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d1d9d2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3 - 12월의 뮤지엄은 메리 크리스마스와 해피 뉴 이어로 보인다

posted Dec 29, 2018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230_145434_compo.jpg

 

 

12월의 뮤지엄은 메리 크리스마스와 해피 뉴 이어로 보인다


작년 연말에 뉴헤븐에 예일대학 아트 뮤지엄(Yale University Art Gallery)에서 피카소의 “Dog and Cock” 제목의 그림을 보고 사진을 찍어 연하장으로 보냈다. 닭은 책상 아래 있는 개를 보고 놀라서 달아나는 형국으로 닭의 해는 가고 개의 해가 도래한다는 의미로 내 마음대로 해석했다. 그리고 속으로 피카소는 정말 천재인지 운이 좋은지 이 그림을 닭의 해(1921년)에 그렸었다. 개띠인 친구들에게 이 연하장을 보냈는데 아무도 나의 깊은 뜻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기껏해야 “뉴욕의 연하장은 모던하네”였다. 어떻게 닭과 개를 못 볼 수 있을까???
얼마 전에 구겐하임 뮤지엄(Solomon R. Guggenheim Museum)에서 힐마 아프 클린트( Hilma af Klint) 특별전을 보러 갔었다.

 


20181217_111545-4_resize.jpg

 


간딘스키( Kandinsky)의 “Accompanied Contrast”라는 그림을 보면서 함께 간 친구에게 “오른 쪽은 말구유에 있는 아기예수처럼 보이지 않아요? 동방박사 세 사람이 아기 예수에게 선물을 주는 것 같아요. 황금과 유황과 몰약을.그 그림을 보고 있던 사람이 한국 사람인지 돌아보면서 씩 웃는다. 가진 것이 망치뿐이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If all you have is a hammer, everything looks like a nail.)라는 서양 속담이 생각난다.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을 그림에서 보는 것 같다. 이 그림을 크리스마스카드로 보낼까하다 아서라 작년에 “개와 닭”도 아무도 몰랐는데 이걸 아기예수와 동방박사로 볼 사람은 나 밖에 없을 것 같다. ^^

12월 달에도 길거리 청소하는 날, 파킹을 못 찾아 클로이스터즈(The Met Cloisters)에  갔는데 나뭇잎이 다 지고 난 다음 거침없이 들어오는 겨울햇빛은 낮고 깊숙하게 들어와 스테인드글라스를 그 어느 때보다 예쁘게 반짝이게 한다. 그 영롱한 반사의 빛이 벽까지 장식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 “Christ Child with an Apple”이 한동안 전시되지 않다가 다시 보여서  반가웠다. 중세에 크리스마스 때 제단을 장식하는 센터피스로 쓰였다고 한다. 크리스마스카드로 보내기엔 아기예수가 너무 컸나? 


 

20181210_145506-3_resize.jpg

 


휘트니 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에서는 앤디 워홀(Andy Warhol) 특별전을 하는데 새해에 떠오르는 둥근 해가 생각이 나서 이 시리즈도 연하장으로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제목이 Sunrise가 아니라 Sunset이었다.

 

20181128_115041-2_resize.jpg

 

 

그러다 Sue Cho에게 카톡을 받았다. 신문사에서 청탁한 기해년 연하장을 완성했다고 그림사진을 보냈다. Sue는 30년 전 뉴욕에 살 때 같은 아파트에 살던 화가이다. 우리 아들을 무척 예뻐했는데 내가 그림을 좋아 하는 것을 알고 판화작품을 주었었다. 5년 전 다시 뉴욕에 왔을 때 Sue의 작품 “Homage to the Big Apple”이란 판화를 벽에 걸면서 Sue가 문득 생각이 났다. 아직 뉴욕에 있는지도 모르고 수소문해서 동생의 연락처를 얻었고 거의 30년 만에 극적 상봉을 했다. 그 후론 작품 할 때 마다 사진을 보내주고 나는 그 그림들을 보면서 눈호강을 한다.

올해에 만난 최고의 연하장이다.

 

unnamed-1-1_resize.gif

화가의 말 : 화가는 잘 그린 그림보다 행복을 지향하는 그림에 에너지를 더 많이 소진합니다. 작품을 의뢰 받았을 때 제일 먼저 양식으로 이용되는 돼지에게 큰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게다가 돼지는 쉽게 떠오르는 돈과 부의 상징으로 이용됩니다. 저는 무엇보다 행복한 돼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뚱뚱하고 못생겼지만 행복을 느끼고 나아가 행복을 선사하는 돼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제 나름대로 한국적 pop art를 시도했다고 생각합니다. 기해년은 모두가 꽃길을 걷는 만사형통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홍영혜-프로필이미지.gif

 


  1.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6 - 새 동네의 첫 번째 미션: 플라밍고처럼 먹거리 찾기

