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박치기(We shall overcome someday, 2004)

posted Nov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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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진과 함께 보는 영화 - 박치기(We shall overcome someday, 2004)

 

 

이달의 영화는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의 “박치기(We shall overcome someday, 2004)”입니다.

마츠야마 다케시의 원작소설 “소년 M의 임진강”을 기본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DVD를 구입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이 영화의 중심에 ‘임진강’이라는 노래가 있고 이 노래에 얽힌 사연과 이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츠야마 다케시가 중학생이던 60년대의 교토에서는 일본 학생들과 조선학교 학생들이 만나면 패싸움을 벌이는 일이 흔했는데, 마츠야마는 싸움보다 축구시합을 통해서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조선학교를 방문했는데, 그 때 합창부 연습실에서 들려오는 '임진강'이라는 노래를 우연히 듣고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어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이봉우가 이 소설을 보고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과 상의하여 영화를 만들기로 하였고, 이봉우 본인의 조선인 학교 때 경험과 감독의 그 시절 경험을 포함시켜 원래는 온화한 내용의 소설을 독기있고 격렬한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박치기라는 제목은 감독이 정한 제목입니다.

영화는 일본인 학생과 재일 조선인 학생간의 폭력적인 싸움을 배경으로, 제일 조선인 학생들의 삶이 표현되어 있는데, 과잉 액션에 간혹 보이는 유치한 장면들을 보면서도 묘하게도 거슬리지 않고, 또 우울하기만 하지 않고, 유쾌한 기분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2004년에 만들어져 일본에서 개봉하기 전에 2004년 10월에 열린 제 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으며, 국내에는 2006년에 개봉이 되었습니다.
일본의 키네마준보는 2005년 최고의 일본영화로 박치기를 선정하였으며 일본에서는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 ‘임진강’ 노래는 1957년 북의 애국가 작사자인 월북 시인, 박세영이 남쪽의 고향을 생각하며 가사를 쓰고 고종한이 작곡한 노래인데, 일본에서 제일 조선인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였다고 합니다.

마츠야마는 대학생이 되고, 대학생 포크 그룹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The Folk Crusaders)'에게 이 노래를 가르쳐 주게 되는데, 마츠야마는 이 노래가 전래되어 오고 있는 민요로 생각하였고 알고 있던 가사는 1절 밖에 없었기 때문에 2절과 3절은 새로 가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가 무대에서 처음 불렀을 때부터 ‘임진강’은 청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으며 그들의 대표곡이 되었습니다. 1968년에 이 곡을 앨범으로 만들려 하자, 북한 총련은 원곡 가사에 맞게 번역할 것과 작사, 작곡자를 밝힐 것을 요구 했고, 1965년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한 한국 정부에서도 북의 노래가 일본에서 불리는 것을 막기 위한 압력을 가해 결국 앨범 발매를 중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당시 일본에는 상당히 알려져 있었고, 미일안보조약 반대 투쟁 때 학생들이 즐겨 부르던 운동가였다고 합니다. 학생운동이 쇠퇴하면서 이 노래도 잊혀져 갔다가 1998년에 후지 텔레비전의 ‘방송 금지 가요’ 프로에서 특집으로 다루면서 다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김연자가 2001년 NHK 홍백가합전에서 부르면서 알려지게 되었고, 2005년에 나온 “박치기”로 일본이나 한국에 더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임진강을 부른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는 ‘임진강은 한반도에서 흐르는 강이지만, 일본과 반도 사이에서도, 또 세계 어디에서도, 그리고 오늘날 우리 모두의 사이에서도 흐르는 강입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원래 가사와 일본에서 만든 가사를 동영상과 함께 소개합니다.

김연자 ‘임진강’
https://www.youtube.com/watch?v=aaIaCCuEaao

림진강 맑은 물은 흘러흘러 내리고
뭇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가니
림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강 건너 갈밭에선 갈새만 슬피 울고
메마른 들판에선 풀뿌리를 캐건만
협동벌 이삭바다 물결 우에 춤추니
림진강 흐름을 가르지는 못하리라

“박치기” 중 임진강 노래 부분
https://www.youtube.com/watch?v=89EkDmzW5J8

- 일본에서 부르는 노래 가사-

임진강 물은 푸르고 도도히 흐르고
물새들은 자유로이 무리지어 날아다니네
나의 조국 남쪽 땅 추억은 저 멀리
임진강 물은 푸르고 도도히 흐르네.

북쪽의 대지에서 남쪽의 하늘로
날아가는 새들이여 자유의 사자여
누가 조국을 두개로 나누어 놓았던가
누가 조국을 나누어 놓았던가

임진강 하늘 저 멀리 무지개여 이어 주세요
강이여 추억을 전해주세요
고향은 언제라도 잊을 수 없어
임진강 물은 푸르고 도도히 흐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