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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각의 단상들
50년 지기 친구와 결별했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가까운 관계. 같이 교회를 다녔고 집이 한 동네라 걸핏하면 만나서 산책하고 수다를 떨던,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고, 어떤 속말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사이였는데... 무엇보다 우리는 취향도 비슷하고 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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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날, 우리는
오늘 처음으로 에어컨을 틀지 않고 새벽예배를 드렸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미역 작업을 돕기 위해 섬에 들어왔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고 다시 섬에는 적막과 고요가 스며들고 있다. 무엇보다 무사히 미역 작업을 마치게 되어서 다행이고 감사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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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든든한 남편
오늘 빗길에 근 한 시간을 달려 그녀를 만나러 갔다. 우리는 초면이었고 나는 그녀의 남편과 먼저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녀는 사람이 지나다니기에 좀 비좁은, 그리 크지 않은 마트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초롱초롱한 눈빛에 활기가 느껴지는 다부진 인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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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아들이다 보면
부부의 세계는... 노부부께서 배에서 일하시는 게 보인다. 말이 필요 없다. 오랜 세월 함께 일해 온 가락이 있는 것이다. 그저 밀고 당기는 그 움직임이 춤을 추는 것 같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평화로운 풍광이지만 그물을 걷어 올리고 팔딱거리는 생선을 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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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의 도상에서
변질과 변심 사이 코로나19를 지나며 아들네가 교회를 안 다닌다. 어릴 때는 집이 교회 옆이라 교회에서 살았고, 객지 생활하던 청년 때도 성가대를 하며 교회 생활을 했고 결혼하고는 그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성가대 총무까지 하더니 쉼표, 이후 아직도 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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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 이야기
수제김 겨울과 봄 사이, 우리 섬 풍경이다. 강변에 나가 갯바위에 있는 김을 뜯어와 살살 물에 흔들어 김발에 붙여 해풍과 햇볕에 말리면 완전 수제 돌김이 탄생한다. 몇 번 작업하실 때 현장에 따라가서 보고 싶었는데 위험하다고 말리시기도 하고 또 초짜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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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 그에게 안부를 묻다 1
안녕, 서거차도! 우리 섬에서 가장 가까운 섬은 서거차도다. 배로 10분이면 갈 수 있고 또 그곳 사람들도 종종 낚싯배를 타고 우리 섬에 와서 낚시를 하고 간다. 가족 같은 분위기랄까. 모두 다 서로 잘 아는 사이들이다. 언젠가는 그 섬을 바라보다가 차가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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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락하시는 만큼만...
안전지대 한때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결혼 후에 찾아온 연애 감정이었는데 나는 그가 고향 사람처럼 반가웠다. 그는 내가 무슨 말을 하던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집중해서 들어주었고 특히 행간을 알아채는 사람이어서 대화가 편하고 즐거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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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첫날 밤 그리고...
처음, 첫날 밤 그리고... 다시 처음 60대 중반을 지나며 나에게 처음은 이제 없을 줄 알았다. 그저 그만한 삶의 영역과 경험들에 안주하며 그마저도 감사했다고, 이제는 자식들에게나 신경 쓰이지 않게 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찾아온 이 섬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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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섬에 들어와...
어쩌다 보니 진도 팽목에서 세 시간쯤 배를 타면 네 가구에 여섯 명이 사는 작은 섬이 나온다. 하루에 한 번 배가 다니기는 하지만 그건 명목상이고 날씨가 궂으면 일주일도 고립되는 섬, 편의점도 없고 생활식수도 자체 해결이 안 되고, 자동차나 자전거도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