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공감마당]

9bdbc4

파란 하늘과 고층 빌딩

posted Dec 07, 2017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강인권-사진1_수정본_축소.jpg

 

 

요즘 우리 아이들의 꿈은 항공 마일리지를 많이 모아서 해외여행 갈 때 비즈니스 석을 타보는 것이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안 시키는 대신 어려서부터 출장 갈 때 함께 가거나 틈틈이 비용을 아껴 해외여행을 자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넓고 편안한 자리가 부러웠던 것 같다.

 

2006년 7월 출석 했던 교회에서 의사선생님과 자원 봉사자를 모집해 캄보디아로 단기 의료봉사를 다녀왔고 그 때 보았던 파란하늘에 매료되어 국내에서의 사업을 접고 2007년 12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첫 해외사업이고 가족 모두가 함께 이주하는 것 이라 고민도 많이 하고 나름 조사도 철저히 한다고 했는데, 모든 준비는 어설펐고 예측은 철저히 빗나가 캄보디아에서의 1여년의 시간은 시련과 고통의 연속 이었다.

 

청운의 꿈을 품고 의욕이 가득 찼던 시작과 달리 2008년 4월 외환위기, 7월 어머니를 여의고 3개월 후 아버지마저 어머니를 따라 하늘나라로 가셨고 아내와는 생활고와 생각의 차이로 자주 다투었다. 하루아침에 경제적으로 빈털터리가 되어 아이 학비는 물론 방세도 못내 결국 세간을 모구 처분해 빚을 정리하고 남은 돈으로비행기 삯을 마련해 옷가방 2개 끌고 2009년 1월 가족들과 초라하게 인천공항 으로 돌아왔다. 일 년 내내 여름뿐인 캄보디아에 살다보니 옷은 전부 여름 옷 차림이라 1월의 강추위에 아이들이 아빠의 사업 실패에 대한 짐을 지는듯하여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이렇듯 캄보디아의 파란하늘은  나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도 하고 고통과 시련은 물론 사랑하는 부모님을 모두 여의는 아픔을 주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처가와 동생네를 전전하던 때 용산참사가 일어났고 그들의 고통이 남의 고통이 아닌 나의 고통처럼 느껴져 카메라 하나 메고 용산 남일당을 서성이다 향린교회와 인연도 시작되었다.

 
결국 파란하늘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눈을 열어 주었고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회복되고 아내와의 관계는 더욱 단단해져 그 날의 고통들을 추억하며 서로를 위로하곤 한다.

 

 

강인권에세이사진2_수정본_축소.jpg

 


최근에 캄보디아의 법인 청산을 위해 자주 프놈펜으로 출장을 가고 10월에는 가족과 함께 여행 겸 해서 다녀왔다. 호텔 수영장에서 오랜만에 바라 본 캄보디아 프놈펜의 하늘은 언제나처럼 새파랗고 내가 하고자 꿈꾸던 하늘 아래는 고층빌딩들이 즐비하고 온통 공사장이 되어 하루에 하나씩 새로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는 저 마다의 방법으로 행복을 꿈꾸며 살아간다. 10년 전 나는 내 힘으로 캄보디아에 고층빌딩을 세우겠다는 꿈으로 행복해 했고 우리 길목인들은 다른 이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삶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이 곳 캄보디아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소유의 삶을 살아가며 행복해  한다. 도심이 아닌 시골로 갈수록 경제적으로는 가난 하지만 얼굴엔 미소 가득하고, 도심에는 고층빌딩이 수없이 펼쳐지지만 얼굴에는 욕심과 근심이 가득하다. 버려야 채워지는 것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고 자연이 주는 행복에 만족할 줄 아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또 고층빌딩을 꿈꾸며 지난 시련을 극복 하고자 캄보디아 행을 꿈꾼다.

