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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올레, 한반도 평화의 순례길

posted Aug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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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평양역.jpg

 

 

1. 평양 가는 기차표를 다오!


1989년이었다. 윤동주와 장준하의 친구인 문익환 목사께서 분단의 경계를 넘어 북한을 방문하였다. 올해 2018년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시점이다. 선지자는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상상하지 못하는 일을 현실에서 담담히 실행하는 분이라는 걸 이제야 새삼 깨닫는다.

문익환 목사님을 떠올리면 자동으로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이 함께 연결된다. 아마 세상에 나와 흘려야 할 눈물을 그때 다 흘렸나 보다. 1987년 7월 9일 열린 장례식에서 문 목사님이 목 놓아 부르던 민주와 통일을 위해 쓰러져간 이름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어느 때나 그 시절이 소환된다. 그가 어느 날 홀연히 ‘잠꼬대 아닌 잠꼬대’라는 시를 남기고 금단의 선을 넘어 버렸다. 나는 혼란스럽고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우매한 나의 머리로는 선지자의 혜안과 앞날을 맞이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가 남긴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역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산다는 것 말이야
된다는 일 하라는 일을 순순히 하고는
충성을 맹세하고 목을 내대고 수행하고는
훈장이나 타는 일인 줄 아는가
아니라고 그게 아니라구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뒤바꾸는 일이라구
하늘을 땅으로 땅을 하늘로 뒤엎는 일이라구
맨발로 바위를 걷어차 무너뜨리고
그 속에 묻히는 일이라고
넋만은 살아 자유의 깃발로 드높이
나부끼는 일이라고
벽을 문이라고 지르고 나가야 하는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서울역이나 부산, 광주역에 가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일이라고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고무줄놀이 하듯 그 금단의 선을 왔다 갔다 하며 우리 머리에 남아 있던 경계를 허물어 버렸다. 뒤이어 지난 6월 3일 문 목사님의 뒤를 따르고자 하는 이들이 만든 (사)통일맞이와 (사)평화철도, (사)희망래일은 ‘평양가는 기차표를 다오’라는 행사를 열었다. 서울역에서 평양행 열차표를 발권하고 기차를 타고 도라산역까지 가서 ‘늦봄이 오다’라는 주제의 문화제를 열었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2. 국경의 재해석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고려가 필요하다. 남북한처럼 장기간 분단 상태로 지내온 상황에서는 소통을 위한 즉, 양쪽 진영의 사람과 물자 그리고 정보의 이동을 위한 교통 및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의 구축과 상시적인 운영 보장이 다른 과제 이전에 선결되어야 한다. 이전 정부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의 경험을 비춰보면, 경제협력과 관광 사업은 육로로 통하던지 바닷길을 이용하던지 공히 교통 접근성이 제공돼야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접경지역을 이용한 자원·산업·환경·관광 벨트 구축계획도 이용할 사람들을 위한 교통시설의 확충과 안정적 운영 확보가 우선적 과제이다. 더불어 가장 인간적인 통행방식인 걷기가 DMZ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국경(國境)은 말 그대로 국가의 경계이다. 경계는 산맥의 능선이나 강과 같은 지리적인 선(線)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국경은 선이 아니라 점(點)으로 다가온다. 타국으로의 여행은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배를 타고 가더라도 항구라는 점적인 공간을 통해 다른 국가로 이동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선적인 의미의 국경에는 국가경비대 혹은 국경수비대와 같은 군인의 통제가 보편적이다. 반면 점으로서의 경계는 면세품 판매, 환전 및 환승과 같은 경제적 개념이 주를 이룬다. EU 출범 이후 국경의 의미가 느슨해진 유럽 국가들 간의 이동은 마치 이웃 마실 다녀오듯이 아무런 제약이 없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의 국경에서는 군대의 경비 그리고 물리적 장벽이 존재하고,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입국심사와 세관검사라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만 출입국이 가능하다.