    새 동네의 첫 번째 미션: 플라밍고처럼 먹거리 찾기 Greenwich village(그리니치 빌리지, 여기 사람들은 “빌리지”라 부른다)로 이사 오면서 박스에 담아 옮겨진 화초들을 며칠 잊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열어보니 단단하던 산세베리아 잎사귀가 반...
    Date2019.04.30 Views309 file
    Read More
  2.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5 - 이제는 이별할 때 Time to Say Goodbye

    이제는 이별할 때 Time to Say Goodbye “나는 니가 너무 마음에 들어. 니가 내 집이 되었으면 좋겠어. 내가 잘 가꾸어 줄께.” 5년 전 우리 아파트 건물 앞에 서서 우리 유니트를 바라 보면서 말했었다. 그 당시 읽고 있었던 책, 김상운의 “...
    Date2019.02.27 Views306 file
    Read More
  3.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4 - 새해결심 : 뉴욕 멋쟁이 되기?

    새해결심 : 뉴욕 멋쟁이 되기? Teach us to number our days and recognize how few they are; help us to spend them as we should - Psalm 90:12 Living Bible (TLB) 딸이 새해가 되면 흥미로운 칼렌다를 선물한다. 올해는 돌돌 말려 한 장으로 왔는데 펼쳐...
    Date2019.01.30 Views347 file
    Read More
  4.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3 - 12월의 뮤지엄은 메리 크리스마스와 해피 뉴 이어로 보인다

    12월의 뮤지엄은 메리 크리스마스와 해피 뉴 이어로 보인다 작년 연말에 뉴헤븐에 예일대학 아트 뮤지엄(Yale University Art Gallery)에서 피카소의 “Dog and Cock” 제목의 그림을 보고 사진을 찍어 연하장으로 보냈다. 닭은 책상 아래 있는 개...
    Date2018.12.29 Views268 file
    Read More
  5.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2 - 늦가을의 세렌디피티 – 원앙 찾아 센트럴 파크 헤매다

    늦가을의 세렌디피티 – 원앙 찾아 센트럴 파크 헤매다 가을의 절정인 10월을 거의 여행지에 있다 돌아오니 뉴욕에서 제일 아쉬운 것이 있다면 센트럴파크의 아름다운 가을을 놓친 것이었다. 내가 없는 사이에 센트럴파크의 남동쪽 코너에 있는 폰드(The ...
    Date2018.11.28 Views379 file
    Read More
  6.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1 - 아시아의 뉴욕, 홍콩스토리

    아시아의 뉴욕, 홍콩스토리 라마섬에서 삼천포로 빠지다 - 혼자 함께하는 여행 뉴욕의 가버너즈 아일랜드에서 보는 맨하탄 올해 Governors Island 밤 시간을 개봉하는 마지막 토요일, 야경이 보고 싶어 벼르다가 드디어 마지막 배를 타고 섬에 다녀왔었다. 의...
    Date2018.10.31 Views352 file
    Read More
  7.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10 - 난 뉴욕 스타일? 뉴욕 변두리 스타일

    난 뉴욕 스타일? 뉴욕 변두리 스타일 내가 살고 있는 동네나 이웃들에 대해 지금처럼 관심을 가지고 살았던 적이 있었나? 그간 바쁘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 그랬을까? 이제서야 미국생활이 좀 익숙해져서 일까? 지금 살고 있는 모닝사이드 하이츠(Mor...
    Date2018.09.25 Views351 file
    Read More
  8.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9 - 클로이스터즈에서 만난 “꽃보다 할매” - 시그리드 골디너

    뉴욕에서 가장 로맨틱한 곳 뉴욕에서 가장 로맨틱한 곳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뉴욕 처음 와서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클로이스터즈(Cloisters)와 포트 트라이온 파크(Fort Tryon Park)다. 아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클로이스터즈를 가보라고 했었는...
    Date2018.08.27 Views1088 file
    Read More
  9.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8 - 모홍크 등산길의 별사탕꽃 : “나는 할 수 있어, 참 잘했어.”

    “나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느껴진 적은 언젠가요?” 요즘 이런 질문을 주위 사람들에게 해 본다. 그러면 대부분 바빠서 그런 생각을 해 볼 틈이 없거나, ‘골치 아프게 왜 그런 질문을 하냐’라는 표정을 보인다. 나에게는 3년 ...
    Date2018.07.25 Views499 file
    Read More
  10. 홍영혜의 뉴욕 스토리 7 - 빨간 등대길에 만난 시지푸스 스톤과 울릭스 그리카 – 왕초보자를 위한 자전거길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오늘은 나처럼 꼬부랑거리면서, 사람이 지나가면 겁이 나서 따르릉거리며, 이도 저도 안되면 멈춰서 끌고 가는 새내기 바이커들도 갈 수 있는 멋진 자전거 길을 소개하고 싶다. 그리고 목적지에 이르...
    Date2018.06.25 Views392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