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모도바르와 자무쉬의 최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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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óvar) 감독이 최초로 스페인어를 버리고 뉴욕을 찾아 <룸 넥스트 도어>(The Room Next Door, 2024)를 만든 것은 아마도 틸다 스윈튼과 줄리안 무어를 주인공으로 쓰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죽음을 대면하는 두 여배우의 탁월한 연기에 전폭적으로 빚지고 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화면은 우아하고 탐미적인 색채로 가득 차 있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알모도바르 특유의 강렬한 원색 사용과 정교한 미장센은 여전하다.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3분만 보면 언제나 그의 낙인을 발견할 수가 있다.

 

2024년 베네치아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죽음과 안락사, 그리고 인간 사이의 연결을 다루는 밀도 높은 심리 드라마이면서 동시에 티핑 포인트를 통과한 기후 재앙, 기후 붕괴의 시대에 유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사멸할 때 어떤 모습일까,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를 사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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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쉬(Jim Jarmusch)가 다시 돌아왔다. <패터슨>(Paterson, 2016) 이후 근 10년만이다. 그는 늘 한 편 건너 한 번씩 한눈을 판다. 좀비(<데드 돈 다이>, 2019), 뱀파이어(<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2013), 사무라이(<고스트 독>, 1999) 등. 물론 이들 영화들도 평균 이상이긴 하지만 역시 그는 “삶은 거창한 서사가 아니라 사소한 순간들의 축적”임을 보여주는 일상적 삶의 스토리텔링에서 진면목을 발휘한다.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Father Mother Sister Brother)는 옴니버스 형식의 앤솔로지 영화로 소원해진 은둔형 아버지와 남매, 미묘한 감정적 균열을 드러내는 어머니와 두 딸, 갑자기 죽은 부모의 흔적을 쫓는 쌍둥이 남매를 다루는 3악장의 심포니다. 음악을 직접 작곡하는 자무쉬는 이 영화를 정교하게 구성된 교향곡처럼 끌고 나간다. 관계가 전혀 없는 3편의 이야기에 살짝살짝 주제음을 변주시켜 넣어 전체를 아우르게 만들어준다.

 

대사와 대사 사이, 장면과 장면 사이의 호흡과 긴장은 <패터슨>만큼이나 음악적인 반복, 대칭, 변주를 통해 전체를 엮어낸다. 자무쉬의 정적이고 미니멀한 미학은 인물을 바라보는 사려 깊고 애정 어린 시선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 맑은 이슬이 맺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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