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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길목과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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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영화로 본 협동조합 - 미쳤다고? 아니. 할 수 있다고!! (영화 Si, puo fare)

posted May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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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영화로 본 협동조합 - 미쳤다고? 아니. 할 수 있다고!! (영화 Si, puo fare)


2020년이라는 이 시간은 그 어느 세대에게나 그의 인생에서 반드시 기억될 시간이 분명한 것 같다. 아마 전염병으로 인한 고통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세상을 살 거라고 나는 믿었다. 인류가 경험했던 전염병이 창궐했던 혼돈의 시대를 상상하며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그런 전염으로 인한 전 인류의 고난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안도를 했었다. 그동안 몇몇 바이러스 감염이 있었지만 이토록 넓고 크게 인류를 망가뜨린 바이러스, 코로나19의 유행이 내가 살아있는 시간에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나 유럽에서 심각하게 증가하는 사망자의 숫자를 보며, 무고한 이들의 안타까운 희생에 마음이 찹찹하고 두려움이 크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나라 중에 하나인 이태리의 현실을 보며 허망하게 목숨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너무도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여 자기만의 시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에서 실천하며 지낸다. 오랜만에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았다. 숙제를 해야 하므로~ 그러나 숙제라고 느끼며 본 영화는 부담감을 줄여주고 남다른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난 이렇게 소소한 감동을 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성향인데 음악 또한 자연스러운 진행에 한 몫을 해주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베토벤의 교향곡이 로맨틱한 시간을 이끌거나, 미국 컨츄리풍의 기타와 하모니카 소리에 어우러진 노래들이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러운 조화로움을 안겨주었다. 오늘 소개할 영화, 이태리어로 SI, PUO FARE는 우리말로 “우리는 할 수 있어!” 이며, 2008년 만들어진 영화로 배경이 1983년 이태리 밀라노이다. 밀라노의 풍경을 영화가 자연스럽게 패션의 도시임을 보여준다. 주인공 넬로라는 남성은 다니던 조합에서 쫒겨나 우연히 작은 도시의 정신병원 협동조합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는 정신병원 협동조합에서 일을 시작하려고 나름 야심찬 도전을 하려고 하지만 정신병원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에게 그의 야심을 실현하기엔 이해가 부족하다. 또한 그들의 경계심을 넘어야 하는데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넬로를 의심하며 경계하는 시선을 놓지 않는다. 약물로 정신을 겨우 유지하며 지내는 사람들에게 전담의사는 단순한 우표붙이기 만으로도 그들이 할 일을 충분히 하고 있으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우연히 우표를 붙이던 루까에게서 놀라운 재능을 알게 되고, 그 재능의 발견을 시작으로 마루놓기, 마루바닥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단순히 바닥에 나무를 채워 넣는 일도 이들에게는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당연한 생각이지만, 한편으로 한명이 보여준 놀라운 재능은 바로 다다이즘, 개념예술이라 명명되면서 이들이 작업하는 마루놓기 실력이 인정된다. 순차적으로 작업의 횟수가 늘어나며 협동조합의 성격이 부각되고 점점 더 협력하고 노동의 대가를 받게 된다. 협동조합의 성장의 시작은 한사람의 재능에서 시작되었지만, 전체 조합원의 삶의 질을 높여가고 정신 장애인이라는 틀에서 나와 이들도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정당하게 임금을 받으며 개인으로 주체성을 가진 인격으로 성장하게 된다. 장애인이라는 편견과 “무능하다.”라는 딱지를 떼어 내고 당당하게 조합원으로 자기의 역할을 하며 목소리를 내어 협동조합을 운영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시련이 일어나 뛰어난 마루놓기 실력을 보여줬던 지지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협동조합은 깊은 상심의 시간을 갖게 된다. 자신들이 실력이 아니라 결국 정신병자라는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에 심각한 회의감을 느껴 다시 예전에 정신병원에서 생활 하던 것처럼 무료한 시간으로 버텨나간다. 넬로는 지지오의 죽음에 심각한 자책을 하며 협동조합을 떠나 패션업계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만 무거운 마음의 상심을 지우지 못한다. 지지오의 죽음에 고통받던 루까는 침대를 벗어나 회원총회를 열어 다시 마루놓기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의하고 넬로를 찾아가 파리지하철 프로젝트를 얻어내 더 많은 정신 장애인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한다. 새롭게 일을 시작하게 될 정신 장애인들과 이들은 노동자로서 조합원으로서 연대하여 사업을 통해 자본을 얻어 정당하게 노동의 대가를 나눠 가질 것을 약속한다. 80년대에 이미 이태리는 2,500여개의 협동조합이 활성화 되어 있었고, 3만여 명의 장애인이 조합원으로 활약하며 협동조합이 성장을 했다. 이태리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의 다양한 사업내용과 성격을 보면, 일반기업의 역할까지 충분히 협동조합을 통해 운영이 되고 있다. 기업의 이윤 중에 상당부분은 주주들에게 나눠지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에게 균등하게 배분이 되는 구조를 실현하여 누구나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배분을 받는다. 사회적 약자라는 장애인에게도 동등한 조합원으로 역할과 회원으로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영화가 그려낸 협동조합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례이지만, 사회적 약자 임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권리를 정당하게 누리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자기표현의 모습을 보며, 차별의 시선을 가만히 거두게 된다.
 

이소영-프로필.gif

 

 

 

 

 


 

영화로 본 협동조합 - 논첼로 사회적 협동조합

 


영화 Si Puo Fare(We Can Do That, 2008)은 이탈리아 최대 사회적협동조합인 논첼로(noncello)라는 사회적협동조합을 모델로 삼아서 만들어진 영화다.
논첼로 협동조합이 만들어진 지역은 정신과 의사인 프랑코 바살리아에 의해 정신보건 개혁운동이 활발이 이루어진 지역이며, 정신보건 개혁의 주목적은 정신 장애인을 병원에 격리 수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1978년 이탈리아는 프랑코 바살리아의 이름을 딴 바살리아법이 제정되고 세계 최초로 정신병원을 폐쇄하는 법을 통과시키게 된다. 이 법의 제정으로 정신병원이 점차적으로 문을 닫게 되면서 이곳에 있던 정신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오게 되어,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제시되었는데, 이 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 협동조합이었다. 협동조합들이 정신 장애인들을 고용하거나, 정신 장애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협동조합들이 생겨났다.
논첼로 협동조합도 바살리아법으로 문을 닫게 된 포르데노네 주의 정신병원에서 나온 의사 3명과 환자 6명이 참여하여 정신건강센터의 프로젝트로 설립된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현재는 약 600여 명의 조합원이 일하는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사회적 협동조합이 되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넬로의 본명은 로돌포 조제티인데 논첼로 협동조합의 창립 멤버는 아니었다. 조합 초기에는 지방정부의 도움을 받아 병원 내 청소 같은 보호된 공간에서 일하던 정신 장애인들의 협동조합을 시장에서 일을 주문 받아 조합원이 주체적으로 일하는 협동조합으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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