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강좌 : 한국기독교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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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비극이었습니다. 주권을 빼앗긴 나라, 국가를 구성하는 요소중 국민과 영토는 있지만, 주권이 없는 나라에 사는 민족은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아야만 했을까요? 이런 암흑기를 살아야 하는 민족, 민중의 모습을 잠시 그려보면 차마 상상하기 조차 힘든 모습입니다. 침략자에게 지배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민족은 마땅히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지배자의 위치를 대신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항이 뭔지도 모르며 그저 하루 하루 끼니를 연명하는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종교를 갖고 신념을 지키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신념이란 것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배자에게 굴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기독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위에 언급한 여러 종류의 삶을 살았겠죠. 그 중에 이 책은 친일파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밖에 없는 굴종했던 기독인을 다룹니다. 천황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길 수 있는 사람이 기독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제국주의에 의한 지배를 정당화 하며, 일제의 만행에 저항하지 말고 오히려 굴종의 삶을 살라고 말하고, 글을 쓰는 사람을 기독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프고 고단하고 힘들고 어두웠던 시대였기에 우리 민족에게 일제 강점기는 쓰라린 기억입니다. 그러나 초기 기독인 중에 상당수는 이런 시련을 대하는 자세는 그야말로 야만의 역사를 36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조를 했습니다. 침략으로 빼앗긴 주권을 찾기 위해 저항하는 기독인이 아니라, 굴종하고 민족의 주체성을 말살하여 일본 제국주의의 노예로 살도록 강요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구체적인 활동을 했는지 자세한 사료를 통해 설명한 이 책을 읽고 나면 부끄러움과 분노의 감정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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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로 구분하여 일제강점기에 어떻게 기독인들이 침략의 시대를 지원했는지, 상세히 설명해줍니다. 특히, 해방 이후 이승만 정권하에 벌어진 기독인의 야만의 역사는 그야말로 가관입니다. 기독인 장로라는 대통령의 모습은 오직 권력 유지에만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에게 하나님은 없고 오직 자신의 권력만을 보호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와 함께 일조를 했던 하수인들, 목사나 장로들도 같은 모습입니다. 기독교는 그들의 권력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방패적인 수단일 뿐 입니다.

 
굴종의 흑역사를 지우는 반성의 시간을 갖지 못한다면, 한국 기독교에게는 참된 성장이 없을 듯 합니다. 1945년 해방의 해가 지난 지 72년이 지난 지금도 기독교는 이런 굴종의 역사를 드러내지 않고, 유유히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고 활발하게 종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역사는 절대 드러내지 않고 반성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가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감싸는 분이기에 그 분을 믿기 때문에 우리가 넓은 포용력으로 이런 친일의 역사를 안아 주는 것일까요? 용기가 없기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고 도려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종교도 권력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친일을 했던 목사, 장로, 권사 그리고 직분 없었던 사람들 모두가 지금은 어떻게 도려낼 수 없는 권력의 중심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친일을 했던 사람들이 권력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은 그때도 지금도 항상 침략자와 약탈자 그리고 탐욕으로 가득한 권력의 편에서 편안히 사는 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종교, 기독교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겠죠. 그들이 읽고 해석하는 성경에서 하나님은 유일한 분이 아니라 대체 가능한 신이기 때문이겠죠. 지금 세습으로 기독교에서 파문을 일으킨 교회만 보더라도 마찬가지일 것 입니다. 하나님이 없는 교회, 이웃이 없는 교회, 그리고 성경이 없는 교회를 만들어 버린 것이 누구일까요? 종교를 권력화하고 사유화 하는 사람들은 기독교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가면을 쓰고 하나님이 되려는 미치광이들 일 것입니다.

 

이 책은 끝으로 현대 기독교기업의 잔혹사라는 12장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야만의 흑역사는 계속 되어 갑니다. 우리가 반성과 성찰 없이 보낸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세계 교회 역사의 큰 획을 긋는 시간입니다. 한국 기독교는 어떻게 500주년의 의미를 새겼을까요? 지난 반세기전 침략의 역사에서 굴종했던 반기독교적인 역사를 도려내는 반성을 가졌을까요?  지금이라도 우리는 그런 역사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또 다른 야만의 시간이 오더라도 저항하며 나아가는 참된 기독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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