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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연재] 생태적인 경제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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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경제는 어떻게 순환과 균형에서...

posted Mar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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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호수 이승무
글쓴이 78

자연의 순환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생태적인 경제를 찾아서

1. 쓰레기 제로운동과 순환경제

2. 경제사상사에서의 순환경제 관념

3. 자본주의 경제는 어떻게 순환과 균형에서 벗어나는가?

4. 인구문제와 경제 그리고 생태환경

5. 대안경제의 추구 1): 공동경제와 경제 민주주의

6. 대안경제의 추구 2): 협동조합과 대안화폐

7. 대안경제의 추구 3): 생태경제학과 탈성장

8. 제국문화에서 벗어나려는 아나키스트의 경제관

9. 생태사회주의의 흐름

10. 한반도에서의 순환적이고 생태적인 경제 발전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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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jpg

 

3. 자본주의 경제는 어떻게 순환과 균형에서 벗어나는가?

 

자본주의 경제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데 동원되는 맑스 경제학의 가치론은 기본적으로 모든 상품의 가치가 장기적으로는 그 상품의 제작에 투하된 노동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투하노동가치론이다. 그 설명에서는 보통 하나의 기업에서 노동시간, 재료 등의 투입과 산출되는 상품의 가치를 가지고서 많이 가격에서 인건비, 재료비 등 비용을 제한 잉여가치라는 것을 파악하게 된다. 자본주의 체제는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에 대해 그 노동시간에 대한 대가로 가치만큼 보상해 주지 않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보상해 주고 나머지는 자본가가 차지하는 불의한 체제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동시간의 투입을 예로 든 것일 뿐이고 맑스의 경제이론은 그런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발명한 사업가나 투입비용을 크게 절약해 주는 공정을 발명한 사업가는 큰돈을 벌 수가 있고 자기 공장에서 일할 사람들을 더 높은 임금을 주면서 다른 공장에서 데려올 수가 있다. 그러나 그런 혁신을 통한 이윤이나 잉여는 그 새로운 상품이나 공정이 점차 일반화되어 가면서 줄어들게 되고 원래의 그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임금도 점차 낮아져서 노동력을 겨우 재생산하는 생계비 수준으로 내려간다. 그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노동력이 퇴화되고 장기적으로 생산이 지속될 수 없다. 이윤도 점점 줄어들게 되며, 인건비에 일정한 계수를 곱한 액수로 낮아지는데, 이는 기업조직에서 자본가의 기능이 군대에서 지휘관의 가능이 그런 것처럼 표준화된 몫을 차지하게 되는 것과도 마찬가지다. 개별 자본가를 착취자로서 비난할 여지는 별로 없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경제에서 생산비용 중에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더 낮아져 오고 있고, 그 외의 물적 비용은 점점 더 높아져 간다. 물적인 측면에서 생산시설이 투입되는 노동력에 비하여 점점 더 비대해져 가고, 투입인원당 처리하는 원재료 투입량과 상품 생산량이 점점 더 많아져 갔다. 이는 노동자 일인당 부가가치 산출액인 노동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이윤최대화의 목적에 따라 기술혁신이 이런 방향으로 진행되어 온 것이다. 그런데 노동이란 생산요소는 다른 기계장치와 같은 물적인 생산요소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다. 이는 노동이란 인적 자원은 어떠한 업종이나 생산방식, 어떠한 혁신이나 변동에도 적응하여 자리를 옮겨 다른 공정에 투입될 수 있는 가변성이 높은 일반적인 생산요소라는 점이다. 철이나 구리 같은 금속재료도 이와 비슷한 측면이 있으며, 이런 재료들이 부의 상징이 되고 화폐로 발달하게 된다. 반면에 고정자본인 생산시설들은 급변하는 생산조건에서 쉽게 쓸모없는 고철덩어리가 되고 만다. 개별 기업가들은 이런 속성을 고려할 수 없고 생산시설의 유지보수와 교체, 확장에 점점 더 많은 자본을 투하하여 시장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러한 물적 생산요소의 팽창 속도는 인구의 증가속도, 그래서 노동력의 증가속도보다 확실히 더 빠르다. 해외에서 저렴한 노동력으로 저렴한 자원을 도입하여 물적 생산요소의 단위비용이 낮은 상태에서는 물적 생산요소의 팽창이 물적 투입비용을 그대로 높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전세계적인 저렴한 자원수탈의 과정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지속될 수가 없다.

