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고목(枯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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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枯木

살갗은 말라 비틀어 찢어지고
팔은 끔찍한 쇳소리에 잘려나갔다.
베어진 벌판, 절규로 저항하고 작은 불씨로 희망을 가진다.
잊혀져간 밤이 되면 무자비한 폭력과 차디찬 권력의 힘에 벼랑 끝에 몰린다.
오늘밤도 뼛속마저 긁어 버리는 칼바람 맞으며
홀로 공포와 절망에 맞서
처절한 싸움을 한다.


재개발 현장에 있는 고목입니다. 며칠 전 ‘용산참사 10주년’이 생각납니다. 2009년 1월20일 용산개발로 인해 6명이 사망, 24명이 부상당한 대참사가 있었습니다. 이후 책임지는 이 없이 조금씩 잊혀져간 사건입니다.

몇 번의 정권이 바뀌고 경찰청 진상위원회에선 "무리하게 진압한 경찰지휘부의 책임"이라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그 최고 책임자는 현재 국회의원이 되어 "당시 정당한 지시였다"합니다. 30여명을 불구덩이에 몰아넣은 책임자의 변명에 육두문자가 절로 나옵니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자본의 이해관계는 개발이라는 피갑을 두르고 폭력과 협박을 무차별하게 휘두르고 있습니다. 아현동 고 박준경 씨, 장위동 세입자 자살, 행당동, 아현동, 개포동, 청계천  등 제2의 용산참사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인권마저 짓밟히고 영혼까지 파괴되는 현장에서 수많은 고목들의 절규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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