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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서편제, 1993

posted Jun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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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서편제, 1993

 

 

이번 달의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1993"입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옛날 보았던 서편제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비록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돌밭 길을 따라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오는 장시간 촬영 장면(롱 테이크)뿐이지만...

 

요즈음 매일 짧은 음악에 대한 소개 글을 읽고,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며, 1주일에 한번 씩 하는 음악 방송을 듣고 있는데, 모두 클래식 음악에 관한 내용들입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내용에 새로운 음악이 흥미롭기도 하고 재미가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흥미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좋은 음악을 많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모르는 작곡가들과 모르는 역사적 내용이 재미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5월 18일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을 때 느끼는 감동을 생각해 볼 때, 노래가 만들어 진 사연, 그 상황에 대한 인식과 가사가 주는 의미가 남다른 것인데,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저의 관심과 선호도가 높지 않은 탓에 재미가 많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내 맘에 맞는 노래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없나하고 찾기도 하였습니다. 최근에 알게 되었지만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이종민 교수가 지인들에게 보내는 음악편지가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 전통음악과 세계음악까지 폭넓게 소개를 해주고 있어, 홈페이지에 남긴 옛날 음악편지들을 간간히 보다가 "서편제" 생각이 나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장군의 아들, 1990"이 크게 흥행에 성공한 이후에  “태백산맥”의 원작 판권을 구입하고 영화를 만들려고 하다가 이념문제로 제동이 걸리게 되자, 제작자가 5억을 줄테니 흥행은 생각하지 말고 예술영화를 만들어보라고 권유를 하여 서편제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관객이 없으면 곤란하겠다.'라는 감독의 걱정에 각색과 주연을 맡았던 김명곤은 판소리하는 사람들, 학생들, 국악에 관계된 사람들만 와서 보라고 해도 2만 명 정도는 될 것이라고 안심을 시켰다고 하는데, 국내 최초로 100만 명 이상이 본 영화가 되었습니다. 

 

"서편제"는 이청준의 <남도사람> 7부작 중 <서편제>, <소리의 빛>, <선학동 나그네> 3편의 내용을 김명곤이 각색을 하였습니다.

임권택 감독은 뿌리깊은 나무에 연재되었던 연작 소설인 <남도사람>을 읽으면서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며 1992년 5월에 우연히 남원 춘향제 실황중계를 보던 중에 진으로 뽑힌 오정해를 보고 주인공으로 마음을 정했다고 합니다.

오정해는 국민학교 5학년부터 판소리를 시작하여, 중학교 1학년 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차지하였고, 김소희 명창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박초월 명창의 제자인 김명곤과 함께 우리에게 영화를 통해서 판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 전반부는 춘향전을 후반부에는 심청전을 사용하기로 정하고는 어떤 소리를 어디에 쓸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심청전의 한 대목은 우연히 쓰러져가는 초가집을 보고 거기에 맞는 소리 대목을 넣었다고 합니다.

 

떠돌이 생활에 진도아리랑이 들어가는 것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어디서 찍을 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그 유명한 길을 발견하고 찍게 되었고, 그 길이 아니었다면 진도아리랑 장면을 한 화면으로 5분 40초 동안이나 장시간 촬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다시 보아도 이 장면은 영화의 압권이며 고단한 삶속에서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세 가족의 흥겨운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흥이 삶을 살아내는 힘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후반에 동호가 유봉과 송화를 찾아 나서다 만난 낙산거사가 송화 소식을 전해주는 때부터는 득음을 한 이후의 소리로 들려주는데, 감독은 오정해가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안숙선 명창이 대신 부르게 하였고, 말도 다른 성우가 하였으며, 영화 끝부분에 소녀가 길 안내를 하고 떠나는 장면에서 나오는 소리는 김소희 명창의 소리입니다.

 

이번에 다시 보면서 음악에 어우러져 보이는 남도의 경관이 새삼스럽게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보여주는 우리의 자연은, '우리가 우리의 강산을 제대로 보고 지내고 있지 않구나'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한을 안고 살아가는 소리꾼의 힘든 삶이 가슴을 아프게는 하지만, 절망스럽지는 않고 열려있기에, 보고 나서 우울하지는 않았습니다. 

 

김수철이 작곡한 대금으로 연주한 ‘천년학’과 소금과 대금으로 연주한 ‘소리길’은 이번에 다시 보면서, 자주 듣게 되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서편제 영화 음악 음반이 백만장 이상이나 팔렸다고 하는데 저는 산 기억이 없습니다.

 

천년학

https://youtu.be/KtmhnwHE9g8

 

소리길

https://youtu.be/mZpIOTWVqeY

 

2007년에 100번째 감독 영화로 “서편제” 후속 영화 “천년학”을 만들었지만 흥행에 실패를 하게 됩니다.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은 기대를 많이 하였지만 13만명 정도가 보았다고 합니다. 2000년에 만든 "춘향뎐"도 10만명 정도가 보았다고 하니까, "서편제"가 예외적인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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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복원을 하면서 무료로 볼 수가 있습니다.

https://youtu.be/sdjwD4jW4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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