 

인구 증가속도는 일정하거나 둔화되는 가운데 고정자본 그리고 원재료인 물적인 생산요소 팽창 속도의 관성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이윤은 점점 더 줄어들게 되고, 물적 생산요소의 팽창 속도에 맞추어 새로운 자본투입을 충당하지 못하고 새로운 노동력의 증가를 위한 자본투입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사태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본주의 생산시스템은 확대재생산의 체제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투입과 산출의 균형이 깨어지게 되어 붕괴의 길로 가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노동자들에게는 생계비 수준 이하의 임금을 주면서 심하게 착취를 하고, 전세계의 자원 공급을 하는 지역들에서 더욱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자본주의 경제의 폭력적인 대처방식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 경제는 인구증가 즉 노동력 증가 속도를 넘는 물적 생산요소 팽창의 속도가 계속되면서 관성의 법칙에 그대로 지배되어, 이를 균형을 맞출 능력이 없고 결국에는 바닷가 절벽으로 돌진해 가는 돼지 떼처럼 몰락의 길로 간다는 설명이 노동가치설에서 출발하는 잉여가치의 과소생산이론에 따른 자본주의 붕괴 이론의 골자다. 헨리크 그로스만의 이론이다.

 

이와 달리 과소소비 이론에 따른 자본주의의 불균형과 붕괴 이론도 있다. 이는 자본주의의 대량생산 시스템에서는 생산된 상품에 대한 판로가 항시 부족하며 그래서 생산과 소비 간의 불균형이 위기를 낳게 되는데, 이는 자본주의 경제 외부의 요인을 통해 인위적인 방식으로 소비수요가 창출되어야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원료공급지인 제3세계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완전히 편입되기 전에는 해외 시장 개척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만, 전세계가 완전히 자본주의 체제로 통일되고 나면 결국에는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문제는 해결될 수 없고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붕괴하게 되리란 것이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제시한 이론이다. 여기서는 잉여가치의 과소생산 이론의 요소가 되는 노동이라는 생산요소의 특성이나 기술혁신의 방향 자체에 대한 논란이 되는 사항들이 가정되지 않는다.

 

지금의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를 볼 때, 인적인 요소에 비한 물적인 생산요소의 과도한 팽창 경향과 이로 인한 자원고갈, 에너지 문제, 생태계 위기, 기후 위기가 점점 더 명확한 추세로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은 자본주의 경제의 중심인 서방측의 경제의 물적 팽창 관성에 따른 저렴한 자원의 안정적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힘과 이에 저항하는 자원을 보유하는 토착민 세력 간의 전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중남미의 좌파 집권 추세는 더 이상 서방의 팽창하는 자본주의 문명에 저렴한 가격으로 자원을 수탈당할 수 없다는 제3세계의 저항 의식에서 나온 것이고 이들은 생태 사회주의를 주된 사상으로 삼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경제의 전세계적 팽창과정에서의 식민지 개척과 자원수탈, 이로 인한 생태계 재앙, 기후위기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적인 경제 운영 원리에서 나온다는 문제의식이다.

 

지금의 인공지능(AI)과 핵에너지 진흥, 군사무기의 첨단화와 수출 진흥 이런 것들이 인간이란 생산요소를 억압하고 물적 요소를 극도로 팽창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아무런 물적인 인프라 없이 가동되는 무형의 지적 자본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력을 최대한 절약하는 지금의 기술 혁신 추세는 서방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제3세계에서의 자원수탈과 이 자원수탈을 위한 노동착취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으며, 이런 조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서방과 우리나라의 경제적 재기를 위한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세계의 수탈당하는 토착민들은 기후위기와 생태계 위기가 그들 자신에게 생존의 위협이 되어 감을 경험하면서 그 원인이 서방의 자본주의 물질문명에 있음을 깨닫고 이에 저항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도 핵에너지도 군사무기의 첨단화도 그 모든 위기 탈출의 노력도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자본주의 경제는 인간이라는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를 대상화하고 물적 요소로 대체하면서 자연에 그리고 그 안에서 연결되어 살아가는 인간에 폭력을 가하여 겨우 그 팽창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관성에 사로잡혀 있다.

 

그렇다면 현대 공업생산시설의 특징은 무엇인가 살펴보겠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자연환경으로부터의 완벽한 차단을 지향한다. 자연환경에는 예측할 수 없는 돌발변수들이 많이 있어서 자연환경 중에서 이를 이용하여 영위되는 농림수산업은 자연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고 적응해 나가는 데 종사자들의 장기간의 숙련이 필요하고, 그래도 수확량은 기후변동에 따라서 일정할 수가 없다. 그러나 대형 공업시설은 자연과 차단된 공장건물 내에 설치되는 것이 보통이고 온도, 습도가 관리되고 소독과 방충이 되는 등 모든 우발적인 요소들을 차단할 뿐 아니라 보안통제를 통해 인적인 위험요소들도 차단하도록 설계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일정한 조건이 보장되는 환경 안에서 거대한 기계장치가 작동하게 되고 노동자들은 장치가 가동되는 속도에 맞추어서 기계의 보조역할을 하는 지위로 전락하게 된다. 기계화나 자동화가 되지 않은 농림수산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보다 자발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이 현저하게 없는 것이다.

