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진의 홀로요리 33 – 늙지 않는 법, 제육볶음

posted Jul 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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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진의 홀로요리 33 – 늙지 않는 법, 제육볶음

 

 

늙지 않는 법은 무엇일까.  

 

많은 것들이 있다. 운동하고 영양제 챙겨 먹고 등등. 채식을 많이 하라는 말도 있고 단백질을 잘 섭취하도록 고기를 잘 먹어야 한다는 말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늙지 않는 법이 있다. 그건 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화는 육체적인 행동이다. 근육들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말을 할 때 많은 표정과 팔짓을 해야하고 귀를 귀울여야 한다. 점자책을 읽어도 손으로 촉각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수화를 하려해도 팔을 활발히 움직여야 하고 얼굴근육을 잘 써야 의미가 전달이 잘된다. 즉 대화는 입과 귀, 호흡, 팔(제스처), 얼굴 근육, 시선을 결정하는 눈동자의 움직임 등 상당히 육체적인 건강함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당연히 청력 또는 시각, 촉각을 인지하는 뇌도 활발해야 한다. 

 

그래서 당신의 대화 내용과 수준, 고상함은 난 관심 없다. 그저 대화를 하면 될 뿐, 그 자체로 대화는 젊음이고 생명력이다. 

 

엄마의 귀가 잘 들리지 않았을 때, 엄마의 노화는 시작되었다. 

물론

아버지도 한쪽 귀가 안 들리셨단다. 그런데 아무도 몰랐다. 세상에!!

중병으로 입원하실 때 알았다. 가족에게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하신 것이다.

다행히 한쪽 귀는 정말 잘 들리셔서 우리와 대화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늙지 않았다. 우리와 대화를 했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늙었다는 상징은 아마 보청기와 지팡이이다. 그래서 지금도 그 두 개를 거부한다.  

예전에 엄마는 청력이 안 좋아졌을 때, 검사 후 보청기를 구비했었다. 그러나 엄마는 거부하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청력이 현저하게 안 좋아지면서 대화가 끊어지고, 사고도 조금씩 멈추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늙어가기 시작했다.

 

엄마는 왜 보청기를 거부했을 까. 

어쩌면 보청기를 거부하는 것은 늙음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세월을 받아들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청력이 약해지면서 함께 뇌의 운동도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엄마는 최근에야 늙어가기 시작했지만 대화가 멈추어진 것은 아니다. 간단히 서로 묻고 대답한다. 그리고 가만히 엄마 옆에 앉아서 아무말 없이 TV로 올림픽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화이다. 그러고 보니까 엄마는 늙음은 더딜 뿐이다. 어쨌든 다양한 방식으로 대화를 하는 거니까

 

사실 뭐 아들이 엄마와 대화나 했었나..“엄마 밥 줘!!”, “국 뜨거워!!” 이런 투정만 부린 것 같은 데 뭐.

 

이제 고령화 시대 우리는 나이든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나이 어린 사람과 수평적으로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공존하는 것이고,  또 나이가 들어도 손자뻘의 아이들과 같은 근무지에서 평등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청기도 받아 들여야 하고, 노인들과는 목소리를 크게 내서 말하는 법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그러면 대화가 되고 수평적인 사이가 된다.

 

즉, 대화는 평등하다. 누구를 가르치지 않고 지시하지 않으며 일방적이지 않다. 대화는 평등하고 그래야 함께 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고 노인이 되었을 때도 즐겁게 오래 사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여러분도 즐겁게 부모님, 그리고 가족과 대화를 하는게 어떨까 한다.. 삼겹살도 구워먹고. 그러나 식구들이 많아 돼지고기를 많이 사두어서 먹다 남은 것은 냉동실에 넣어둘 때가 있다. 그 때, 냉동삼겹살의 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자 그럼. 냉동실에 삼겹살이 있을 때. 꽝꽝 얼은 돼지고기를 먹어봅시다. 

 

이제 홀로요리가 시작됩니다.

 

냉동실 삼겹살의 제육볶음

 

돼지고기를 냉동실에 오래둔 것을 어설프게 김치찌개하면 돼지 군내가 납니다. 심한 편은 아닌데 살짝 살짝 납니다. 제육볶음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얼린 돼지고기를 어설프게 해동하면 냄새가 심하게 납니다. 그것을 해결해볼까요. 그건 콜라입니다. 

콜라로 돼지고기를 졸여내는 기술입니다.

콜라를 넣으면 잡내도 없어지고, 단 맛이 매운 고추장과 어울립니다. 그리고 콜라향 때문에 약간의 불 맛을 내서 바비큐에 구웠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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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1. 냉동실의 돼지고기 덩어리

2. 마늘, 고추 (집 냉장고에 있는 야채면 됩니다. 양파 숙주나물 당근 양배추 등등..저는 없네요. 집 냉장고에...)

3. 고추장(저는 동네 식당에 황태포를 갈아서 섞어 만든 양념고추장을 팔아요. 그걸 써요.)

4. 콜라

5. 빵

 

만드는 법은 간단합니다. 

 

1. 얼은 돼지고기를 해동합니다.(전자레인지에 버튼 누르고 해동하세요)

2. 프라이팬에 콜라를 붓습니다. 깊이 1센티 정도 일단 붓습니다. 그리고 녹인 돼지고기를 넣고 졸입니다. 

3. 졸일 때 돼지고기가 푹 익지 않고 졸여 갈 때면 살짝 살짝 콜라를 더 붓습니다. 

4. 돼지고기 자체에 기름이 많이 나오니까, 콜라에 졸여도 튀긴 효과가 납니다. 

5. 돼지고기의 붉은 살 부분이 안 보이면 간 마늘을 넣습니다. 그리고 한번 볶습니다.

6. 충분히 볶았으면 불을 약불로 낮춥니다. 그리고 간 마늘을 한 번 더 넣고 야채를 넣습니다. 살짝 한번 볶습니다. 1분간.

7. 그리고 고추장을 넣습니다. 그리고 고추장과 돼지고기를 비빕니다. 고추장 양은 돼지고기를 비빈다고 생각하고 넣으세요. 국물에 말아 먹듯이 넣지 마세요. 

8. 취향에 따라 위에 후추를 뿌리거나, 갈은 땅콩 또는 깨를 뿌려 줍니다. 

9. 밥반찬으로 좋고, 안주로 할 때는 매운 제육볶음 옆에다가 식빵을 잘라서 같이 올리면 빵과 제육볶음이 어울립니다. 빵은 단 맛이 있는 것보다 시큼한 사우어 도워같은 빵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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