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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길목과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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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에서 ‘심심 心心’을 말하다 2

posted Feb 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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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정리 : 이화실 편집위원)

 

대담참여자.gif

 

 

심심心心프로젝트(이하‘심심’)를 아십니까? ‘심심’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해고노동자, 장기투쟁사업장의 구성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나누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주 많이 도움이 되었고, 덕분에 밝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대화와 치유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있어주세요.            
                                                     - 2017. 01. xx 김00

   활동가로의 삶을 오랫동안 살았는데, 대학원생으로서 공부하느라
   운동에 잘 참가하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상담치료로 인해 저 저신을 좀 더 수용할 수 있게 되었고
   저 자신의 삶에 좀 더 충실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 2017. 04. xx. 김00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쳐 2014년 12월 처음으로 활동가를 위한 무료심리상담을 시작해서 2017년까지 활동가 70여명의 아픔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집단 상담프로그램 ‘심심프리’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심’프로그램의 기획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현장을 찾아다니며 네트워크와 조직적인 틀을 만들고,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해온 길목의 채운석, 김지수 실행위원, 심심스터디를 이끌어주신 노경선 박사 그리고 ‘심심’과 함께 하는 모든 치유활동가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어 오늘의
심심이 가능했습니다.

‘심심’은 사회선교센터 협동조합 길목의 주요사업입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성격상 조합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폭이 제한적이어서 어쩌면 조합원들에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사업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심심’프로젝트에 대해 함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호에서는 ‘심심’의 지난 4년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짚어보았습니다.

 

 

노경선박사-3.jpg

 


노경선 박사와 함께 하는 ‘심심 스터디’

김지수 : 일단 상담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이나 정신에 대한 이론적 공부를 처음에 좀 했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상담 케이스에 대한 리뷰.. 이런 것들로 학습을 해오고 있는데, 처음에 마음이나 정신에 대한 이론적 탐구 때는 저도 교육학을 공부를 했는데, 제가 과거 대학에서 배웠던 것보다는 최신의 연구 성과들을 노경선 선생님께서 얘기해주신다는 게 좋더라고요. 사람의 마음에 대한 그리고 뇌에 대한 이해도 최근 많이 발전했더라고요. 이런 최근 연구된 뇌에 대한 얘기들이 굉장히 흥미롭고 상담하는 분들한테도 도움이 됐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귀제 : 저는 상담 공부나 심리학 공부를 한 게 없고 체계적으로 배운 것도 없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어려운 책을 굉장히 쉽게 얘기를 해주시잖아요. 어려운 개념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시니까 수업이 재미있어요. 그래서 노경선 박사님이 과제로 주시는 책은 열심히 읽고 오려 노력했어요.

김지수 : 상담 사례들... 주로 외국에서 진행된 사례긴 하지만 이런 상담 사례들을 케이스별로 살펴본 것들도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상담하시는 분들한테는 상담의 기법이나 상담의 여러 측면들을 새롭게 보는 데 도움이 많이 됐을 거라 생각돼요. 노경선 선생님이 임상 경험이 많은 분이시라 이 분이 갖고 있는 경험에 바탕을 둔 이야기들이 그런 사례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은경 : 상담자는 꾸준히 사례 연구를 하는 게 중요해요. 회기 중에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를 해야 하는데, 회기 중에 내담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기도 하고, 내담자와 소통이 잘 안 되서 관계가 잘 안 풀릴 때가 많아요. 그런 회기 중에 상담자가 놓치는 문제들을 이해하고 풀어가는 데, 노경선 박사님의 강의와 풍부한 임상경험 큰 도움이 되요. 노경선 박사님과 공부하면서 제가 계속 성장하고 깊어지는 게 느껴져요. 저뿐 아니라 상담하는 선생님들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김지수 : 이은경 선생님은 한 10년 이상 상담 경험을 가진 분이다 보니까 이분의 경험을 통해서도 학습에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학습 모임은 정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좀 어려움이 있었어요. 학습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학습의 질이 떨어지니까 제가 학습자가 몇 명이상 넘지 않도록 하자고 제안했어요. 일정 숫자 이상이 됐을 때는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새로 들어오게 하는 이런 형식으로 하자고 할 정도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보통 스무명씩 모여서 공부했지요.

 

 

심심홍보-2.jpg

 


이은경 : 노경선 박사님이 임상경험을 중심으로 이론을 강의하시기 때문에 상담 선생님들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특히 강의 중에 박사님의 사례를 예로 들어서 말씀 하실 때 내담자와 일상적인 쉬운 언어로 소통하시고 환자를 따뜻하게 품어주시는 느낌이 있는데, 그런 면이 상담 선생님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요.

조귀제 : 제가 심심에서 계속 공부하는 것은 주변에 있는 어려운 활동가들을 끊임없이 연결할 수 있는 창구 역할 이라고 생각했고요, 그걸 잘 하려면 선생님들이 얘기하시는 거 옆에서 들어 귀동냥이라도 해야하는 거지요. 이론에 대해서는 제가 뭐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이해는 못하지만 정말로 선생님들이 얼마만큼 이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 많이 느꼈어요. 같이 만들어 가는 과정들이 아주 소중했단 생각이 들고 그래서 심심이 끊이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게 됐어요.