 

나는 왜 파란하늘이 주는 행복에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강인권작가사진_축소.png

 


  1. [포토에세이] 함께 맞는 비

    [포토에세이] 함께 맞는 비 19세기 일본 지방분 중심의 막부 체제. 1870년대 메이지유신을 통해 천황 중심의 중앙집권체제로 통일국가 완성.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다이묘와 사무라이들은 변방인 사쓰마번과 조슈번으로 모여 정한론 주장. 초대 총리 이토 히로...
    Date2019.08.28 Views247
    Read More
  2. 이웃 종교, 천도교에게 말을 걸다

    이웃 종교, 천도교에게 말을 걸다 이웃이라는 단어는 친근하고 좋은 말이다. 그래서 어떤 대상에 대하여 긍정적인 느낌이 들 때는 이웃이라는 표현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종교, 특히 기독교의 경우에는 이웃에 대한 얘기를 자주 접하지만 다른 종교나 자...
    Date2019.07.31 Views295
    Read More
  3. [포토에세이] 김밥

    [포토에세이] 김밥 구운 빵 사이에 반찬을 끼우면 샌드위치가 되고, 찐빵 사이에 반찬을 넣으면 만두가 되고, 밥 사이에 반찬을 넣어 말면 김밥이 된다. 입속에 들어가자마자 비빔밥이 될 터이지만 우선 보기에 좋다. 정갈하게 차려진 비빔밥이 입에 들어가기...
    Date2019.07.28 Views227
    Read More
  4. 슈퍼우먼콤플렉스의 종언

    슈퍼우먼콤플렉스의 종언 슈퍼우먼콤플렉스의 종언- 제목은 조금 거창한 느낌이 있습니다만 사실은 최근에 제가 고민했던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젊은 세대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조심조심 하게 되고 뭔가 마음이 ...
    Date2019.06.27 Views420
    Read More
  5. [포토에세이] 기생충

    [포토에세이] 기생충 곱등이 vs 돈벌레 빨래 삶는 냄새 vs 곰팡이 냄새 골목이 보이는 반쯤 가려진 창문 vs 벽이 막고 있는 창문 명문대 준비 중인 4수생 vs 아무 생각 없는 재수생 백수 vs 가난한 노동자 영화 기생충이 어릴 적 냄새들과 교차되면서 새로운 ...
    Date2019.06.27 Views342
    Read More
  6. [포토에세이] 말

    [포토에세이] 말 나는 달리는 말입니다. 다리가 셋인 말입니다. 이렇게 태어났는지 나를 채찍질하는 사람이 잘라 먹었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언제부터인지, 언제까지라도 나는 뒤뚱거리며 달립니다. 나에게 먹이를 주고 나를 때리는 주인은 나에게 ...
    Date2019.05.28 Views299
    Read More
  7. [포토에세이] 천년객산

    천년객산 가루베 지온 오쿠라 다케노스키 다나까 마쓰야끼 ​데라우찌 이토 히로부미 그리고, 수많은 제국주의 망령들.... ​교사, 학자로 위장한 악질 도굴꾼 사업가로 개인이 문화재 1000여점을 무단 반출한 사기범 ​경천사10층 석탑을 분해해 일본으로 반출 ...
    Date2019.04.28 Views344
    Read More
  8. [포토에세이] 신당동

    [포토에세이] 신당동 조선은 1395년 서울에 성벽을 세우고 한성부를 두어 다스렸다. 도성을 둘러싼 ‘성저’도 십 리 밖까지 한성부가 관리했다. 성안 사람은 죽어서 광희문을 나와 청구에 묻혔다. 문밖에는 죽은 이를 달래고 신을 모시는 당집이 ...
    Date2019.02.26 Views311
    Read More
  9. [포토에세이] 고목(枯木)

    고목枯木 살갗은 말라 비틀어 찢어지고 팔은 끔찍한 쇳소리에 잘려나갔다. 베어진 벌판, 절규로 저항하고 작은 불씨로 희망을 가진다. 잊혀져간 밤이 되면 무자비한 폭력과 차디찬 권력의 힘에 벼랑 끝에 몰린다. 오늘밤도 뼛속마저 긁어 버리는 칼바람 맞으...
    Date2019.01.28 Views253
    Read More
  10. 시 하나 이야기 하나

    슬픔이 우리를 아프게 하거든 슬픔이 우리를 아프게 하거든 더 이상 품고 다니지 말자 낳아버리자! 눈물과 함께 낳아서 그 슬픔의 얼굴을 보자 슬픔은 아름다운 것 그 얼굴 속에 위로의 복이 담겼네. 우리는 ‘슬픈 위로자’가 될 운명이니 그것을 ...
    Date2019.01.30 Views23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