 

자연과의 차단을 구현해 주는 재료는 목재가 아닌 녹이 슬지 않게 도금된 금속과 합성수지인데, 목재와 같은 유기성 재료는 부패하고 벌레 등 자연환경으로부터의 침입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많은 소독과 살충을 위한 약제가 사용되어야 한다. 화학공업의 기본적인 역할은 이처럼 자연 생태계로부터의 불확실 요인들을 차단하는 소재와 살생(殺生)의 약품을 제공하는 것인 듯하다. 화학산업이 제공하는 플라스틱 외에도 세라믹, 금속 소재가 모두 자연생태계의 불확실성이 내부 공정의 작동을 교란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생산현장의 논리는 공장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건설에도 비슷하게 적용이 되어 가서 도시에서도 화학산업, 철비철 금속 제품 제조업, 무기성 재료 제조업에서 생산된 건축자재들로 건설이 행해지게 되며, 자연의 돌발상황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는 안전한 생활환경을 구축하는 쪽으로 상품개발 등의 노력이 행해진다.

 

그렇게 되면 자연은 공격을 해 들어오는 적군이면서 동시에 필요한 자원을 추출당하고 인간 사회에 공급해 주는 창고처럼 인식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재앙에 대해 많은 매체에서 경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이러한 자연에 대한 적대적 사고방식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렇게 자연의 변덕으로부터 격리된 생산 시스템은 점점 더 규모가 거대해지고, 생산 흐름의 전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쪽을 지향하는데, 여기서 전기전자 기술이 큰 역할을 한다. 전자 신호는 인체의 신경처럼 즉시 정보와 명령을 전달해 주어서 전체 생산 시스템이 전기가 공급된다는 전제 하에서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보조 인력들을 거느리고 생산을 진행하여 제품과 폐기물들을 쏟아낸다. 이제는 석유화학 콤비나트와 같은, 동일 산업단지 내의 여러 생산시설들이 물질 흐름상으로 연결되는 것을 넘어서 인터넷망과 인공지능에 의해 한 나라 안의 모든 산업생산과 유통이 마치 하나의 조직체 안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통일되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여전히 제기되는 자연의 불확실성과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과 같은 불확실성에 더욱 철저히 대처하는 보안통제를 강화해 가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전기에너지의 공급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거대한 시설인 핵발전소다. 이 핵발전소는 자연의 불확실성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대재앙을 일으키는 근원이 된다. 그리고 이 핵발전소와 연결된 모든 생산시설과 도시 전체가 자연을 완벽하게 적으로 간주하여 이에 대해 방어하여야 하고, 이에 실패하면 전체 시스템이 고물이 된다는 위기감을 가지게 된다.

 

이는 자연의 파괴를 가속화시키고 노동자들을 더욱 부속품처럼 통제하는 전제에서 환상적인 테크노토피아를 구현한다는 이념을 가지고 나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의 품질에 대한 요구와 취향의 변화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많은 재료가 낭비되고 폐기물이 양산되는데도 그 시스템은 안정적인 재료의 공급만 보장이 되면 자연에 대해서는 철저한 차단을 하도록 구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시스템 자체의 논리대로라면 폐기물을 시스템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 초래하는 결과에 전혀 무신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체들은 각각이 유기적인 시스템으로서 물질의 투입과 폐기물의 배출을 필요로 하지만, 효율이 높아서 행하는 활동에 비하면 물질 투입과 폐기물 배출은 인공적으로 구축된 시스템에 비하여 미미한 수준이다. 생물체들이 자연스럽게 지역을 단위로 하여 공생하는 생태계에서는 외부로부터의 물질의 투입이나 폐기물의 배출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을 자연에 순응하며 농경사회로 지내온 사람들의 사회에서도 비슷해서 외부로부터의 물질의 투입이나 폐기물의 배출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모든 물질들이 사용되고 난 후에는 다시 해체되거나 수선되어 다른 용도로 이용되는 순환 체계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는 결정적인 차이는 인공적인 시스템이라는 자연으로부터 격리된 아성을 구축하여 모든 불확실성을 없애고, 노동자들의 단체행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보안과 통제를 통해 완벽하게 차단하려고 하는 산업이 지향하는 유토피아가 다양한 존재들이 공생하는 순환하는 자연에 적응하는 농경사회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데서 오는 것이다. 이 두 체계를 어떻게 비교 평가할 것인지가 문제다. 풍요로운 물질적 삶을 누리게 하지만 직업활동에서 부속품 취급을 받는 체계, 폐기물과 폐수, 폐가스, 방사능 물질과 독성물질, 이런 것들을 다량 배출하며 환경을 오염시키고 사람들을 병들게 만들 수밖에 없는 체계와 자연의 모든 존재들과 공생을 추구하면서 빈약한 물자를 절약하면서 살아가지만 일에서 주인공이 되고 자유롭게 협력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체계 간에 사람마다 선호하는 바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수십억 년의 생명 진화과정에서 검증된 것은 후자의 체계이고, 역사적으로도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적대시하고 수탈의 대상으로만 삼는 산업발달의 논리보다는 자연의 원리에서 배우고자 하는 새로운 흐름이 더 장래성이 있고 사람과 지구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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