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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인 2년을 말하다 2

posted Oct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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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인 2년을 말하다 2

 


 

 

길목인의 두 살 맞이를 축하드립니다~!

고상균-프로필이미지3.gif

 

길목인이 두 살을 맞이하는군요.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뚝심 있게 2년을 만들어온 분들 모두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길목인은 제게 참 소중한 글 공간입니다. 그간 길목인에 연재했던 수맥탐지를 씨앗으로 ‘수도원맥주 유럽역사를 빚다’를 출간할 수 있었으니까요. 길목인이 없었다면 저의 허접한 책도 없었을 것입니다. 부족한 저에게 부족한 글을 쓰고 독자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길목인에게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새로 출범하는 ‘사회적협동조합 길목’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작은이들이 서로 만나 숨 쉴 수 있는 공간, 각양의 소수자들이 더 재미있는 세상을 만들어갈 공간 말입니다. 이 꿈은 무척 어설프고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묵묵하게 양조장 한구석을 지켜갔던 이들에 의해 끊겼던 수도원 맥주의 전통이 되살아났듯, 우리의 꿈을 잃지 않고 꾸어간다면 세상이 조금 더 재미있게 되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시간을 기억한다는 것은 다가올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지난 2년을 축하한다는 것은 그 시간을 살아낸 마음으로 다가오는 2년 혹은 그 다음을 살아가달라는 부탁입니다.

길목인의 두 살 맞이를 축하드립니다. 

 


 

 

만남, 공감 그리고 함께 가는 여행

나현호-프로필이미지2.gif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인간은 끝없이 이동해 왔고 그런 본능은 우리 몸에 새겨져 있다.(김영하의 '여행하는 이유' 중에서)

길목과의 인연은 따스한 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사진을 통한 나만의 미숙한 세상 바라기를 하던 중, 어느 선배님의 정겨운 웃음과 배려, 항상 미소 짓는 모습이 참 한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생활 시절 상관과의 갈등, 동료들 간 경쟁, 경직된 조직문화 등이 싫어 낙오된 기억이 납니다. 결국 이런 경쟁이 싫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고 자영업에 뛰어 든 순간, 찾아온 위기감과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치열한 몸부림 이였습니다. 지친 어느 날, 나를 찾고자 시작한 사진공부 사진을 통한 우연, 우연이 인연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길목의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선배님의 작은 배려가 보이지 않는 손이 되어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아직 활동 경험이 많지 않아 사회적 협동조합이 낯설지만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만남 이라면 같이 머물고 싶고 찾고 싶은 여정이 기대됩니다.

김영하의 산문 ‘여행의 이유’를 보면 신뢰와 환대, 순환의 거듭 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행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연은 반복되면서 서로 간 순환되는 과정이 경쟁이 아니라 더 살만한 세상으로 가는 길이라 소개합니다. 낯선 동양인을 집으로 초대한 가족들의 신뢰, 어려움을 겪는 나에게 작은 친절을 베푸는 할머니의 환대, 인종차별에 맞서 끝까지 도와준 부부 등 여행에서 만난 인연들의 순환은 계속됩니다. 이 반복되는 현장에서 더 좋은 사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서로 이어주는 길목이 되었으면 합니다.

직장이 멀다 보니 주로 전철을 이용합니다.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바깥 풍경이 답답해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습니다. 그러다 보면 잠이 절로 옵니다. 이때 자는 잠은 꿀잠입니다. 근데 4호선은 달콤함을 그냥 두지 않습니다. 좀 지나면 강한 가을 햇살이 눈을 부시게 합니다. 강렬한 빛과 함께 환한 풍경이 유혹 합니다. 잠은 다 잤습니다. 좀 심술은 났지만 창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서 졸고 있는 사람들과 바깥풍경이 주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오늘도 출근하는 여행길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길목에 있습니다.

 


 


길목인은 늘 ‘현재’입니다

 

현우진-프로필이미지2.gif

 

저는 길목을 서성거렸습니다.
이렇게 가만히 살면 안 될 것 같아 다리에 힘을 주고 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마주친 길목은 길목협동조합의 “길목인”이었습니다. 길목에서 서성거리다보니 참다운 인생의 이야기와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도 하고, 이 땅의 외침소리도 듣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말씀소리와 외침소리를 듣고 따라가다 길목 안으로 들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소식지 길목인에 저는 홀로요리라는 글로 작년부터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길목인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정읍의 시골 소리에서부터 뉴욕에서 사는 이야기, 혼자 사는 사람의 요리에서부터 유럽의 맥주이야기까지 다양한 소리들이 길목 안에서 흘러나오게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와 음악이 흐르고 예술이 흥겹기도 했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노동자의 함성과 탈핵을 위한 험난한 수행 길의 땀방울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협동조합으로 많은 고민거리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길목 안에 제가 들어왔듯이 좀 더 누구나 들어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내용과 고민거리, 새로운 표현들이 생겨나고 또한 새로운 세대와 소통할 수 있길 더더욱 바랍니다. 특히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젊은 사람들과 이방인들이 길목에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은 길목의 이야기를 모바일과 노트북으로 봅니다. 보는 것은 시각적 감각입니다.
그러나 길목을 보면서 말씀과 외침, 그리고 작은 기도의 소리가 들립니다. 길목을 청각으로 느낍니다. 가만히 읽다보면 향린교회의 역사와 길목협동조합 창립의 냄새가 후각으로 느껴집니다. 옛날 인쇄소에서 찍었을 문건들의 잉크 냄새, 짙은 최루탄 냄새, 아스팔트의 땀 냄새가 납니다. 무엇보다 우유냄새 같은 사람 냄새도 납니다. 마지막으로 촉각으로 느껴집니다. 서로 서로 손을 건넸고 맞잡은 느낌을 갖습니다. 저는 그 촉각을 웹진 길목인에서 느꼈습니다. 그 느낌을 계속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길목인의 역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일기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일기를 쓰듯이, 아침에 거울을 통해 나의 얼굴을 보듯이 길목인은 늘 ‘현재’입니다. 다가오는 미래는 현재를 통해 이어가듯, 새로운 얼굴과 목소리로 길목인의 현재를 기다려봅니다.

 


 


‘꿈과 현실 중간 어딘가’에서 현실로 한 발 더

권태훈-프로필이미지3.gif

 

저는 가끔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나의 인식이 막연한 동경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지 의심을 품게 됩니다. 막연한 동경이라 함은 ‘사회적협동조합 자체가 훌륭한 조직이고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 자체가 선한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은 어떻게 활동비를 벌고 있는가?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익구조는 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뭔가 잘못한 일이 많은 사람처럼 식은땀을 흘리게 됩니다. 사회적협동조합도 결국 회사이고 경쟁력 있는 수익구조가 없으면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을 재삼 되새기게 됩니다.

저는 사회적협동조합(사회적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꿈과 현실 중간 어딘가’에서 오늘도 어제와 같은 일 만을 반복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내 머리 속에는 50 여 년간 성장한 ‘물질만능주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만을 숭상하고 부동산을 매개로한 착취구조를 막으려하기 보다는 건물주가 되고 싶어하는 생각이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내 아이들을 포함한 젊은이들이 서로 착취하거나 혹은 스스로를 학대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절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회를 만든 것이 정치민주화에 안주하고 경제민주화를 외면한 우리들 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사회구조를 개선하고자 할 때 사회적협동조합에 길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의 뜻과 구성원을 고려해 볼 때 크게 무리한 희망은 아닐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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