글로벌한 관점에서 분쟁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은 대부분 경계를 둘러싸고 생긴 문제들이다. 댜오위다오(釣魚臺群島), 카슈미르, 포클랜드 제도(諸島) 등은 역사적으로 국경 분쟁 지역으로 분류되고, 이러한 분쟁지역은 지구촌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많은 경우 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갈등의 강도도 심각하다. 오랜 갈등이 누적된 곳이기는 하나 분쟁과는 차별성 있는 국경이 있으니, 인도-파키스탄 접경지역인 와가(Wagah)이다. 이곳은 양쪽 진영의 오랜 대립 결과가 어떤 의미에서 관광 문화로 정착된 곳이다. 매일 이곳에서 진행되는 양 국가의 국기 하강식은 서로의 자존심 경쟁으로 인해 하강식 자체가 예술적으로 승화하여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를 보기 위해 하강식이 있기 전 수많은 관광객이 걸어서 국경 근처로 이동한다. 양측 국경수비대는 예전보다 공격성이 순화되기는 했으나 서로의 자존심을 한껏 세운 하강식 세레모니를 퍼포먼스하듯 펼친다. 적대적 국가 간의 경계가 지니는 팽팽한 긴장감은 유지한 상태이지만, 그 자체가 관광객을 흡인하는 요소가 된 것이다. 이곳에서 국경이 가지는 상징성과 관광으로의 발전가능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BeatingRetreat_resize.jpg

와가(인도-파키스탄 국경) 국기하강식
 


이와 달리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3국 접경 지역의 경우 국경을 서로 접한 도시들이 서로 자유로이 왕래하며 공존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세 국가의 경계에는 이과수강과 파라냐강이 흐르고 각 국가의 접경에는 푸에르토이과수(아르헨티나), 포스두이과수(브라질) 그리고 시우다드델에스테(파라과이)라는 세 도시가 서로 인접해 있다. 이 지역에는 버스를 이용한 대중교통체계가 잘 발달되어 서로의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시우다드델에스테는 파라과이 제2의 도시로 상업의 중심지이다. 소비세가 없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값싼 쇼핑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도시 전체가 시장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수많은 상점과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 아침 이른 시간부터 운행하는 버스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이고, 국경 근처로 갈수록 붐비기 시작하여 정작 우정의 다리(브라질-파라과이 국경인 파라냐강을 건너기 위한 다리)를 건널 때쯤에는 만원버스를 방불케 한다. 국경의 도로는 트럭, 자동차, 시내버스 등 온갖 차량들도 붐비고 마치 명절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처럼 차들이 늘어서 국경을 넘고 있다. 두 나라를 잇는 다리는 인도교를 겸하고 있어 유려한 다리의 아치를 감상하며 유유히 걸어서 넘을 수 있다. 상당수 방문자들이 걸어서 이 국경을 통과한다. 이곳에서 국경은 다만 상징으로 존재한다. 우정의 다리 가운데 브라질과 파라과이 경계가 선명한 색으로 구분돼 있지만, 일상에서는 이들 도시가 한 경제권을 형성해 기능하고 있다.

3. 남북 철도 연결, 어떤 점을 더 고려해야 하나

대중교통 체계에는 허브앤스포크(Hub & Spoke)라는 개념이 있다. 지하철과 같은 대량 수송수단이 허브(간선 수송) 역할을 하고 지선버스와 마을버스가 스포크(바퀴살, feeder line이라고도 부르며 지하철역으로 승객을 실어 나르는 역할)를 담당하여, 두 교통수단이 유기적으로 기능해야 대중교통 효율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이 개념을 유사하게 차용하여 남북 철도연결이 상징적 조치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교통수단으로 대량 여객수송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즉, 개성공업지구가 재개되고 2단계 확장공사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을 가정하여, 이에 필요한 교통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대중교통체계로서 철도연결사업 구상이 요청된다. 북한쪽에는 개성시와 그 배후지에서 개성공단으로 출퇴근하는 노동자의 철도 이용성에 초점을 맞추어 연계교통체계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남쪽에서는 판문점과 DMZ 및 개성시내 관광과 연계할 수 있는 교통체계를 설계하여야 한다. 더불어 물류 수송의 관점에서 철도 운송이 가지는 비교 우위를 잘 살려 북한과 인접한 중국의 동북 3성과 한반도의 물류 수송을 경쟁력 있도록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철도연결이라는 대규모 교통인프라 사업이 적정 수요를 창출하여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비용으로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계획하여야 한다.

