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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연재] 저물녘 하늘을 보네

  1. 자꾸만 미끄러지는 말

    나는 한갓 오줌풀 우거진 궁벽산촌에 몸을 숨기고 살아 벗들이 일러 부르길 광성자胱荿子라 하거니와, 비록 아름다운 이름은 아니로되 우애를 한껏 담아 준 뜻을 저버릴 수 없어 별호別號삼기로 한 지 오래라. 내가 비록 벽촌의 누거에 몸을 의탁하고 있으나,...
    Date2022.12.04 By관리자 Views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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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왜년

    여자의 회색 무명 치마저고리는 낡았지만 깨끗했고 그 위엔 짙은 남색 앞치마를 둘렀다. 비록 남루한 입성이지만 언제나 정갈했으며, 표정은 증명사진 속의 어색한 듯 굳은 모습같이 늘 한결같았다. 그녀가 분주한 것은 대개 아침나절이었다. 그날 장사할 술...
    Date2022.11.02 By관리자 Views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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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잔인한 동행

    아! 피레네. 한때, 남자는 어떻게 하던 피레네를 꼭 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발터 벤야민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심장을 안고, 절망과 희망이 배합비율 따위는 상관없이 뒤섞인 몰약에 의지하여 넘던 그 길을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가봐야 ...
    Date2022.10.03 By관리자 Views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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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무위, 그 발칙한 역전을 꿈꾸며

    오낙영 조합원이 9월부터 <저물녘 하늘을 보다>라는 제목으로 새로 글을 연재합니다. 내용은 일상사에 대한 수상, 자연과 인간, 시와 소설 등의 감상이 되겠습니다. 출근길, 어느 공장 담벼락에 기대어 몸을 세운 호박 덩굴에 피어있는 꽃과 넓은 잎새 뒤에 ...
    Date2022.09.03 By관리자 Views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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