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진의 홀로요리 27 - 오만과 편견, 무 피클

현우진의 홀로요리 27 – 오만과 편견, 무 피클

 

 

겨울 무는 인삼이라고 합니다. 달고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예전에 이야기했듯이 겨울 무는 그냥 물 넣고 다시마만 넣어도 시원한 국이 됩니다. 다시마가 짭조름한 맛을 내서 아무것도 안 넣어도 국물 맛이 좋습니다.  싱거우면 간장만 밥숟가락 한 스푼에 라면 1인분 국물기준으로 물 넣고, 다시마는 손가락 크기로 잘라 적당히 넣어도 훌륭한 국이 됩니다. (현우진의 홀로요리 3편 - 무국 참조)

 

예전에는 밭을 고르고 무를 키운 적이 있습니다. 아직 인생의 허세가 남아있고 세상의 욕망을 얼굴에 지니는 것을 반성하며 흙을 만질 때였습니다. 흙을 만지고 무에 물을 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작은 씨가 빼곡하게 자란 무를 보면 너무나 신기해서 대자연 앞에서 다소곳해졌습니다.

 

 

한 때는 무가 너무 많아 가져오려고 쇼핑백을 하나 들고 갔습니다. 쇼핑백에 담아놓고 보니 아직 속세의 미련이 많고 허세가 많았음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무 가지러 갔던 쇼핑백이 프라다였습니다. 프라다 가방은 이미 누구 줘버렸는데, 쇼핑백은 아직 치우지 못했나 봅니다. 아직 속세의 욕망이 남았었나 봅니다. 시골 한적한 곳에 무를 담은 프라다 쇼핑백은 그저 농협 하나로 마트 봉다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똑같은 종이 가방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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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를 담은 종이 쇼핑백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옷을 입고 안정적인 직장을 다녀도 그 사람이 대단한 것은 없습니다. 험한 일을 해도 벤츠 몰고 다닐 수 있습니다. 또는 그렇지 못하게 살아도 부부와 자식이 알콩달콩 또는 지지고 볶고 사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힘들게 돈 벌고 아이 키우고 가정을 일구는, 또는 혼자서도 아이를 잘 키우는 사람들 보면 늘 존경스럽습니다. 이렇게 세상 사람은 모두가 저보다 잘난 사람이 많습니다. 비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모두 허세였고 가식이었습니다. 저는 오만한 자세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프라다 쇼핑백은 이쁘네요. 아래 사진처럼 진라면 박스도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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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라면 상자

 

 

이번 이야기는 무로 피클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세상에 세상에 무우가 아니라 “무”라고 씁니다. 초등이 아닌 국민학교 시절 '무우'가 주관식 시험에 나왔던 게 기억이 납니다. 그런 무우가 무로 맞춤법이 바뀌었습니다.  무우는 사실 과거 무 옆에 세모꼴 글자(옛날 한글 자음에 있었던 그 세모)가 남아있는 흔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무“우”라고 표기했습니다. 비슷한 화석같은 흔적으로 가위가 다른 지방에서는 “가세”라고 발음합니다. 아마 세모자음의 흔적으로 어느 곳에는 가위로 바뀌고 다른 지역에서는 가세라고 발음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하나, 피클에 대한 오해가 있습니다. 바로 피자와 피클입니다. 

 

이탈리아 여행을 가면 가이드가 꼭 당부를 합니다.  “ 피자 먹을 때 피클 달라고 하지 마세요. 피클 없어요.” 우리가 먹는 피자는 미국식 배달피자여서 피클을 같이 줍니다. 그러다 보니 밥과 김치처럼 피자와 피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빵도 두껍고 각종 기름진 것을 얹은 것이 피자라고 생각했는 데, 모두 다 미국식 배달피자였습니다. 이탈리아 피자집에는 피클이 없습니다. 아예 없습니다. 

 

이렇게 음식에 대한 오해 또는 편견이 존재합니다. 

 

일을 하다보면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인도, 브루나이 등에서 온 사람들과 간혹 만납니다.  그런데 그쪽에서 온 사람들은 모두 특이사항에 “채식”이라고 적어둡니다. 이제까지 저는 채식주의자가 그 쪽 동네에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건 저의 무지였습니다. 그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된 육류만을 먹는 사람이었습니다. 한국에는 할랄음식(이슬람에서 인증한 음식)이 많지 않고, 고기도 이슬람 율법에 맞게 도축된 육류가 아닐 거라 생각하니까 아예 처음부터 채식으로 적어놓습니다.  (그걸 이제야 알았네요.) 

 

자.. 무 피클을 만들어 봅시다. 이 무 피클은 달짝지근해서 치킨 먹을 때 아주 잘 어울립니다. 또는 기름진 음식인 파전, 새우튀김과 피클도 잘 어울립니다. 

 

사실 무 피클은 간단한데요. 그래도 다섯가지 색깔이 들어간, 음양오행이 맞는 무 피클을 만들어볼게요. 다섯개의 색깔이라서 오방색…..아 ..기억하기 싫은 단어 “오방색”이구나…그냥 다섯가지 색깔의 무 피클이라고 할게요. 다섯가지 색은 흰색과 검은색, 녹색, 붉은 색, 노란색입니다. 각각 쇠와 물, 나무, 불, 흙을 뜻합니다. 모두 자연과 우주를 구성하는 요소입니다. 일단 재료 준비를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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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피클

 

 

1. 재료준비

 

 * 핵심재료 :  무, 식초, 설탕, 물, 소금 (흰색)

 * 기타 재료

   - 붉은 고추(붉은색)

   - 통후추(검은색)

   - 샐러리(녹색)

   - 생강과 계피(금색 계열) 

 

2. 재료 손질

 

- 무는 무채보다는 두껍게, 깍두기보다 얇게 썰어주세요.

- 붉은 고추는 이쁘게 슬라이스해 주시면 됩니다.

- 샐러리는 이국적인 맛을 내주는 역할입니다. 새끼 손가락 길이만큼 썰어주세요.

계피는 많이 넣지 마시고 어른 손가락 만한 크기 하나 넣어두시면 은은한 향을 내줍니다. 생강과 후추, 계피가 추운 겨울 당신의 몸을 데워 줄겁니다. 몸에 열이 많은 가족이라면 모두 빼셔도 무방합니다. 

 

3. 만들기

 

물과 식초, 설탕을 2:1:1 비율로 준비합니다. 냄비에 물과 식초, 설탕을 넣고 한번 끓여주세요. 굵은 소금은 티스푼 정도면 됩니다. 물이 500ml 정도일 때입니다. 그리고 식혀 주세요.

깨끗한 유리병을 준비합니다. 한번 큰 솥에 끓여주세요. 소독해야 하니까요

유리병에 적당히 재료를 넣어주세요. 그리고 만들어 놓은 물을 부어주세요.

냉장고에 넣고 하루 이틀 지나서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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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피클. 맛나게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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