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책마당]

a8b4e2

조합원의 책 소개 : 김상욱의 양자 공부

posted Sep 01, 2020
Extra Form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캡처_resize.jpg

 

 

조합원의 책 소개 : 김상욱의 양자 공부 | 김상욱 지음 | 사이언스북스

완전히 새로운 현대 물리학 입문

 

 

학생들이 ‘포기’를 결심하게 되는 과목 중 수학이 으뜸이란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과목이 있다면 양자역학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집중력을 끌어들여도 이해가 잘 안 되고,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이걸 이해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싶을 때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책의 부제가 ‘완전히 새로운 현대 물리학 입문’이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F=ma 대표되는 고전역학, 주로 거시세계를 다룬다.)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시세계를 다룬다. 물리학이면 똑같은 물리학이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에 적용되는 이론이 다르기라도 한 거란 말인가? 혹시 이런 궁금증이 생기면 당신은 1/4쯤 넘어온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목적은 1/4을 1/2 이상으로 바꾸는 것이다.

양자역학은 원자 세계를 설명하는 과목이라 보면 된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니 물질의 근본적이고 존재적인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고전역학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현상이 설명되고 있는데 굳이 양자역학을 만들어낸 이유는 간단하다. 관찰은 되는데 기존의 이론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중슬릿 실험이다. 전자 한 개를 스크린을 향해 쏘면서 그사이에 두 개의 틈(슬릿)이 있는 벽을 설치해 보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전자는 그중 하나의 틈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결과는 두 개의 틈을 동시에 지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나의 물질이 동시에 두 군데 존재했던 것일까? 실험이 잘못되지 않았을까? 의심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늘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를 질문해야 한다. 이에 대한 설명법이 양자역학이다.

과학적인 설명 방법과 진실은 별개의 것이다.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의심할 필요 없는 진실이다. 하지만 그 현상을 설명하는 방법 자체를 진실이라고 말할 이유는 없다. 갈릴레이가 설득력 있는 설명법을 시도해 찾아냈으며, 뉴턴이 그걸 수식으로 만들어 냈고, 아인슈타인이 그 수식을 수정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설명법이 변하고 있는 것 이외에도 과학적인 방법으로는 설명이 어려웠던 현상도 줄여나가고 있다. 과학은 번개가 신의 분노가 아니라 대기 중의 방전 현상이라는 설명법을 채택하고 있고, 절대다수가 이 방법을 받아들이고 있다. 과학은 설득력 있는 설명법 중 하나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어렵지 않을까? 방송인 김제동의 추천사로 대답을 갈음한다. “김상욱쌤이 나에게 양자역학 책에 관한 추천사를 부탁했을 때 나는 웃었다.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웃었다. 양자역학 자체가 나에게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재미있다. 맞다. 말이 되는 것은 웃기고 재미있지 않다. 말이 안 되는 것이 웃기고 재미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렵지만 재미있다.(이하 생략)”. 도전해 보시라. 나와 다른 세상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이해하려 다가가는 것만큼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없는 듯하다. 대신 그 사람이 좀 제정신이어야 한다는 전제는 꼭(!) 필요하지만.

 

하효열-프로필이미지.gif

 


  1. 에두아르도 콘, 2018 - 숲은 생각한다

    에두아르도 콘 지음 차은정 역 (2018, 사월의책) 포스트휴먼 생태주의에 관한 글을 읽다 보면 공감을 하면서도 마음에 부담을 느낄 때가 있다.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공감한다. 그런데 어떻게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날...
    Date2023.05.11 Views66
    Read More
  2. 인생교과서 니체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인생교과서 니체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진우+백승영 지음, 21세기북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길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올 때, 삶의 방법론을 담은 책은 주변에 많지만 내게 맞는 책을 찾기는 의외로 어렵다. 최근 여러 시련을 겹겹이 겪다 보니 삶의 ...
    Date2023.03.09 Views69
    Read More
  3. 김호연 지음 - 불편한 편의점

    저자 김호연 | 나무옆의자 | (1권) 2021.4.21 / (2권) 2022.8.10. 간만에 국내 대중소설을 읽었다. 원래 서점의 베스트셀러는 믿고 거르지만, 입소문으로 접한 소설이 의외의 재미와 감동을 주었기 때문에 특별히 추천해 본다.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에 소재한...
    Date2023.02.08 Views112
    Read More
  4.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 이민아 역 2021 | 디플롯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 이론을 배웠다. 적자생존은 다윈(C. Darwin)이 고안한 ‘자연선택’(natural selecti...
    Date2023.01.05 Views126
    Read More
  5. 한국 근대 기독교와 여성의 탄생 - 이숙진 지음

    무릇 여자로서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니 이는 머리를 민 것과 다름이 없음이라. (고린도전서 11:5) 1 마흐사 아미니....... ‘머리카락을 꼼꼼하게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게 체포...
    Date2022.12.04 Views141
    Read More
  6. 수학이 필요한 순간

    제목을 보고 궁금증이 생기거나 호기심이 발동했다면 당신은 학창 시절에 좋은 수학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자축해도 좋습니다. 수학에 관한 글을 교양으로 읽는 사람이 늘고 있음에도 수학은 다른 영역에 비해 쉽게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집니다....
    Date2022.11.02 Views146
    Read More
  7. 모두를 위한 경제

    모두를 위한 경제(The Making of a Democratic Economy) 저자 마저리 캘리, 테드 하워드 | 역자 홍기빈 | 학고재 | 2021.6.7. “비전이 없으면 삶도 시든다. (Where there is no vision, the people perish) ” 책의 맨 앞부분에 인용된 잠언 29장 ...
    Date2022.10.03 Views107
    Read More
  8. 이순자,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이순자,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2022). ㈜휴머니스트출판그룹. 깨꽃? 깻잎이 아니고? 이 책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반사적으로 떠오른 생각이다. 너무 토속적이다. 깨꽃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꽃밭에는 없다. 농사짓는 밭에만 있다. 깨...
    Date2022.09.03 Views180
    Read More
  9. 『딸기 따러 가자』-어느 영문학자의 따뜻한 위로의 말

    인간이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고 옳지 않은 일을 하고 실망스럽게 행동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당장 죽을지도 모를 치명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지금 당신이 느끼는 실망감은 삶을 위한 위대한 훈련이다. -럼비(Lumbee)족의 말 (105쪽) 1. 위에 인용한 &lsquo...
    Date2022.07.05 Views290
    Read More
  10. 다니엘 헬미니악 -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소개 2: 다니엘 헬미니악의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신이 허락하고 인간이 금지한 사랑” 1 차별금지법....... 입법화를 위한 노력이 2007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성정체성을 포함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옳지 않다는, 법령이라기 보단 선언...
    Date2022.06.03 Views19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