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기적
파란융단이 바다에서 쉬고 있습니다.
태양이 붉은 손을 내밀며 올라오라 재촉하지만,고개도 못들고 거친 숨을 쉬며 파도를 만듭니다.
하얀거품이 잠잠해질 때 쯤..
지친등을 보이며 아쉬운듯 천천히 올라갑니다
이른 새벽 바다가 보이는 동해로 갔습니다
최강한파라는 소식이 들리면 밤잠 설치고 달려가곤 합니다
동기가 필요할 때
지칠 때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청승떨고 있으면 바닷바람이 매섭게 달려듭니다
억울하지 않냐며 안아도 주지만
정신차리라고 귓방망이 때리는 바람도 찰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물인지 콧물인지 짭쪼름한 맛이 바다향기와 어우러져
머리속이 싹~갈라집니다.
비우고 돌아서니 지친 하늘이 보입니다.
'언감생신,전화위복,고진감래등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하늘도 저렇게 지쳤는데 사람이라고 안지칠까?' 라는 위안에 발걸음이 홀가분합니다.
그리고 무슨 심보인지
마음까지 싹~갈라지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