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무

종교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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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실체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_『헤겔 법철학 비판』서문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마르크스 종교관이 단적으로 드러나 있다. 

 

마르크스는 베를린 대학에서 헤겔 철학의 세례를 받았다. 헤겔 철학을 중심으로 해서 전통적인 기독교 신학을 벗어나려는 신학자들이 당시에 여럿이 나왔고 마르크스는 이들과 친분을 가지기도 하고 잘 알았다. 그 시점에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잘 알려진 마르크스의 유명한 명제가 나온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인민 곧 민중의 행복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인민이 곤궁하고 비참한 처지에 있도록 하는 체제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에 인민에게 헛된 환상을 품게 하여 체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 주는 제도로서 종교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위의 명제가 품는 다른 의미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종교는 정상적인 사회, 건강한 사회의 구성요소가 아니고 비정상적이고 병든 사회를 전제로 해서 생겨나고 존재하는 제도인 것 같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을 병들고 비참하게 만드는 사회에서 인간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고통을 견딜 힘을 갖게 만드는 진통제의 역할을 하는 생명체의 기형적인 자기방어 수단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억압과 착취의 국가적 사회 구조를 정상적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만큼 그런 사회를 견디게 해 주는 종교를 정상적인 요소로 착각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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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비판의 목적

 

비판은 사슬에 붙어 있는 가상의 꽃들을 잡아 뜯어 버렸는데, 이는 인간이 환상도 위안도 없는 사슬을 걸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슬을 벗어 던져 버리고 살아 있는 꽃을 꺾어 가지기 위해서이다.

_『헤겔 법철학 비판』서문

 

 

가상의 꽃은 ‘가짜 꽃’으로, 종교를 빗댄 것이다. 그러니까 ‘잡아 뜯어 버렸다’는 말은 종교의 폐기를 암시한다. 마르크스는 왜 이렇게까지 종교를 비판하는가. 종교가 인간에게 환상과 위안을 주면서 사슬을 계속 걸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사슬을 벗어 던지기 위해 먼저 사슬에 기생하는 꽃, 즉 종교를 제거해 버린 것이다.

 

사슬을 끊고 진짜 꽃을 얻으려면 미몽에서 깨어나 가짜 꽃을 버려야 한다. 자신의 현실을 중심으로 움직이되, 종교의 환상은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슬을 사슬로 보는 분별력이 생긴다. 이것이 자신을 옥죄는 사슬을 풀고서 진정 살아 있는 꽃, 즉 자유를 쟁취하는 길이다.

 

마르크스는 철학 연구든 경제학 연구든 그 책 제목에 ‘비판’이라는 말을 넣었다. 헤겔 법철학 비판, 비판적 비판주의에 대한 비판, 정치경제학 비판, 고타 강령 비판 등등. 그는 특히 초기 저작에서 비판을 통해 죽은 꽃인 종교를 멀리하고, 생생히 살아 있는 꽃인 해방과 함께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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