인 관계와 상호성, 사람들 사이의 일반화된 신뢰, 그리고 경제적 시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역량의 함양 등의 사회적 논리가 경제영역에서도 실현될 수 있다는 대안적 관점인 것이지요. 이러한 사회적 경제의 관점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접근과 구체적인 조직형태에서 미국과 영국의 비영리섹터 관점과는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주로 미국에서 ‘제 3섹터’인 비영리조직은 결사체와 재단으로 정리되며, 이들 조직은 잉여를 분배하지 않고 정부와 민간의 실패를 대신하여 활동합니다. 이들 비영리조직은 실업자, 고령자 등의 약자구제, 교육, 레크레이션, 의료서비스, 신기술개발, 도시재개발, 공해방지, 불량청소년 선도, 인종차별 금지 등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익을 발생시키고 잉여를 배분하는 협동조합, 공제조합 등은 영역에서 배제되고 있어 유럽의 사회적경제와는 차별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역사적 전통으로 인해 유럽에서의 사회적 경제 영역은 하위부문으로 협동조합(Cooperatives), 공제조합(Mutuals), 결사체(Associations) 등을 포괄하고 있으며 이들의 경계는 불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성격을 살펴보면, 비영리적 성격이 핵심이 아니라 노동의 가치를 중시 여기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호혜와 연대를 통한 구성원간의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럽에서는 사회적경제의 개념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고 19세기의 자본주의 산업화와 더불어 야기된 사회적 위험에 대비한 노동자들의 집합적 전략으로 처음 등장하였기에 비영리가 아닌 호혜와 연대로써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중심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non profit’ 과 ‘not-for-profit’을 통하여 미국의 ‘제 3섹터’ 와 유럽의 ‘사회적 경제’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non profit은 비영리조직으로 수익금이나 잉여 등의 이익금을 배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not-for-profit은 이윤을 배분하기는 하나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협동조합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not-for-profit에는 두 가지 의미가 들어있는데 하나는 ‘투입된  자본에 비해서 나눠주는 것을 극히 제한한다(이익을 창출해서 일부는 나눠 주지만 극히 제한적으로 실시한다)’ 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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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섹터 중심의 제 3섹터와 시회적 경제 섹터 비교>

 

이것으로 ‘사회적(연대)경제’에 대한 첫 안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부족하고 미흡한 글이지만 우리 길목 조합원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이후 사회적(연대)경제에 대한 글을 분기 별로 3편을 더 안내드릴 예정입니다. 저는 대체로 유럽 쪽 시각에 동의를 하는 편이라 이후 글에서는 ‘사회적(연대)경제’ 라는 용어로 통일해 사용함을 미리 양해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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