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구만리 여정을 위한 안내서 : 청년 협동조합 사례 소개

구만리 여정을 위한 안내서 : 청년 협동조합 사례 소개

 


사람들은 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종종 묻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조금 난감할 경우이기도 합니다. 저는 서울시 청년정책과 마을정책 분야의 중간지원조직에서 일을 해왔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공공(행정)과 민간(공공기관에 속하지 않은 시민생태계) 영역의 구조, 더 나아가 사회적가치를 만드는 일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부족한 경험과 이해 탓에 매번 쩔쩔매곤 합니다.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출발하는 길목의 소식을 듣고, 제 경험에서 나눌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일지 고민이 길었습니다. 공공자원과 민간의 활동력 안에 크고 작은 형태로 벌어지는 다양한 활동 중 특히 청년의 관점으로, 혹은 청년을 대상으로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3개의 협동조합 사례를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1)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은 청년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택협동조합’으로 2014년도에 설립되었고, 현재 340명의 조합원이 참여중입니다. 청년의 주거불안정을 해소하고 비영리 주거모델 실현 및 보편적 주거권에 의거한 대안적 주거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을 미션으로 이어져왔는데요. 여러 사업 중, 비영리 주거모델로 운영하고 있는 ‘달팽이집’은 청년당사자가 직접 공급하고, 입주자가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공유주택입니다. 현재 서울 전 지역에 12개 정도 운영되고 있고요.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저렴한 임대비용으로 거주하면서, 새로운 공동체문화를 직접 만들고 경험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입주계획서를 꼼꼼히 작성해야하고, 기존 살고 있는 식구와의 대면식, 거주기간 동안 서로 존중하는 평등공동체를 위한 모임 등 당사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부동산 관련 주거양식이나 상업적 목적을 가진 공유공간과는 또 다른 차원의 발상과 대안으로 보이는 부분인데요. 청년이 직면한 사회문제에서 출발해서, 지속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고 대안적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식과 과정에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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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활동(출처:민달팽이유니온 블로그)
 

 

2) 청년 지역교류 플랫폼 ‘플랫폼510협동조합’
 

플랫폼510협동조합은 실업과 주거불안정으로 대두되는 도심의 청년문제의 대안을 고민하면서 출발했습니다. 꼭 서울뿐만이 아닌, 전국을 삶의 무대로 확장하고 이를 통해 청년이 삶의 전환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에 주목하는데요. ‘나다운 삶을 위한 로컬의 일과 생활 플랫폼’을 미션으로, 도시와 시골의 청년과 각 지역을 연결하는 활동을 주로 합니다. 전국의 청년농부들과의 연대를 통해 지역생산물 판매하거나, 청년생산자들의 작업물을 전시하는 등의 유통플랫폼이자, 시골로 이주한 청년들과 서울청년 간 모임 (사람책콘서트, 공론장 등)을 운영하면서 지역교류의 기반을 만들어갑니다. 현재는 서울혁신파크 내에서 청년농부들의 농산물을 재료로 한 음료와 간식 등을 판매하는 복합공간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지역교류 관련 담론이 정책적으로 확장되고 넘쳐나는데요 관심이 있다면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별 사업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말 쉽게 접근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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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골살이 북콘서트 포스터(출처:상생상회 블로그)

 

 

3) 성북신나 협동조합


성북신나 협동조합은 성북구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과 청년이 상생할 수 있는 청년 커뮤니티를 구축해나가는 협동조합입니다. 청년들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일자리와 생태계 조성을 중심으로, 마을과 도시,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야말로) 전방위적 활동을 합니다. 자체적으로는 동네공간, 사람, 역사 등 지역 내 자원을 아카이빙 하고 동네 매거진을 만들거나, 지도서비스로 동네 컨텐츠를 발굴하는 등 지역기반의 순환 활동을 하고요. 해당 자치구나 서울시 청년정책 담당 조직의 자원과 결합하여 민간위탁 방식의 공간운영이나, 연구, 정책네트워크 운영 등의 정책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과 마을 중심의 다양한 활동 사례를 가진 팀으로, 이들이 동네에서 뽀짝거리는(?) 것만 천천히 살펴봐도 앞으로의 일들을 상상할 때 큰 인사이트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은 특별히 함께 활동하는 동료의 중요성에 주목합니다. 조합을 운영하는 과정이나 프로젝트 추진 전, 차별 없는 활동기반을 위한 모두의 약속문을 사전에 작성하거나, 별칭을 사용하고, 발언권을 동등하게 주기 위한 노력 등 모두가, 함께 가기 위한 만들어가는 노력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서로가 가진 주체성과 고유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문화가 청년에게, 아니 꼭 청년세대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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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신나가 하는 다양한 활동들(출처:성북신나 홈페이지)

 

 

청년과의 연결을 기대하는 길목의 고민과 설레임 그 어딘가에 이 글이 머물거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앞서 소개한 성북신나의 창립선언문 중 일부를 가져와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고맙습니다.

“갈팡질팡하던 경험이 다양한 생존의 방식, 대안적 삶의 형태,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상상력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댄다.
계획 되어진 환경보다 기획해나가는 선택권을 위해
협동이라는 어려운 방식을 택한 청년들의 앞길이 이제 구만리다.

구만리라니. 차라리 신난다.“
- 성북신나 창립선언문 중


[관련 링크]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https://minsnailcoop.com/
- 플랫폼510협동조합 https://platform510.modoo.at/
- 성북신나협동조합 https://sinn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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