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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자, 달리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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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입원한 병실의 한쪽에 54세의 남성이 들어왔다. 같은 또래다. 곁눈으로 슬쩍 훑고 상념에 잠긴다. 건장하고 단단한 몸이다. 왼쪽 발목 아래가 없다. 아직 붕대가 감겨 있는 것으로 보아 사고가 얼마 전이었고 어떤 사정인지 신장내과에 전원 온 것으로 보아 사고의 여파일지도 모르겠구나 짐작만 한다.

 

8월 26일은 쉬는 날이다. 창립기념일이라 뭘 하면 좋을까 이리저리 생각을 해오던 참이었다. 여름 가기 전에 설악을 오르면 좋을 것 같아 입방아를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 입원 검사 날짜가 잡히고 이런저런 다른 사정이 겹치며 설악은 공수표가 되었다. 빈말로 설레게 했던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어젯밤 아들 곁에 앉아 생각했다. 걸을 수 있을 때 걷자. 달리 뭐 생각할 것이 있겠나. 올봄 성곽길 걸으며 계절별로 걷자고 내뱉은 말도 공허하지 않으려면 이 여름 가기 전에 한 번 더 돌아야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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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길 걷다 문득 하늘을 보니 높은 곳에 수리 몇 마리가 날고 있다.

 

사족 : 아들은 신검에서 요단백이 나와 신장조직검사로 입원한 것이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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