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한 동네가게 안심협동조합』
2023 | 안심협동조합 엮음
선의가 짙은 촘촘한 망 "대구 안심마을 네트워크"를 다룬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코로나 전인 2019년에 출판사로부터 본격적인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코로나를 거쳐 수많은 부끄러운 손사래와 바쁜 일정 조정의 어려움을 딛고 드디어 책이라는 옷을 입고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대구 안심마을을 알리는 논문을 준비했었기에 책의 옷을 입고 나온 안심마을이 반갑기 그지없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원주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필두로 마을 공동체가 여럿 있으며 서울만 해도 아주 모범적인 성미산 마을 공동체가 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이 마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그들의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마을 공동체는 안심마을 네트워크가 최초이자 또한 최대이다. 사회복지법인 한사랑의 소개 글을 빌리자면,
안심마을네트워크는 안심 1, 3, 4동에 있는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복지기관들의 협력네트워크이다. 2008년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반야월행복한어린이아띠도서관'이 처음 문을 연 이후 마을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주민들의 힘으로 스스로 만들고,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기관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고, 현재는 교육과 복지, 사회적경제, 문화영역에서 20개 이상의 기관들이 연대하며 상생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한사랑은 안심마을네트워크와 함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발달장애인이 마을에 살면서 마을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며, 놀고,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런 그들의 철학은 오랜 세월의 노력과 실천을 통해 아래와 같은 결실을 맺고 있다.
표를 보면 이 마을의 가장 큰 특이점은, 어렸을 때부터 장애와 비장애 아이들을 구분해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함께 키운다는 것이며,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주변인이 아니라 마을의 한 주체로 같이 일하며 활동한다는 것이다. 짐작하시겠지만 당연히 엄청난 논쟁과 상처,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의 성과가 보여주듯이 그들은 부둥켜안고 울면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으싸 으쌰" 굳게 손 잡고 극복해 왔다. 어떻게 울고 웃으며 부대꼈는지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협동조합으로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우리에게 이 책은 살 냄새나는 이야기들의 감동과 깨우침을 던져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