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코로나 19를 대하는 나의 마음

posted May 30,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GettyImages-1206923201_resize.jpg

 

 

코로나 19를 대하는 나의 마음

 

 

어릴 적 나는 어른들이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이모부가 상이용사가 된 후에 성격이 많이 바뀌어서 이모와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내 어머니는 또한 6.25 전쟁 시 한강 다리가 끊겨 그해 겨울 두껍게 언 한강을 건너 부산까지 갔다는 영웅담 섞인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으며,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 때의 기억 중 하나로 일본인이 이웃에 살았는데 일본인들은 우리네 전통 집과 다른 자기들의 건축 양식으로 집을 지어 살았고 일본어도 배우게 되었으며 그때의 경험에서는 일본인들이 그렇게 못되지는 않았고 오히려 한국 사람이 더 못되게 굴었던 기억을 회상하곤 하셨다.

 

이런 베트남전, 6.25전쟁, 태평양전쟁과 같은 상황들로 인해 우리 어머니, 할머니, 이모와 이모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낸 이야기들을 영웅담처럼 때론 가슴 아픈 사연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직접적인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이번 ‘코로나 19’ 상황이 내게는 전쟁 같은 경험으로 느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과 그렇게 되므로 우리의 삶이 지속하지 않을 것 같은 공포는 지난 2월부터 석 달이 지나도록 나를 포함한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멈추게 하거나 움츠러들게 했다. 그래서 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나에게는 너무 큰 불안과 공포로 다가와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거나 혹은 이런 일은 나와 상관이 없다는 듯 무감각하게 살아가도록 유혹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양극에 사로잡히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이 현실을 바로 알고 느끼며 끊임없이 깨어있는 지성으로 또한 어른으로서 잘 살아나갈 수 있는 지혜는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될까? 일단 감염되지 않고 살아남는 것일까?

나의 일을 계속 잘하고 있으면 괜찮은 것일까? 그러다가 오늘 혹시 확진자가 내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씨름하고 있다.

 

그러나 고요히 나의 마음에 귀 기울여 보면 이 불안감이 나의 오늘의 삶을 살지 못할 정도의 나의 감정을 지배하거나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거나 하지는 않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난 괜찮다고 모든 것을 상관없이 다 해 낼 수 있다는 과도한 확신도 없다. 계속 불안하지만 조심하면서 살고 있다. 이런 내가 이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이런, 괜찮을까 아닐까 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의 갈등을 가지고 나는 ‘코로나 19’ 상황을 계속 마주하고 있다. 

 

언젠가 종식될 ‘코로나 19’ 이후의 삶에서 내 어릴 적 어른들처럼 나는 어떤 경험을 가족과 나누게 될까? 아마도 세상 모든 사람의 노력으로 ‘코로나19’가 극복되고 난 후에 내가 갈등한 상황을 잘 살아내고 나서 반성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날까지 정부가 제시하는 생활방역 수칙과 거리 두기 원칙을 잘 지켜 이 시간을 잘 견디기를 소망한다. 

 

이수미.gif

 


  1. 좌충우돌 신참 상담교사 일기

    좌충우돌 신참 상담교사 일기 2020년 3월. 늦은 나이에 전문상담교사 임용이 되어 서울의 한 초등학교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사실 임용고시 합격의 기쁨은 잠깐 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아이들을 만나는 일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내 삶에서 가장 힘...
    Date2020.10.31 Views33
    Read More
  2. 관계의 거리와 존중의 함수

    관계의 거리와 존중의 함수 지난 길목인 글을 기고한 이후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간 코로나로 인해 장기 해외 체류 계획이 무산되었고, 저에게 아주 큰 즐거움을 주었던 취미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제 인생에 예상하지 못했던 큰 변화가 일어나 그...
    Date2020.09.29 Views67
    Read More
  3. ‘모모’가 이미 말해준 우리들의 이야기

    ‘모모’가 이미 말해준 우리들의 이야기 “늘 시간이 없어서 공기의 냄새, 바람의 소리, 햇살의 감촉을 느낄 틈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들과 밥 한 끼 나누기도 힘든 나. 10분이면 되는 가벼운 스트레칭도 잘게 부순 스케줄 표에 끼워 넣기가 ...
    Date2020.08.31 Views90
    Read More
  4. 삶, 쌈, 사람으로 진화되어 가는

    (출처 : KBS YOUTUBE자료 캡쳐) 삶, 쌈, 사람으로 진화되어 가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벽’이 되어본 적이 있는가? 기댐 벽 말고, 사람을 숨막히게 압도하는 벽. “당신과 이야기하면 벽에 대고 얘기하는 것 같아!”라는 싸움 끝의 절규....
    Date2020.07.28 Views70
    Read More
  5. 코로나 일상에서 의지하기

    코로나 일상에서 의지하기 출근길 아침은 늘 바쁘고 종종댄다. 코로나가 우리 삶의 일부로 들어오면서부터는 챙길 게 한 가지 더 늘어났다. 바로 마스크다. 지난 몇 달간 마스크를 두고 집을 나섰다 낭패를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언제쯤 마스크가 내 몸...
    Date2020.06.29 Views66
    Read More
  6. 코로나 19를 대하는 나의 마음

    코로나 19를 대하는 나의 마음 어릴 적 나는 어른들이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이모부가 상이용사가 된 후에 성격이 많이 바뀌어서 이모와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내 어머니는 또한 6.25 전쟁 시 한강 다리가 끊겨 그해 겨울 두껍게 언 한...
    Date2020.05.30 Views89
    Read More
  7. 인간의 수동성, 그 안에 있는 능동성

    인간의 수동성, 그 안에 있는 능동성 살다보면 원하던 원하지 않던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바라고 원하는 일이라면 기쁘게 받아들이면 되는데,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해서 거부할 수는 없다. 거부할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
    Date2020.04.27 Views77
    Read More
  8. 아기가 만나는 새로운 세상

    아기가 만나는 새로운 세상 지난 늦가을, 둘째를 본 조카가 다급하게 전화를 했다. 4살 첫째가 동생이 태어난 난 후 이상한 행동을 한다며 걱정과 불안을 털어놓았다. 큰 아이 출산했을 때 한두 가지 조언을 했는데 듣지 않아 내심 서운한 마음이 있었던 터라...
    Date2020.03.29 Views78
    Read More
  9. There is no such thing as an infant, 혹은 상담자?

    “There is no such thing as an infant, 혹은 상담자?” 영국의 소아정신과 의사이자, 소아과 의사, 정신분석가였던 위니캇(Donald Winnicott, 1896-1971)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위니캇은 사회적 의제와 일반 대중에도 관심이 많아서, 1948년 영국...
    Date2020.03.01 Views100
    Read More
  10. 사회정의상담과 심심(心心)

    사회정의상담과 심심(心心) 사회적협동조합'길목'의 심리치유프로그램'심심(心心)'은 사회활동가와 노동자 심리치유네트워크인 통통톡에 참여단체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2020 노동자 건강권 포럼'(3월 13~14일)에서 통통톡이 사회정...
    Date2020.02.02 Views9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