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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과 “D.P 개의 날”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posted Nov 0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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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과 “D.P 개의 날”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그 유명한 “오징어 게임”과 “D.P 개의 날”이라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하루 날을 잡고 넷플릭스에 접속해서 한꺼번에 전편을 보았다. 두편의 드라마 모두 눈을 뗄 수 없이 계속 보게 되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의 게임 방식이 너무 잔인하고 살벌해서 처음엔 긴장되고 겁나고 무서웠는데, 보다 보니 어느새 그런 게임 방식에 시청자인 나도 젖어 들어서 깜짝 놀랐다. 마지막에는 사람들의 죽음 속에서 돈은 쌓이지만 너무 허망하고 허무한 감정이 들어서 힘들었다. D.P.는 남자들만의 이야기인 군대 이야기인데, 묘한 웃음 코드가 있기는 하지만, 군대에서 벌어지는 일그러진 잔인성을 드러내는 그래서 보면서 욕이 튀어나오는 그런 드라마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아서 변화를 위해서 총을 쏘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이 장면이 너무 동의가 안 되고 화가 나서 그날 밤 잠을 설쳤다. 파괴적 행위가 변화라는 듯이 그려진 것 같아서 말이다.

 

이런 무자비하고 잔인한 드라마가 유행인 것은 아마도 지금의 코로나 상황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2년이 되어가는 코로나 상황으로 우리는 지금도 국가에서 제시하는 방역수칙을 따라 절제하고 규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런 삶 속에서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는 자신 안의 내적인 공격 충동을 이런 잔인한 드라마로 해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주변사람들의 코로나 확진이나 의심으로 인해 나도 영향을 받는 상황이 오징어 게임에서 내 짝꿍과 게임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는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이 전파한 사람의 잘못은 아니지만, 언제 어떻게 걸릴지 모르는 부지불식의 상황은 정말 견디기 힘든 것 같다. 내 주변 사람들 때문에 나도 걸리게 되고 그냥 그대로 함께 그 책임을 져야 하는 이런 사태를 우리는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솔직히 코로나가 야생 동물에서 옮겨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무거나 몸에 좋다면 막 먹어대는 중국 사람들이 싫었다. 그런데 유럽이나 서구권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신탕을 먹는다면서 야만적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보신탕을 먹는 사람들도 싫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너무 참견하고 비난하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 나도 중국 사람들에 대해 싸잡아서 그렇게 생각한다. WHO에서 코로나를 지명이나 지역의 이름으로 이름 지어 말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보고서, 아 정말 지역과 나라 이름으로 말해서 편견과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구나! 세계적 기구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런 인간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다르게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오징어 게임에서 보면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데, 그러나 이상하게 내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 너무 허무하다. 그 허무함은 돈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듯 보였다. D.P에서는 나라 지키러 군대에 갔는데, 군대 선임에게 폭행을 당하고 그것에 항거하는 과정이 결국 자신까지 파괴하는 잔인한 복수밖에 없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리에게 정말 이런 잔인한 폭력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다운 인간으로서 인간을 위한 방법은 없을까? 

 

그건 내가 알고 있는 한 자신의 공격성을 자신이 소화하는 것이다. 내 안의 공격성을 인정하고 나의 그런 모습을 보듬고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이해해가다 보면 자신의 공격성은 잔인해지지 않고 창조적인 모습으로 훨씬 인간답고 자연스럽게 나를 돕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 말이 이런 뜻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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