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호93

길조(吉兆)

나현호-1신벙커.JPG

 

사라질 줄 알았던 벙커가

다시 생겼습니다. 기분이 참 이상합니다.

한강 초록길 한복판, 회색 콘크리트 위에

우뚝 솟은 신형 벙커는 낯설고,

이상하고, 못나 보이고,

파괴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분단의 잔재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되는 것만 같아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습니다.

 

내란 이후, 대선이 끝났습니다.

이제 모든 게 마무리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화면에 펼쳐진 선거 결과는

파랗게 빨갛게,

동과 서로 나뉜 이 땅의 현실에,

반갑고 고마운 마음도 잠시,

극명한 대비에 긴 한숨이 나왔습니다.

 

남과 북도 몸서리쳐지는데,

이제는 동과 서로 갈라지다니요.

내란의 잔재가 어디에서 다시 시작될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때, 벙커 위에서 까치 한 마리가

힘차게 날개를 펼치며 날아올랐습니다.

 

까치...

길조 맞죠?

 

나현호-프로필이미지.gif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삶의 작은 공간으로부터 희망을 함께 나누는 큰 길로 통하는 '길목'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
03175 서울 종로구 경희궁2길 11(내수동 110-5) 4층
손전화 010-3330-0510 | 이메일 gilmok@gilmok.org
계좌번호 | 출자금 - 하나은행 101-910034-05904(사회적협동조합 길목)
프로그램 참가비 - 하나은행 101-910034-06504(사회적협동조합 길목)
COPYRIGHT ⓒ 2022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ALL RIGHT RESERVED.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