김지수 : 이렇게 몇 년 동안 정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꾸준히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어요. 학습에 대한 욕구도 있고 좋은 선생님이 있었고 또 그리고 그것이 실천적인 어떤 장과도 연결되어 있고... 처음에 예상하진 못했지만 굉장히 절묘한 조합들이 이뤄지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이 학습활동이 진행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귀제 : 다들 바쁘시고 힘드시겠지만 저도 바쁜 사람 중에 한명이지만 심심에 왔다 가면 저도 2주일이 정말 행복해지는 거예요. 행복해진다는 게 다름이 아니라 내가 끊임없이 할 수 있는 힘, 이런 걸 얻어가는 거 같아요. 와서 선생님들 얘기 듣고 그런 과정들 자체가 저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바로 세워주고 들여다보게 만들었지요.

심리상담, 자신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조귀제 : 활동하면서 받은 상처, 답답함, 억울함 이런 것들을 풀어낼 수 있도록 개인 상담을 권하는 일이 정말 어려워요. 저도 제 주변에 보이잖아요. 그런 분들이. 저도 마찬가지지만 상담을 한 번 해볼까? 이런 얘기를 우리끼리 말하기 어려워요. 서로 뻔히 아는 사람들끼리니까 어떻게 얘기를 하겠어요. 심심이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이렇게 제가 몇 번 하면 90%는 내가 왜 상담을 받아요 거절인거죠.

이은경 : 저는 대상관계연구소에서 상담 공부하고 훈련을 받을 때 6개월 상담을 받았고, 상담소를 시작하고 나서 제 분석을 시작해서 10년 넘게 분석을 받았어요. 지금도 저는 개인적으로 일주일에 한번 슈퍼비전(임상감독)을 받고 있어요. 상담을 아무리 오래해도 회기 중에 내담자의 말이 무슨 말인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것들이 많아요. 또한 나 와 내담자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잘 알지 못할 때도 많아요. 그런 부분은 혼자서는 생각이 잘 안돼요. 슈퍼비전을 받으면,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이 연결이 되고, 그때 내담자가 무슨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되요. 상담을 받는 것이 특별하거나 이상한 일이 아니거든요.

김지수 : 그러니까 상담은 치유의 측면도 있지만 자기가 하고 있는 어떤 전문적인 영역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도 상담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특별히 전문적인 일일수록 스트레스도 높고, 노동활동가들도 그렇고, 갈등이 많은 업무일수록 스트레스가 높잖아요. 그러니까 대표적으로 노동활동가들이 그렇다고 생각해요. 노동활동가들은 사회적인 모순과 구조와의 갈등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거고 또 그러다 보면 자기들 내부에서도 갈등이 되게 많거든요. 그런 갈등의 상황에 있는 사람일수록 마음에 상처가 쌓일 수 있고 심리적인 문제들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일을 잘하려면 그런 사람일수록 상담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지요. 이거는 꼭 치료의 측면이 아니라 자기 일을 더 잘 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봐요 자기 성장을 위해서도. ‘심심’의 집단상담에 대해서는 조귀제 선생님이 이야기해주시죠.

 

심심프리자활센터1-1.jpg

 


‘심심’의 사회적활동가를 위한 집단상담프로그램 - ‘심심프리’

조귀제 : 개인 상담을 권하면 '내가 미쳤어요?' 이런 표현부터 시작해서 ‘내가 문제가 아니라 저 사람이 문제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개인 상담으로 이끄는 것도 힘들지만 집단 내에서 관계를 풀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말 어려워요. 저는 ‘심심’의 집단상담이 그런 마음의 빗장을 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도 느끼고, '서로를 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심심프리’에서 좀 해줫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 ‘공감여행’을 했던 젊은 활동가들 프로그램도 그렇게 해서 조금씩 마음들을 열어보고 들여다 볼 수 있는 과정이었다라고 봐요.

조귀제 : 2017년에는 인권활동가들 대상으로 3박 4일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했고요, 그리고 지역 자활센터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6회기 집단상담이 있었습니다. 인권활동가들을 위한 ‘심심프리’는 편안하게 풀어놓고 할 수 있는 것이 컨셉이었고, 자활센터 같은 경우는 같은 그룹 내에서 소통하고 표현해낼 수 있는 이런 과정이었어요. 참여하셨던 분들의 평가가 좋았습니다. “아, 이렇게 우리를 만나게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게 의미있었다” 이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집단상담은 사실 저희가 들인 비용이 많진 않았는데 오히려 수익이 약간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통통톡'이란 구조를 만들어 냈던 거죠. 민주노총 중심으로 해서 활동가들과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상처를 치유하고 조금 더 집중적으로 소통하면서 같이 들여다보고 지원할 수 있게 된 거죠.

김지수 : ‘통톡톡’과 연대에 대한 따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 길목에서 만나다 ‘심심’은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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