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심심엔]

ddaeed

사기캐릭터

posted Feb 06, 202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기캐릭터01.png

© glenncarstenspeters, 출처 Unsplash

 

 

"선생님, 00 캐릭터 이게 진짜 사기거든요..." 

 

아동내담자 A는 능력이 아주 좋은 게임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사기"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현실에서 아이들끼리 무심코 많이 쓰는 말이다. 

 

 

사기캐릭터02.png

 

 

근데 도대체 능력이 좋은 캐릭터를 왜 사기라고 말하는 건지 우리 한번 생각해 보자고 하니, A는 "능력이 말도 안 되게 좋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 능력이 말도 안 되게 좋으면 사기인가? 

 

​아이들은 게임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나는 A가 엄청 좋은 능력을 사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마음에 남았던 거다.

 

​우리가 하는 말은 의식적, 무의식적 마음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A가 자신의 좋은 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위니캇은 치료면담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순간은 아이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놀라워하는 순간이라고 했다.(도널드 위니캇, 놀이와 현실, p.86)

 

A는 정말로 좋은 능력을 많이 가진 아이이다. 그런데 그 능력을 자신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리고 좋은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까? 파괴적으로 사용하는지, 건설적으로 사용하는지? 혹시 A가 자신의 좋은 능력들을 믿을 수 없다고 여기지는 않는지? 여기서 내가 A의 좋은 능력을 봐줄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은 없는지? 우리는 그런 대화를 나누었다. 

 

A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기캐릭터03.png

© mbrunacr, 출처 Unsplash

 

 

어쩌면 우리 어른들의 내면에도 그런 목소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소위 성공한 사람에 대해, 능력이 좋은 사람에 대해 사기 캐릭터라고 여기는 마음 말이다. 

 

그 생각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마음의 위안이 있는가?

사기 캐릭터라는 말을 통해 우리는 어떤 감정을 날려버리고 있을까?

 

능력이 좋은 사람에 대한 우리의 시기심을 인식하고, 느끼고, 다루어서, 그냥 "사기 캐릭터"로 치부해 버릴 것이 아니라 좋은 대상으로부터 정말로 배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희망해 본다. 

오자연_프로필.png

 

 


List of Articles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청개구리 file 김지아 2024.06.05 244
자기애 file 김소명 2024.05.07 186
마음의 광야 - 우리 안에 감추어진 힘의 근원 file 김지원 2024.04.07 287
기울어진 운동장 file 이재경 2024.03.12 207
사기캐릭터 file 오자연 2024.02.06 201
더 이상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는 세상에서 file 장은정 2024.01.07 232
뭐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해?? file 김지원 2023.11.03 264
나도 마음이 아파서 그랬어요 file 최수인 2023.10.04 223
아이가 부모에게 주는 것 file 김정현 2023.08.04 222
도토리와 참나무 file 김소명 2023.07.13 2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