경의선 연결과 더불어 적정 교통수요를 창출 할 수 있도록 산업 및 관광사업과 병행하여 계획하여야 한다. 한반도 남북의 교통 연결 및 북한 측의 인프라 개선에 소요되는 예산이 통일비용이 아니라 “통일수익”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나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 과정은 반드시 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각 분야의 협력을 전제로 하고, 더불어 절차와 과정이 남북의 모든 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지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해선 연결의 경우 남측 구간인 강릉에서 제진 104.6km 구간이 현재 미연결 상태이고 사업비도 2조가 넘는 대규모 공사이다.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이 구간 건설이 반영되어 있으나, 경제성 확보를 이유로 그간 진전이 없다가, 올해 남북 협력과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한축으로 떠오르며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수요를 고려하면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 연결이 오히려 우선순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경원선을 통해 TSR(시베리아 횡단철도)과 연결할 경우 유라시아 대륙 철도 여행의 혜택을 수도권이 직접 받을 수 있다. 물론 KTX로 수도권과 연결된 한반도의 여러 지역들도 경원선 연결에 따른 잠재적인 수요층이 될 것이다. 더불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경원선 연결과 금강산 관광을 연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면 훨씬 설득력 있는 계획이 될 것이다.


 

남북철도연결사업현황_국토교통부_resize.jpg

남북철도 연결사업 현황(출처:국토교통부)



이와 함께 개성공업지구와 같은 제2의 경협사업의 후보지로 철원을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상당수 있다. 태봉국 도성이 송악(지금의 개성)에서 철원으로 옮겨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유명한 ‘철원오대쌀’이 생산되는 드넓은 곡창지대가 인근에 펼쳐져 있다. DMZ내 남북에 걸쳐 있는 옛 도읍지 규모는 한양도성에 버금가며, 이를 남북 학자들이 공동 발굴하는 것 또한 남북협력사업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물론 복원되는 경원선은 옛 노선이 도성터를 가로지르고 있으므로 이 유적지를 우회하여 신규노선을 정할 필요가 있다. 남북을 연결하는 3축의 철도 노선은 경제협력, 인력교류, 문화재 발굴, 자연자원 보존, DMZ 평화의 순례길과 같은 접경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업을 진행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4. 왜 DMZ에 평화의 순례길을 만들어야 하나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는 분단의 상징인 장소이며, 또한 동시에 남북 양측이 비록 적대적인 상태였으나 공동으로 관리해온 지역이기도 하다. 비무장지대라는 공동 관리 공간은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존재해 왔고, 오랜 기간 인위적 개발이 불가능해 온전한 자연생태계가 복원돼 유지된 곳이다. 이런 공간적 맥락을 지닌 DMZ가 환경·관광 벨트로 그 역할을 전환할 경우, 세계사적으로 냉전체제의 종식을 알리는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곳을 제주 올레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평화의 길’을 구축해, 한반도와 세계의 모든 시민들이 분단의 상징인 국경을 걸어서 넘어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접경지역을 남북이 공동으로 협의해 관리하는 ‘접경지역 공동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은, 남북 간 화해협력과 교류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바람직한 접근방법이다. 통일 담론이 사회 각 분야에서 전개되고 다양한 제안이 현실화되기를 바라마지 않지만, 모든 논의의 가장 기본 또는 근간은 서로간의 왕래 즉 교통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남북 접경지대를 포함하여 남북이 공동의 협의를 통해 한반도 신경제 지도를 3대 벨트로 구축하는데 필요한 핵심 요소는 교통 연결성이다. 이 가운데 접경지역 평화벨트를 위한 ‘DMZ 올레’ 또는 ‘DMZ 평화의 길’ 조성은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된 지역에 트레킹 루트를 개설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반도의 DMZ는 지구상에 재래식 무기를 포함하여 병력과 중화기가 가장 밀집하여 배치된 그야말로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전면전으로 확전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DMZ 경계근무는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의 비무장지대의 GP/GOP 에서 이루어진다. GP(Guard Post)는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 비무장지대 내부에 존재하는 경계초소로 콘크리트 요새로 벙커와 막사로 이루어져 30-40명 규모의 수색중대가 주둔한다. GOP(General Out Post)는 휴전선 철책(남방한계선)을 지키는 일반전초기지로 1~3km 정도의 철책선을 1개 소대가 맡아 순찰하며 철책선 중간에 설치된 초소에서 경계근무를 선다. 남방한계선에 설치된 철책 경계근무는 철책선을 따라 도보로 이루어지고, GP에서의 수색과 정찰 업무도 DMZ 내 형성된 보행로를 따라 수행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분단의 현장인 DMZ는 군병력이 가장 밀집한 곳이기도 하지만, 이미 걷기 좋은 길을 구축하여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는 물리적·환경적·역사적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DMZ 올레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은 상당하다. 개성공업지구 개발할 때 북한 측에서 군부대를 개성시 뒤로 물린 것과 유사하게, 남북 군사 당국이 DMZ 올레 예정구간의 군병력과 부대에 대한 후방 배치에 대해 동의하여야 한다. 즉 군사적 조치가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가능하며, 이는 다시 말하자면 평화의 길이 상징적 의미를 넘어 무력 충돌의 가능성을 낮추는 실제적인 효과를 수반한다는 의미이다. DMZ 250km 전 구간을 평화의 올레로 구성한다면, DMZ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살리고 복원된 자연 생태계를 유지·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 분단의 극복

분단의 극복은 하루아침에 문득 이루어지지 않는다. 켜켜이 쌓인 전쟁의 상흔과 이념 갈등의 골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냉철하고 합리적 사고와 따뜻한 동포애로 ‘DMZ 평화의 길’과 같은 남북 협력 사업을 통해 공동의 선을 추구할 때 비로소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DMZ에 평화의 순례길과 같은 주춧돌을 남북이 공동으로 놓고 한반도의 모든 지역에서 접근 가능하도록 연결 교통망을 구축하고, 걸어서 분단의 상징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DMZ는 남북이 공동으로 관리해 냉전시대에 전쟁 억제라는 역할을 넘어서서, 이제는 세계인을 위한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 평화체제의 수호라는 인류공동의 목표로 그 공적 역할을 더 확대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4월 27일 남북의 정상이 도보다리를 거닐며 대화하는 모습을 TV 생중계로 지켜보았다. 이 장면은 우리 민족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강렬한 평화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다. DMZ평화의 순례길 출발점은 도보다리 회담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도보다리와 같은 걷기 좋은 길을 DMZ내 전 구간으로 확장하여, 분단 역사의 현장을 누구나 찾아가 걸으며 전쟁과 평화를 생각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다시 디자인하여야 한다. GP와 GOP의 경계초소와 군인 막사를 순례자와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재탄생시켜 남북의 젊은이들이 총칼을 손에서 놓고 세계인을 환대하는 평화의 창업자로 역할하기를 꿈꾸어 본다.

이사야 2:4 [공동번역]
그가 민족 간의 분쟁을 심판하시고 나라 사이의 분규를 조정하시리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민족들은 칼을 들고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아니하리라.


[이 글은 한국교통연구원이 발간하는 ‘월간교통’ 2018년 7월호에 실린 “남북 접경지역 공동발전을 위한 제언”을 바탕으로 일부 수정하여 작성했습니다.]

김영국-프로필이미지.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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